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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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잔을 마시고 싶다. 추억이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 소주잔을 나누며 눈물의 빈대떡을 나눠 먹고 싶다. 꽃잎 하나 칼처럼떨어지는 봄날에 풀잎을 스치는 사람의 옷자락 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나라보다 사람의 나라에 살고 싶다. 새벽마다 사람의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서울의 등잔에 홀로 불을 켜고 가난한 사람의 창에 기대어 서울의 그리움을 그리워하고 싶다. - P91

나를 섬기는 자는 슬프고 나를 슬퍼하는 자는 슬프다. 나를 위하여 기뻐하는 자는 슬프고 나를 위하여 슬퍼하는 자는 더욱 슬다 나는 내 이웃을 위하여 괴로워하지 않았고 가난한 자의 별들을 바라보지 않았나니, 내 이름을 간절히 부르는 자들은 불행하고, 내 이름을 간절히 사랑하는 자들은 더욱 불행하다. - P91

이렇게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은 많은 이들에게 죽음의 평화를 선물하셨다. 그리고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바로 실천이라는 사실을 남기셨다.
"노점상에서 물건을 살 때 깎지 말라. 부르는 대로 주고 사면 희망과 건강을 선물하는 것이다."
사실 나는 추기경님께서 노점상에 대해 이렇게 각별한사랑을 지니고 계신 줄 알지 못했다.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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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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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하나의 종이라면 그 종은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러나 나는 산산조각 난 내 삶의 파편을 소중히 거둔다. 깨어진 종의 파편 파편마다 맑은 종소리가 숨어 있기때문이다. - P41

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 P23

외로움과 고독은 유사하지만 서로 다른 영역이다. 외로움이 상대적이고 사회적인 영역이라면, 고독은 절대적이고 존재적인 영역이다. 너와 나의 상대적 관계는 외로움의 영역에 속하고, 신과 나의 절대적 관계는 고독의 영역에 속한다. 그래서 사회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외로운 이웃들‘이라는 표현이 ’고독한 이웃들‘이라는 표현보다 더 옳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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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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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은 일들이 한꺼번에 오고
좋지 않은 자들이 봄을 밟고 와도
눈 녹은 땅에 꽃씨를 심어요

지구에서 보낸 한 생의 길에서
곧고 선한 걸음으로 꽃을 피워온 그대
사랑이 많아서 슬픔이 많았지요
사랑이 많아서 상처도 많았지요

그래도 좋은 사람에게 좋은 일이 오고
어려움이 많은 마음에 좋은 날이 오고
눈 녹은 땅에 씨 뿌려가는 걸음마다
봄이 걸어오네요
꽃이 걸어오네요

_ 꽃씨를 심어요 중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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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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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책 이야기를 하면, <물질의 세계> 책은 대박이다. 올해 얼추 역사서 범주로 엮을 수 있는 도서 3권을 읽었다. 다른 책들도 추천할 만 하지만, 현재까지 나에게 있어 올해의 책이다.

과학(물리, 화학 그리고 지질), (전쟁)역사 그리고 지리학이 서로 연결되지만, 스토리 기반의 설명과 인간 생활의 6가지 기본 물질을 대상으로 삼았다. 즉, 모래-소금-철-구리-석유-리튬이 어떻게 과거-현재-미래를 이끌어 가는지 보여주고, 무엇보다 6가지 물질이 연결되고 상호 의존적인 측면을 설명하고 있다. 모래에서 반도체가, 소금에서 의약품이, 철속에서 산업혁명이, 구리에서 전기를, 석유에서 플라스틱을, 리튬에서 저장시대로 이끄는 상호 연결하고 순환하는 세상을 만난다. 어느순간, 지정학을 넘어 지경학 개념이 국제면 뉴스들과 연결되고 있다.

비물질 세계에서 에너지, 원자재 같은 지저분한 것들과 완전히 결별했다고 자기기만을 하기는 쉽다. 그러나 낙하산을 타고 물질 세계로 내려가자마자 당신은 곧바로 이런 교훈을 배운다. 경제학에서는 결국 모든 것이 에너지로 환원된다. 전혀 예상도 못한 물질들이 에너지로 환원된다. 비료, 소금, 화학제품, 플라스틱, 음식, 음료 이 모든 게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화석연료에서 나왔다.
_ 프롤로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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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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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랑해도 외롭고 사랑하지 않아도 외롭습니다. 사랑을 받아도 외롭고 사랑을 받지 못해도 외롭습니다. 그것이 인간 존재의 본질입니다.

_ 작가의 말 중 - P7

부치지 않은 편지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 잘가라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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