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 정치적 동물의 길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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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는 총칼처럼 강제력을 가진 게 아니라 사람들의 흠모를 끌어내는 매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소프트 파워다. _ 하드 파위와 소프트 파워 중 - P61

그래서 정치는 파워를 지향하고, 파워는 소프트 파워를 지향하고, 소프트 파워는 생각 없음을 지향한다. 진짜 소프트 파워는 먹음직스러운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같다. 저걸 왜 먹어야 하는지 생각할 필요도 없다. 혹은 생각할 틈이 없다. 당신은 이미 먹고 있으니까! _ 하드 파위와 소프트 파워 중 - P64

예술은 ‘완벽‘이라는 말을 재정의함으로써 국가를 구제한다.
《앙통의 완벽한 수박밭》은 국가의 열망, 관리 욕망, 관리로부터벗어나려는 고양이의 본능, 탈주하려는 예술적 충동을 차곡차곡그려 넣은 뒤, 마침내 ‘완벽‘이라는 말을 재정의한다. 《앙통의 완벽한 수박밭》의 마지막 페이지. 난장판이 된 수박밭을 보며 앙통은말한다. "수박밭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하다."_ 완벽한 수박밭을 보다 중 - P72

허구는 사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단순한 거짓말이나 궤변에불과한 것은 아니다. 허구는 삶의 필요가 요청한 믿음의 대상이다. _ 허구와 함께 살아가는 법 중 - P77

마찬가지로 민심이 설문을 만든 게 아니라 설문지가 민심을 을만들었다고 할 만한 경우가 적지 않다. 민심의 창조자는 단순히민(民)이 아니다. 민심의 창조자는 민뿐 아니라 "내 마음 나도 모른다"고 노래하던 사람, 손에 잡히는 민심을 원하는 정치인, 모호한 상태로 부유하던 마음을 콕 집어 윤곽을 잡아준(articulate) 사람, 여론조사로 밥 먹고 사는 사람, 관료적 요구에 맞는 근거를 통해 정책을 정당화해야 하는 사람, 그리고 영덕대게다. _ 내 마음 나도 모르는 사람 중 - P88

비계가 있어야 삼겹살이 완전해지듯, 정치가 있어야 삶이 완전해진다. _ 정치적 열말과 냉소 사이에서 중 - P92

그러나 상당수의 정치인들은 조만간 공적 가치를 수호하기보다는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이들로 판명된다. 국민의 정치적 열망과 에너지를 제도화된 정치적 실천으로 번역하는 데 실패한다. 그실패가 거듭될 때, 사람들은 거리로 나온다. 프랑스 시인 기 샤를크로는 두꺼비의 행로를 벗어난 영광스러운 삶을 이렇게 노래했다. "만약 그대가 진정 살기 원한다면/하루하루 새로이 힘을 내어/미친 듯 날뛰는 삶, 거칠게 콧김을 내뿜는 삶/굴복당하지 않으려는 삶을 살아내야 한다." 이 고통스러운 희생과 아드레날린의 삶이 성립하려면 종종 대상화된 절대악의 존재와 거대한 역사 서사가 필요하다. 그래야 거리에서 집결하여 구호를 다 함께 외치기쉽다. - P93

한때 저항 세력이었던 이들이 정치 권력을거머쥔 이후 비판자들은 개혁을 하기 위해 권력을 원했던 것이냐, 아니면 권력을 얻기 위해 개혁을 외친 것이냐고 묻는다. - P94

그에 따르면 거리의 정치가 아니라 일상에서의 미시적인 탈권력화가 이루어져야 근본적인 변화가 비로소 시작된다. - P96

마치 유세의 춤판이 끝나고 투표일이 되면 기표소에들어가는 유권자들이 그 나름의 표정을 짓듯이, 행복하기도 하고불행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다가, 결국 기표소까지 나온 공화정 시민들의 복잡한 표정, 유권자들의 그 표정이정치권의 다음 출판을 길정할 것이다. 마치 제자리로 돌아오는 댄서들의 표정들이 무도회의 다음 음악을 결정하듯이. _ 무도회와 대의정치 중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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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 정치적 동물의 길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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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권력은 권력자가 섣불리 권력을 휘두르는 순간부터빛을 잃기 시작한다. 손에 권력이 있다고 해서 무례하게 굴면 조만간 줄어들기 시작하는 것이 권력이다. 날것으로 과시하면 결국훼손되기 마련인 것이 권력이다. 폭력조차도 폭력을 진짜 휘두르기 전에 가장 강하다. ‘잠룡‘은 아슬아슬하게 잠수하고 있을 때 가장 매력적인 법이다. 권력을 권력의 칼집에 넣어둘 수 있는 역량이 권위를 낳는다. 권력자가 자신을 낮출 때 비로소 권위를 선물로 받는다. 권위는 권력의 가장 말랑말랑한 형태다. 권위는 권력자가 권력을 휘두르지 않는 순간 발생한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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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인간에 대하여 -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시간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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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씹으면서 어딘가에 적고 싶은 글들이다. 존경하는 어르신이 조용하게 이야기하듯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든다. 인생은 길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이승’에서 옆사람과의 믿음이 왜 필요한지 중요한지 그래야만 하는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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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 정치적 동물의 길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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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공동체가 갑작스레 튼실해진다면, 단순히 시장 원칙에 충실해서나,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서나, 여론조사를 자주 해서나, 전국민적 이벤트를 자주 벌여서가 아니다. 정치 공동체의 유지와 지속에 필수적인 공적인 가치와 서사가 부재하는 한, 그에 기초한의사소통 능력과 갈등 해소 능력이 고양되지 않는 한, 자연 상태로부터의 탈피는 요원하다. _ 새로운 서사를 찾아서 중 - P265

