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복희씨
박완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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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여러 가지 꽃나무가 있는 줄은몰랐다. 향기 짙은 흰 라일락을 비롯해서 보랏빛 아이리스, 불꽃 같은 영산홍, 간드러지게 요염한 유도화, 홍등가의 등불 같은 석류꽃, 숨가쁜 치자꽃, 그런 것들이 불온한 열정화기처럼 걷잡을 수 없이 분출했다. 이사하고 나서 조성한 정원이어서 그 남자도 이렇게 꽃이 잘 핀 건 처음 본다고 했다. 그런 꽃들을 분출시킨 참을 수 없는 힘은 남아돌아 주춧돌과 문짝까지 흔들어대는 듯 오래된 조선 기와집이 표류하는 배처럼 출렁였다. 우리는 서로 부둥켜안고 싶을 만큼 아슬아슬한 위기 의식을느꼈다. 돈 안 드는 사치는 이렇게 위험했다. _ 그 남자네 집 중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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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위로 - 글 쓰는 사람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곽아람 지음 / 민음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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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주입식 교육‘을 비판하며 창의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아직 뇌가 굳어버리기전이라 외우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할 때 암기로 지식을 주입하는 일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대체 무엇을 토양 삼아 창의성이라는 꽃이 자라날 수 있을까? ‘창의적‘이라는 것은여러 연구 끝에 합의된 기본적인 지식을 소화해 바닥을 잘다진 다음 단계에서의 도약을 뜻하는 것이지, 허공으로 무작정 날아오르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런 ‘창의성‘은 영화 속에나 있다. _ 지식의 터를 잡는 시간들 중 - P131

내가 비록 그들의 고(高雅)한 기준에는 못 미치는 인간일지라도, 곁에 그런 이들이있다는 것만으로 자극이 되었고 눈이 트였다. 대학이라는 공간뿐 아니라 친구들 하나하나가 새롭고 귀한 세계였다. _ 또 다른 세계를 열어주는 문 중 - P144

뇌도 근육이라 잠들어 있던 부분을 인식하고 단련하면 힘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_ 뇌도 근육처럼 간련하자 중 - P210

20여 년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아직도 조이스가어떤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는지는 명확히 모르겠다. 그 모호함, 해답 없음, 그래서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더블린 사람들』과 그 수업이 내게 준 가장 값진 가르침인 것 같기도 하다. 남에게 기대지 않고 혼자 거듭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훈련을 하게 되었으니까. 명료한 답이 나오지 않아도 좋다. 이 지(知)의 여정은 나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_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힘 중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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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어휘 - 모호한 감정을 선명하게 밝혀 내 삶을 살게 해주는 말 공부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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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나에게 반응react 이 아니라 응답response 을 기다린다. - P14

또한 기억이나 회상에서 감정이 시작된다. 기억이나 회상이 과거의 것이라는 인지는 잘못되었다. 기억은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냄‘이고 회상은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함‘이다. 그 시점은 언제나 바로 지금이다. 기억이나 회상은 지난 일에 대한 현재의 감정이다. - P16

중요한 것은 ‘나의‘이다. 나의 꽃, 나의 감정, 나의 느낌, 나의 기억…………. 그것들이 ‘나‘라는, 세상에 하나뿐인 개별성과 주체성, 고유성을 만든다. 이에 따른 논리로 만약 ‘나의‘ 기억, ‘나의‘ 감정, ‘나의‘ 느낌이 없다면 나의 사고, 나의 선택, 나의 판단, 나의 결정이 없고, 이에 따라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누구인지 알지도, 자신의 삶을 살지도 못 한다. 그래도 살기는 사는데 그 삶은 마치…….… ‘오리지널Original‘이 아니라 ‘보증 받은 복제품 Certified Copy‘이랄까. - P17

사람에게는 저마다 특히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것이 있는데 인지하든 못 하든 약점이거나 상처일것이다. 과하게 지신감 넘치거나 공격적인 것조차 아무렇지 않은 척의 과장이다. - P19

자신의 감정을 나에게만큼은 드러내자. 아닌 척하고, 그런 척하고, 그러고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를 내려놓고 솔직해지자.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 P22

옹이가 내 삶의 무늬가 될 수 있을까?
될 수 있다.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 옹이야말로 나의 삶을 세상에 유일한 작품으로 만들 수있다. - P25

감각기관은 눈, 귀, 코, 혀, 살갗 등을 가리키고 다른 말로다섯 가지 감각, ‘오관‘이라 한다. 오관을 통해 어떤 자극을알아차리는 것을 ‘감각‘이라고 하고 각각 시각(보기), 청각(듣기), 후각(냄새), 미각(맛), 촉각(접촉)이라 칭한다. 이 다섯 가지감각을 통틀어 ‘오감‘이라고 한다. - P29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오롯이 자기 내부의 감각에 집중해보자.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투를 수 있으나 습관화하면 나를 내 삶의 중심에 세울 수있다. 하늘과 땅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심지어 나와 나 사이를 유령처럼 떠도는 모호한 느낌이 차차 걷히고 감정과 느낌, 기억이 선명해질 것이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개별성과 주체성, 고유성을 갖추어가는 과정이다. - P32

심장이 뜨겁거나 따뜻하거나 차가워지고는 한다.
이때의 느낌은 무슨 감정일까,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마음의 온도를 좌우하는 요소들로 안전과 사랑, 존중, 자아실현, 존재감, 재미, 멋 등이 있으며 충족되는 정도에 따라 기쁨, 평안, 재미, 후련함, 사랑 등을 반대로 수치감, 수심, 지루함, 압박감, 경멸 등을 느낀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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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로 가는 길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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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를 사랑하게 되었다. 아니 존경하게 되었다. <정원일의 즐거움>이후에 오래간만에 만났던 헤세...올해 계속 그리고 틈나는대로 헤세를 만날 예정이다. 이 책을 읽으면 출생지(칼프)와 노년(몬타뇰라)에 있었던 헤세의 생활과 태도를 읽을 수 있다. 제 2부는 대표작(수레바퀴 밑에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데미안, 싯다르타)에서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고민을 던지고 해설을 하고 있다.

