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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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흐르는 건 순식간의 일이지만, 눈물이 그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 P109

외로움이란 그런 것, 누군가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불필요한 감정이었다. 이 우주에서, 지구라는 별에서 외로운 여행자가 된다는 것은 과연 무슨 뜻일까? 아빠는 그 답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날의 그 밤처럼 이따금 아빠는 길을 걷다가 걸음을 멈추고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곤 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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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무게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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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새로운 사람을 창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명확성과 이해를 만들어낸다. 또는 그런 착각을 하게 한다. 자신의 언어에 운이 좋은사람은 스스로를 향해 눈을 뜨는 것과 같아서 새로운 시간을 경험한다. 시의 현존이라는 시간이다. - P6

그의 태도는 거부가 아니라 그저 거리를 두는 몸짓이었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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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야기 한국 근대 문학 기행
김남일 지음 / 학고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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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한옥의 문제점들을 파악해, 예를 들어 수도를 내부에 설치하고, 부엌 바닥에 타일을 깔거나 석탄 아궁이를 설치하고, 햇빛이 잘 드는 남쪽 면을 넓게 설계하고, 식당, 세탁장, 하수구 등을 모두 물을 사용하는 주방에 가깝게 배치하는 식으로 해서 위생적이고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점에 초점을 맞춘 것이 새 한옥의 특징이었다. 그런 작업들은 결국 일본인의 북촌 진출을 막아낸 공로로 이어진다. - P239

그렇지만 하루 종일 이발소에 갇혀 지내야 하는 신세의 소년이 행하는 관찰과 스스로 고현학자임을 자처하는 소설가가 시도하는 관찰은 종류 자체가 엄연히 달랐다. 방법과 목적도 달랐다. 소설가가 말하는 관찰에 가장 유효한 수단은 산보였다. 그리고 그 산보란 특히 근대적 시가지의 산보를 뜻했다. 그리고 근대적 시가지의 이상적 산보법은.… 가장 교묘하게 ‘거짓말‘을 하는 데 있었다.

_ ‘대경성’의 산책자들 중 - P263

미로에서는 새로운 것도 실상은 낡은 것이었다. 새로움의 거죽만동어반복적으로 자꾸 핥는 거였다. 신화는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가르쳐주지 않던가. 다만 이제 과거의 신이 있던 자리에 상품이 있을 뿐이다. 상품의 그 물신은 현대의 대도시를 따라서 그들의 백성을 반쯤 잠든 지루한 노예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마법을 건다.

_ 미쓰코시 백화점, 날개 그리고 이상 중 - P274

소설에서 대영의 자격지심은 당대 조선의 지식인들이 마주친, 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을 솔직하게 반영한다. 우선, 매일같이 그 곁을 지나가야 하는 종각(보신각). 그것은 먼지를 수북하게 뒤집어쓴 채 ‘만국박람회의 아프리카 토인관‘처럼 저 멀리 사멸된 시대를 상징하면서, 생동하는 시대를 가장 첨예하게 반영하는 근처 종로의 번화가와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었다. 물론 그래봐야 그건 한껏 주접이 든 낡은 유물일 뿐이다. 그걸 거울이라 치고 들여다보면, 눈곱이 다닥다닥 끼고 분 자국마저 얼룩진 얼굴이 비쳐 보인다. 스스로 불쾌하리라. 그래도 어찌할 것인가. 그게 제 얼굴인 것을!

_ 채만식의 종로 산책 중 - P298

한때 카프의 맹장이었던 회원 박영희는 "얻은 것은 이데올로기요, 잃은 것은 예술" (1934)이라고 선언해 충격을 던졌다.

_ 김남천과 야마토 아파트 중 - P308

"옛날과는 모든 것이 다른 것 같애. 인제 사상범이 드무니까 옛날 영웅 심리를 향락하면서 징역을 살던 기분도 없어진것 같다구 그 안에서 어떤 친구가 말하더니…. 달이 철창에 새파랗게 걸려 있는 밤, 바람 소리나, 풀벌레 소리나 들으면서 잠을 이루지 못할 때엔 고독과 적막이 뼈에 사무치는 것처럼 쓰리구...."

_ 김남천과 아파트 중 - P318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란시스 쟝,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별 헤는 밤」, 1941)

_ 서울의 별 헤는 밤 중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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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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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있다면 누가 희망 따위를 바라겠는가. 이 세상에 이토록 많은 희망이 필요한 이유는 힘없는 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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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야기 한국 근대 문학 기행
김남일 지음 / 학고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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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전당포라 하는 것은 가난한 사람에게는 없지 못할 큰 기관일 뿐 아니라 오히려 가난한 사람에게는 전당포 한집이 조선은행이나 한성은행 100개보다도 필요하고 전당놀이하는 사람은 어느 방면으로 보면 소위 겉으로 꾸미고 떠벌이는 자선가나 공익사업을 한다는 사람보다는 휠씬 정직한 자선가라 할 수도 있고 정직한 공익 사엊을 하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다"

_ 꿂주린 서울 중 - P192

이렇듯 ‘성장‘하는 남촌에 비해 북촌은 도시 행정의 모든 면에서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았다. 예를 들어 1920년대에 수도는 남촌의 전유물이어서 북촌에서는 여전히 우물물을 길어먹었다. 대소변이나 쓰레기를 치우는 문제에서는 북부와 남부사이에 마치 국경선이라도 있는 양 차별이 심했다. 가령 남부에 청소 담당자가 16인인 데 비해 지역이 더 넓고 인구도 더 많은 북부엔 고작 두 명이었다. 변소와 도로의 개수, 살수 청소문제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_ 남촌, 소시지의 거리 중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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