사상가 폴 비릴리오는 비행기의 발명은 추락의 발명이며 선박의 발명은 난파의 발명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인생의 발명은 고단함의 발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비행기나 선박의 운행에서 사고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듯, 삶의 운행에서 고단함의 제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삶이 고단하다는 것은 상당 부분 동어 반복이다. 산다는 것은 고단함을 집요하게 견디는 일이다. _ 프롤로그 중 - P10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그냥 사는 인생이나 마냥 권력을 쥐려는 정치가 아니라 반성된 삶과 숙고된 정치다.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정치적 동물의 길》은 바로 그러한 삶과 정치에로 초청하는 작은 손짓이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하나의 문제이며, 정치는 그에 대한 응답이다. _ 프롤로그 중 - P13

인간이 그저 행복해지는 게 불가능할 때 정치가 시작된다.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이며, 그 문제를 다루는 데 정치가 있다. _ 정치는 어디에 있는가 중 - P17

매사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거기에 정치는 없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당연해 보이던 것이 더 이상 당연해 보이지 않을 때 정치가 있다. 당연한 듯한 현실의 그늘에 금방이라도사라질 듯 위태롭게 존재하는 이들이 있다. 일견 당연해 보이는 것을 낯설게 보는 데 정치가 있다. _ 정치는 어디에 있는가 중 - P22

폴리스는 어디 한구석에 틀어박혀 은거하기에는 너무 소규모사회였다. 그러나 인구 1000만이 넘는 현대 도시와 국가에 살면서 익명으로 숨기란 얼마나 쉬운 일인가. 정치는 권력욕을 주체못하는 중늙은이들에게 맡겨놓은 채 애착 인형을 끼고 그저 숨이나쉬고 있기란 얼마나 편한 일인가. 짙어진 풀냄새를 맡으면서 아무도 없는 산책길을 고적하게 걷는 일은 얼마나 매혹적인가. 조용히은거하면서 자기 삶의 안위와 쾌락만 도모하다가 일생을 마치는일은 얼마나 유혹적인가. 그러나 폴리스 시민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졌던 정치가 페리클레스는 다음과 같이 단호하게 말한다. "우리 아테네 사람들은 공적인 일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초탈한 사람이라고 존경하지 않고, 쓸모없는 인간으로 간주한다." _ 인간은 제법 ‘잘’ 살 수 있는 존재이다 중 - P29

정치학 용어로서 자연 상태는 시골이나 전원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질서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원초적 상태를 말한다.
_ 자연 상태를 상상하라 중 - P35

그래서 조선 후기의 문장가 연암 박지원(朴趾源)은 〈명론(名論)〉이라는 에세이에서 말했다. "무릇 천하의 재앙 중에서 담백하게 욕심이 없는 상태보다 더 참담한 것은 없다." 박지원이 보기에 전쟁, 지진, 홍수, 판데믹, 호환, 마마보다 참담한 재앙이란 바로 담담하게 욕심이 없는 상태다. 다 귀찮아하는 상태다. 그래서는 이 세계가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은 귀찮아하는사람들의 관점이 아니라 정치하는 이의 관점이다. 뼛속 깊이 귀찮아하는 사람은 삶 자체도 귀찮아하므로 인류의 멸망 따위를 크게개의치 않는다. 그러나 이 세상을 감히 책임지고자 하는 정치인들은 다르다. 이 세상이 사라지면 큰일이다. 책임질 대상이 없어지잖아! 나는 뭔가 책임지고 싶은데! _ 귀찮음이 기본이다 중 - P43

