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낮의 폭염이 지나면 저녁과 밤이 찾아오는 법이다. 괴로움을 겪고 녹초가 된 사람들도 그 조용한 안식처에서는 단잠을 잔다. (p.296)
사랑받는 존재의 그런 눈물을 본 적 없는 사람이라면 감사하는 마음과 부끄러운 마음에 정신이 아득해질 때 인간이 얼마만큼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아직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리라. (p. 270)
어떤 소리에도 넘어가지 마시오! 사랑하면서도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처럼 끔찍한 일이 또 있겠소? 언제까지나 내 가련한 아우를 버리지 말아 주시오! (p. 244)
"어쩌겠어요, 여보! 자식이란 잘라 낸 조각이에요. 날아다니는 매지요. 원하면 날아왔다가 또 원하면 가버려요. 하지만 우리 둘은 나무 구멍에 난 버섯처럼 나란히 앉아 꼼짝하지 않지요. 난 언제까지나 당신 옆에 변함없이 남아 있을 거예요. 당신도 내 옆에 남아 있을 테고요." (p. 206)
「모욕이라고? 대단하군! 날 놀라게 하려고 생각해 낸 말인가? 인간이란 어떤 모욕을 당하는 실제로는 그보다 스무 배쯤 심한 모욕을 당해 마땅한 존재야.」 (p. 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