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인간에 대하여 -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시간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9월
평점 :
절판


의학이 종교로부터 독립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슬프게도 인간은 참사와 재앙 속에서 비로소 변화를 받아들이는 존재일지도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한 그 같은 고통과 혼돈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이기도 하고요. 인류는 지난 역사에서 각종 전염병으로 수많은 목숨을 잃었지만, 그 속에서도 전염병을 치유하고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갔습니다. 다만 인간의 본성은 너무나도 쉽게 현실에 안주하고 변화를 경계하기도 하므로 이렇게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는 충격적이고 역사적 사건이 아니면 큰 각성이 일어나기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_ 14 혼돈 속에서도 나아가는 발걸음 중 - P199

현재의 우리 삶도 가만히 생각하면 그 끝을 알 수 없는 사막위에 서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럴수록 사람들이 세워놓은, 시시각각 변하는 이정표만 보고 따라 걷는 건 아닌지 생각해야 합니다.
사막에서 변치 않는 별자리를 보며 걷는 것처럼 우리도 변치 않는진리, 변치 않는 빛을 보며 걸어가야 합니다. 또한 거기에서 나아가 우리 스스로 별이 될 수도 있습니다. _ 15 나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별은 무엇인가? 중 - P215

한편, 중세 수도원에서 고기를 금하는 것이 의미가 있었던 또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중세 유럽 사회에서 귀족 가문의 남자 아이는 수도원이나 기사단에 보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가문 차원에서 성직자가 나와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가문의 이익을 보호하고 방어할 수 있다는 정치적인 계산이 작동한 것이지요. 더불어서 모든 교육을 수도원이 주관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게교육을 받던 귀족 자제들 가운데 종교적으로 열정을 느꼈던 이들은수도원에 들어와 수사 신부가 되고자 했는데, 이들은 대부분 고위성직자가 됐고, 이와 같은 이유로 귀족 가문에서 많은 돈과 땅을 수도원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_ 16 가난한 자, 부유한 자, 수도자의 식탁 중 - P231

신이 인간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신을 필요로 할 뿐입니다. 인간사의 고통은 줄어들지 않고 우리는 그 괴로움을 줄이고자 삶의 대소사부터 존재론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두고 기도로 청합니다. 기도를 통해 마음의 고통을 줄일 수는 있지만예배에 참여하지 않고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이 고통을 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신에 대한 찬미와 감사의 기도가 부족해서 고통받는다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정말 그런 것이라면 저는 그런 신은 믿고 싶지 않습니다. _ 17 심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신을 필요로 한다 중 - P241

현실을 바꿀 수 없는 힘없는 인간에게 천국과 지옥이라는 인과응보의 공간은 곧 위로와 희망의 공간이었을 것입니다. - P251

이 이야기에 따르면 지옥에서는 그 긴 숟가락으로 음식을 떠서 자기 입에만 넣으려고 하고, 천국에서는 같은 숟가락으로 자기앞에 있는 상대에게 음식을 떠 넣어준다고 합니다. 그 결과는 어떨까요? 지옥에서는 그 누구도 아무것도 먹을 수 없고 천국에서는서로 배불리 먹을 수 있겠지요. 저는 천국과 지옥에 관한 이야기중 이 이야기가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았습니다.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단 하나의 차이는 태도의 차이일지 모릅니다. _ 18 천국과 지옥의 차이는 존재의 태도에서 온다 중 - P252

인간은 이 세계에서 땅의 주인으로서, 또 집의 주인으로서 행세하지만 오랜 세월 비바람에 부식된 부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이 소유한 그 모든 재화의 ‘관리자‘로 살다가 가는 것뿐일지도 모릅니다. 실상 인간은 이 지상 세계의 ‘나그네(크세노스vos)‘이자 ‘뜨내기 (파로이코스ndpoikos)‘에 불과한 것이지요. 영원으로부터와서 유한한 삶을 살다가, 다시 영원으로 돌아가는 인간은 이런 본질과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_ 19 인간은 지상 세계의 나그네일 뿐이다 중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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