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투어 - 엘리트 교육의 최종 단계
설혜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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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
미련한자와 사귀면 해를 받느니라."
-13장 20절 - P226

스미스의 삶의 궤적을 염두에 두고 <국부론》을 읽어보면 그가 교육을 직업으로삼은 사람, 즉 생계형 교육자로서 지녔던 고민이 아주 선명하게 드러난다. 스미스는 인쇄술이 발명되기 이전에는 문필가가 보수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업무가 교이어서 교사의 업이 명예롭고 유용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쇄술로 인해 빵을 위해 글을 쓰는 문필가가 따로 생겨나면서 그들이 교육이라는 큰 시장에서 교사와 경쟁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교사는 향후 훨씬 더 적은 보수를 받게 될것이라고 예견했다" 스미스가 대학의 교수직을 버리고, 책을 출판해 명성을 얻고, 동행 교사로 활약한 뒤 공직으로 전업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은 대목이다.

_ 여행의 동반자들 중 - P247

"어디를 떠돌든 우리는 인류와
이어지는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

-알렉산더 킹레이크 - P258

어떤 학자들은 영국인들이 여행자의 대명사가 될 정도로 열심히 대륙으로 떠난이유가 바로 콤플렉스 때문이라고 보았다. 섬나라라는 지형적인 조건과 로마제국의 변경에 살고 있다는 열등감이 이탈리아에 대한 동경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런 열등감에서 출발했지만 여행을 하면서 사실은 자기 나라가 훨씬 더 선진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여행의 효과는 배가될 것이었다.

_ 코스모폴리탄으로 거듭나기 중 - P259

이렇듯 범유럽주의적 세계관이 유행할 수 있었던 데는 계몽주의가 한몫했다. 유럽에 이성의 힘을 앞세운 새로운 권력체들이 등장하고 국가들이 저마다 존립을 위해 서로를 비교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던 한편, 일부 계몽주의자들은 통합적인 유럽에 대한 열망과 구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결국 통합적인 유럽에 대한 관심, 즉 코스모폴리타니즘이 훗날 유럽연합의 탄생에 영감을 주게 된 것이다. 유럽은 이제 거대한 국가들의 연합체로 여겨졌고, 거기에는 국경을 초월한 시민주권이나 인류애, 힘의 균형과 같은 개념들이 자리 잡았다.

_ 코스모폴리탄으로 거듭나기 중 - P282

기번에게 문명화된 세계란 곧 유럽만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그 유럽은 기번이경계 지었던 것처럼 러시아를 제외하고 스칸디나비아 반도도 포함시키지 않는 작은 유럽이었다. 18세기 백과사전에는 아직도 모스크바를 아시아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고 기독교를 수용하지 않는 군주들은 완전히 유럽에서 축출해야 한다는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바깥에는 유럽과 대비되는 유럽과는다른 문화들이 존재할 터였다. 그렇기 때문에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 이라고 알려진 구별 짓기의 방식을 18세기 문헌의 이곳저곳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_ 코스모폴리탄으로 거듭나기 중 - P290

유럽의 코스모폴리타니즘은 공간적 구획뿐만 아니라 시간적 틀 속에 놓여 있는것이었다. 유럽의 지식인들 사이에는 유럽이야말로 가장 진보된 시대를 살고 있다는 공통의 신념이 있었다. 동시대지만 러시아나 스칸디나비아, 그리스 같은 곳은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말이다. 그 와중에 더 먼 곳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런 유럽인들은 그 낯선 공간에 비유럽보다도 훨씬 더 먼 과거인, ‘원시‘라는 시간적 개념을 부여하게 된다. - P296

"쾌락은 우리를 자기 자신으로부터 떼어놓지만
여행은 스스로에게 자신을 다시 끌고가는 하나의 고행이다."

- 알베르 카뮈 - P298

폴 퍼셀Paul Fussell 같은 학자는 르네상스 시기에 탐험이 있었고 부르주아 시대에 여행이 있었다면 관광은 프롤레타리아의 시대에 속한다면서 여행을 여러 뭉치로 구별 지으려고 했다.

_ 엘리트 여행에서 대중 관광으로 중 - P339

프랑스혁명이 18세기 귀족적 그랜드 투어에 조종을 울렸다면나폴레옹 전쟁의 종결은 근대 매스투어리즘의 첫 번째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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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견문 3 - 리스본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유라시아 견문 3
이병한 지음 / 서해문집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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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및 종교의 극단을 배제한 80퍼센트의 일반의지가 ‘이란이슬람공화국‘의 사회계약과 역사계약을 견인한 것이다. 그래서 이슬람 근본주의도 아니요 좌/우 근본주의도 아닌, 성/속 합작의 독자적이고 독창적이며 독보적인 체제를 일구게 된다.