정여율 작가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이후 이 책을 만났다. 그 다음 책은 무엇으로 할지 설레고 있다. 나름 코드가 맞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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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위로 - 글 쓰는 사람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곽아람 지음 / 민음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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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로 이루어져 있는 책이라는 또 다른 창과 달리 색채와 선, 형태로 이루어진 보다 명료하고 더 다채로운 세계. 그렇지만 책과 마찬가지로 상상력의 여지가 충분한 세계. 지금도 그림을 볼때면 창문을 생각한다. _ 획기적인 창문을 찾아서 중 - P23

지금도 그림을 볼 때면 항상 창문을 생각한다. 활짝 열린 커다란 창문사이로 바람이 불어 들어오고 섬세한 레이스 커튼이 나부끼는 풍경이 연상된다. 그렇게 그 수업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었다. 획기적인 창문이었다. _ 획기적인 창문을 찾아라 중 - P26

트렌치에 들어가 지층의 단면을 살펴보는 걸 좋아했다.
켜켜이 쌓인 지층의 빛깔이 다른 것은 지층마다 누적된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층위마다 다른 시간과 역사, 문화와 삶이 녹아 있다는 사실이 신비로웠다. _ 기억과 마음에도 층위가 있다 중 - P31

박물관에 끝까지 남은 선배들과 친구는 훌륭한 고고학자가 되었다. 흙과, 땅과, 땀과, 무덤을 택한 그들을 존경한다. - P35

사람을 사귈 때면 항상 마음속 지층을 가늠해 본다. 이 사람은 어느 층위까지 내게 보여줄 것이며, 나는 내 안의 어떤 층위까지 그를 허용하고 인도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층위마다 차곡차곡 고인 슬픔과 눈물과 어두움과 절망과 상처와 고통, 기쁨과 웃음과 약간의 빛의 흔적・・・・・・ 나는 손을 내밀며 상대에게 묻는다. _ 기억과 마음에도 층위가 있다 중 - P37

온몸의 털끝 하나하나까지 곤두세우는 예민한 감각을 느끼고 싶을 때, 자연 그대로의 육체를 햇볕 아래 내어주고 마냥 쾌락에 취하고 싶을 때, 정신을 아득한 끝자락까지 몰고 가는 향기에 전율하고 싶을때………. 불어는 감각의 언어라고 나는 생각한다. 순전히 카뮈의 『결혼』 때문이다. _ 언어 공부, 감각을 일깨우다 중 - P41

머릿속에 어슴푸레 남아 있던 ‘교양으로서의 판교‘가그렇게 20년 만에 비로소 명징해졌다. ‘교양(culture)‘이란 원래 경작(耕作)을 뜻하는 것이니, 수년 전 뿌린 씨앗의 결실을 이제야 거두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교양서로 유명한 일본 출판사 ‘이와나미쇼텐‘의 로고는 밀레의그림 「씨 뿌리는 사람‘인데, 창립자 이와나미 시게오가 스스로를 ‘씨 뿌리는 사람‘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_ 씨 뿌리는 사람 중 - P62

그런 이유 때문에 나는 도무지 동양미술을 좋아할 수없었다. 한눈에 봐도 이야기가 쏟아져 나올 것만 같은 서양 회화들과는 달리, 동양의 회화는 기록 위주이고 자료에 가까우며 그래서 딱딱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했다. _ 그 시절에서만 쓸 수 있는 글이 있다 중 - P69

삶이란 퍽 짧으므로 우리는 촛불을 밝히고 어둠의 시간을 충분히 이용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 제임스 캐힐, 조선미 옮김, 『중국 회화사』(열화당)에서 - P79

박자에 맞추니, 그건 단어와 음표였다.
바람이 의도한 그 바람ㅡ아주 약간 입술과 목을 통해.
목표는 노래였다ㅡ바람은 알 수 있게 되었다.
로버트 프로스트, 「목표는 노래」에서 - P92

로버트 프로스트가 세상을 멸망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짚었던 ‘욕망(desire)‘이 나의 대학생활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때는 그 욕망 때문에 너무나 괴로웠는데, 지금은 덤덤하다. 시간은 많은 것을치유한다. _ 박자를 맞추니, 그건 단어와 음표였다 중 - P85

"희망은 내게 빵 부스러기 하나 청하지 않았네."
_ 에밀리 디킨슨 - P103

희망은 작은 새처럼 유혹적이고 변덕스러운 것이어서 여기저기 포르르 날아와 앉아 잠시 깃드는 듯하다가 다시 떠나길 반복한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 P103

안그 수업의 쓸모는 그 수업을 듣겠다 결심하던 시절의내가, 그 수업이 무용하리라 여겼다는 점에 있다는 것을. 무용한 일에 시간을 투자하고, 쓸모 없는 것을 배우리라 도전하고, 쓸데없어 보이는 일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 그것이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젊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큰 특권이자 가장 소중한 가치였다는 걸. 그 시절 무용해보였던 수많은 수업들이 지금의 나를 어느 정도 ‘교양 있는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_ 무용함의 쓸모 중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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