박지원이 보기에 사람들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들 중 명예(이름)가 가장 중요하다. "만물은 쉽게 흩어지기 마련이니, 어떤 것도 그것을 붙잡아둘 수 없다. 이름으로 붙잡아둔다." 어떤 선망하고 욕망할 것이 있기에 사람들은 귀찮음을 이기고 세상에 나와 그 욕망의 대상을 좇는다. 마침내 경제가 돌아가기 시작하고, 정치가 필요해진다. _ 귀찮음이 기본이다 중 - P44

이 모든 것이 어느 한순간 일시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제도, 덕성, 리더십, 권력, 권력의 감시, 소통 등 제반 요소가 균형을이룰 때 가까스로 바람직한 정치가 이루어진다. 그 균형도 시간이흐르면 다시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심신의 건강에도 일상의 관리가 핵심이듯이, 정치 공동체의 건강에도 일상적 관리가 핵심이다. _ 무인도에 불시착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중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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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인간에 대하여 -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시간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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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의학이 종교로부터 독립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슬프게도 인간은 참사와 재앙 속에서 비로소 변화를 받아들이는 존재일지도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한 그 같은 고통과 혼돈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이기도 하고요. 인류는 지난 역사에서 각종 전염병으로 수많은 목숨을 잃었지만, 그 속에서도 전염병을 치유하고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갔습니다. 다만 인간의 본성은 너무나도 쉽게 현실에 안주하고 변화를 경계하기도 하므로 이렇게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는 충격적이고 역사적 사건이 아니면 큰 각성이 일어나기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_ 14 혼돈 속에서도 나아가는 발걸음 중 - P199

현재의 우리 삶도 가만히 생각하면 그 끝을 알 수 없는 사막위에 서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럴수록 사람들이 세워놓은, 시시각각 변하는 이정표만 보고 따라 걷는 건 아닌지 생각해야 합니다.
사막에서 변치 않는 별자리를 보며 걷는 것처럼 우리도 변치 않는진리, 변치 않는 빛을 보며 걸어가야 합니다. 또한 거기에서 나아가 우리 스스로 별이 될 수도 있습니다. _ 15 나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별은 무엇인가? 중 - P215

한편, 중세 수도원에서 고기를 금하는 것이 의미가 있었던 또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중세 유럽 사회에서 귀족 가문의 남자 아이는 수도원이나 기사단에 보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가문 차원에서 성직자가 나와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가문의 이익을 보호하고 방어할 수 있다는 정치적인 계산이 작동한 것이지요. 더불어서 모든 교육을 수도원이 주관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게교육을 받던 귀족 자제들 가운데 종교적으로 열정을 느꼈던 이들은수도원에 들어와 수사 신부가 되고자 했는데, 이들은 대부분 고위성직자가 됐고, 이와 같은 이유로 귀족 가문에서 많은 돈과 땅을 수도원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_ 16 가난한 자, 부유한 자, 수도자의 식탁 중 - P231

신이 인간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신을 필요로 할 뿐입니다. 인간사의 고통은 줄어들지 않고 우리는 그 괴로움을 줄이고자 삶의 대소사부터 존재론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두고 기도로 청합니다. 기도를 통해 마음의 고통을 줄일 수는 있지만예배에 참여하지 않고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이 고통을 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신에 대한 찬미와 감사의 기도가 부족해서 고통받는다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정말 그런 것이라면 저는 그런 신은 믿고 싶지 않습니다. _ 17 심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신을 필요로 한다 중 - P241

현실을 바꿀 수 없는 힘없는 인간에게 천국과 지옥이라는 인과응보의 공간은 곧 위로와 희망의 공간이었을 것입니다. - P251

이 이야기에 따르면 지옥에서는 그 긴 숟가락으로 음식을 떠서 자기 입에만 넣으려고 하고, 천국에서는 같은 숟가락으로 자기앞에 있는 상대에게 음식을 떠 넣어준다고 합니다. 그 결과는 어떨까요? 지옥에서는 그 누구도 아무것도 먹을 수 없고 천국에서는서로 배불리 먹을 수 있겠지요. 저는 천국과 지옥에 관한 이야기중 이 이야기가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았습니다.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단 하나의 차이는 태도의 차이일지 모릅니다. _ 18 천국과 지옥의 차이는 존재의 태도에서 온다 중 - P252

인간은 이 세계에서 땅의 주인으로서, 또 집의 주인으로서 행세하지만 오랜 세월 비바람에 부식된 부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이 소유한 그 모든 재화의 ‘관리자‘로 살다가 가는 것뿐일지도 모릅니다. 실상 인간은 이 지상 세계의 ‘나그네(크세노스vos)‘이자 ‘뜨내기 (파로이코스ndpoikos)‘에 불과한 것이지요. 영원으로부터와서 유한한 삶을 살다가, 다시 영원으로 돌아가는 인간은 이런 본질과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_ 19 인간은 지상 세계의 나그네일 뿐이다 중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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