_ 테헤란, 열린 역사와 그 적들 중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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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 결정하는 인간
정진영 지음 / 안나푸르나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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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시리즈 같은 소설-정치인>

정진영작가는 신문기자 출신이다. 사건•사고를 쓰듯 구체적인 육하원칙에 따라 작성하고 개별 사례들을 이리저리 잘 엮었다. 띠지에 출간전 드라마 확정 홍보 문구는 책을 다 읽어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선출직에 대한 호응도가 떨어져만 가는 요즘 사회에서 정치인의 욕받이는 대표적이다. 돈키오테 같은 주인공을 제외한 기존 정치인은 공적윤리는 국을 끊여드시고 온갖 부정부패, 기만과 이중 행위가 적나라하게 그려졌다.

다만, 그래도 국민의 삶을 위해 정치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인정한다. 정치인들의 선한 모습도 그려졌으면 좋겠다. 한계와 오류말고, 국민들을 위한 정치인들의 긍정적인 모습도 그립다.

정치적 허무주의를 넘어서고 개인적인 영웅담을 극복하는 정치…진정 불가능한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로 싸우는 정치가 그립다.

정진영 작가 3부작 - <침묵주의보>, <젠가>, <정치인> 모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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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정호승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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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목소리


나무를 껴안고 가만히
귀 대어보면
나무 속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행주치마 입은 채로 어느날
어스름이 짙게 깔린 골목까지 나와
호승아 밥 먹으러 오너라 하고 소리치던
그리운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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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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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영화보다 더 공감적일 때>

영상의 시대이다. 텍스트는 지루하고 구식이다. 30년만에 지하철 광경을 보면 책이나 신문에서 유튜브나 넥플릭스가 대체해버렸다.

아래로 내려가는 텍스트의 시대에 최은영 작가의 소설은 영상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순간적인 임팩트가 강한 영상에서 텍스트를 읽으면서 되씹으며 무엇을 느낄까? 잔잔한 공감이면서 우리 주위에 누군가의 모습을 그리고 있기 때문아닐까?

이 소설들을 읽어가다보면, 연예인이나 재벌2~3세의 환타지 이야기가 아니라 나 자신이거나 우리 가족의 모습이거나 주변 지인 상황이었다. 현실 모면이거나 극복이 아닌 현실 상황을 마주하는 텍스트에서 출발한다.

7편의 중•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의 화자들은 다음과 같다. 은행 비정규직 출신의 늦깍이 여성 대학원생(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학보사 출신의 현직 여성 기자(몫), 방송 pd 준비하다가 건설사 인턴 여직원(일년), 현재 교도소에 복역중인 이모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여조카 (답신), 텃밭을 가꾼 삼촌을 기억하는 여성 조카 (파종), 함께 산 나이 많은 이모를 기억하는 여성 파일롯 (이모에게), 산업화 시기 봉건 잔재가 관통한 엄마 이야기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여성들의 처지를 이야기하되, 과장되거나 복수를 말하지 않는다. 그 대신 그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복기한다. 그래서 소설이기보다는 보여주는 논픽션에 가깝다. 여성 입장에서 보면, 내 이야기를 이렇게 하다니…나와 주변 이야기를 들어주는 느낌이다. 책띠에 <더 진실하기를, 더 치열하기를, 더 용기 있기를> 소개되어 있다. 누군가에게는 진실을, 또 누군가에게는 치열을,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용기를 말하고 있다. 7편의 소설에서 느껴보셔라.

소설 <몫>에서 보면, 3명과 1명 남자선배가 나온다. 배울 것이 많은 동기와 함께한 집회에서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전단지(고 윤금이 사건-시신공개)에 충격을 받는다. 과거나 현재나 극단주의를 배격하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이 전해진다.

결국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관계는 거의 모든 소설에서 연락처를 교환하지 않는다. 고독은 현대인이 살아가는 마음인가?

여러편에 남성들이 나온다. 소설 <이모에게>에서 나온 아빠, <편지>에 나온 형부,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에 나온 남성들을 생각이나 행위를 보면 분노가 일으킨다. 반면 <몫>에서 학보사 남자 선배의 모습에서 가식적인 모습도, 무엇보다 <텃밭>에는 마음이 따스한 삼촌도 나온다.

끝으로, 최은영 소설가와 약 15년 정도 나이 차이가 나는데, 소설적 장소를 공유하는 재미 - 지금은 사라진 홍보관 건물, 극회 옆 깡통-도 잃을 수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최은영 소설을 읽는데 고개를 끄덕이거나 코끝이 찡하거나 눈물을 보일 것이다. 그 여운이 길다. 그렇게 텍스트는 살아있다.

엽서가 한장 들어있다.
‘더 가보고 싶었다’ 그녀는 말했다.
이런 문구가 <아픔이 길이 되려면>의 저자 김승섭 교수의 서문에 나온다. 외롭고 두렵지만, 생각한 바를 묵묵히 걸어가는 이 시대의 청춘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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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08-17 2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네 도서관에서 9월에 작가와의 만남을 한다고 해서, 최은영작가 좋아하는 막내딸과 함께 신청해놓고 책도 사놓았습니다. 기대가 되네요

mailbird 2023-08-18 08:29   좋아요 1 | URL
부럽네요~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것 같은 작가님을 직접 만나시다니^^

2023-09-19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ilbird 2023-09-19 10:20   좋아요 0 | 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