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있는 도시 - 리피디의 책방 드로잉 에세이
리피디(이승익) 지음 / 블랙잉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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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은 인연이 있습니다. 우리가 책을 선택하지만 책도 사람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인생의 가장 큰 선물입니다. 부디 이 책이 당신과 좋은 인연이 돼서 더 멋진 모습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_ 프롤로그 중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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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 - 인간은 왜 경험하지 못한 과거를 그리워하는가
애그니스 아널드포스터 지음, 손성화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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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쟁이에게 필요한 것은 우주선보다는 타임머신이었다.
그토록 돌아가고 싶던 시절로 우리를 데려가주니까.
바퀴보다는 회전목마가 필요했다.
빙글빙글 돌다가 집으로 돌아가면 되니까.
우리가 사랑받는 존재임을 일깨우는 그곳으로, - P244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특히 50~65세의 연령대가 유쾌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소유물에 애착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 이유가 특히나 암울하다. 추정컨대 미래에 즐거울 가능성이 줄어들수록 과거에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는 일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즉, 사람이 인생의 끝에 다다를수록 노스탤지어에 빠지는 경향성이 커진다는 말이다."

_ 감정을 손으로 바꾸는 힘 중 - P256

노스탤지어는 우리가 시청하는 텔레비전 화면을 여전히 점령하고 있다. 넷플릭스 Netflix, 아마존 프라임 Amazon Prime, 디즈니플러스Disney+, 애플 TV Apple TV 등 여러 OTT 플랫폼 간의 스트리밍 전쟁에서 1990년대 시트콤 <프렌즈Friends>는 가장 귀한 상품 중 하나가 되었다. 이들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라와 있는 작품들의 제목을 보면 마치 예전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입구에 내걸린 상영작간판을 방불케 하는데, 1990년대에 나온 작품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_ 감정을 돈으로 바꾸는 힘 중 - P266

<70년대쇼>의 창작자 보니 터너 Bonnie Turner와 테리 터너 Terry Turner의딸이자 그 시트콤의 스핀오프를 제작한 책임프로듀서인 린지 터너 Lindsey Turner는 1990년대가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위를 쳐다보고 있었던, 그러니까 자신의 휴대전화만 내려다보고 있지 않았던 때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시대가 "자기만의 고유한 재미를 만들고 타인과 교감해야 할 때 뭐든 "진정한 종류의 관계 맺기"가 가능했던 마지막 시기라고 강조한다.

_ 감정을 돈으로 바꾸는 법 중 - P273

어쩌면 노스탤지어를 영어권 서방세계의 거의 영구적인 양태로 보는 것이 더 이치에 맞을지도 모른다. 바꿔 말하면,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문제나 장래성과는 무관한 현상으로 말이다. - P275

게티즈버그 전투 135주년 기념 재연 행사에서 제2뉴햄프셔 연대장 역할을 맡은 토머스는 말한다. "이 진지에서 위스키는 괜찮지만 콜라나 게토레이는 마실 수 없어요. 진정성이 떨어질 테니까요."

_ 과거로 떠나는 여행 중 - P278

그런데 과연 요즘 학자들이 말하는 "중세주의"를 자극한 동기가 정말로 노스탤지어였을까? 누가 뭐래도 중세는 전쟁, 역병,
분란으로 갈가리 찢긴 시대였다. 이 시기와 관련한 것 중에 -심지어 판타지 형태에서조차 수백 년 뒤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호소력을 발휘할 만한 것이 하나라도 있을까? 철도, 증기선, 소독약이 나온 시대-또 그 후 항생제, 항암화학요법, 인터넷이 등장한 시대에 태어난 사람 중에 어느 누가 이른바 암흑기로 불리는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할까? 하지만 불편한 역사적 현실에도 중세는 부인할 수 없는 마력을 소유했다.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매체, 새로운 역사 속에서 부단히 재탄생할 만한 마력을 중세라는 시기는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고 있다.

_ 과거로 떠나는 여행 중 - P283

이처럼 노스탤지어가 재연을 자극하는 동기인 경우에도 중세의 위계질서와 가부장적인 기사도의 부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와 평등, 더 느린 삶의 속도와 자연 회귀를 우선하는 형태로 나아갈 수 있다. - P291

특히 젊은 청년들이 하리는 이 "심각한 집중력 위기"의 원인으로 환경오염, 거대 산업 등을 꼽지만 무엇보다도 기술에 주목했다. 그는 우리의 집중력이 단순히 붕괴된 것이 아니라 도둑맞았다고 주장한다.

_ 과거로 떠나는 여행 중 - P307

즉 ‘FOMO‘, 스마트폰 중독,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뉴스 주기가 유발하는 멜랑콜리는 우리의 현대 생활에서 비롯한 질병들이다. 그런데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도 그들만의 고유한 병이 있었다. - P309

노스탤지어는, 그 모든 결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황홀하게 하는 마법 같은 힘, 사람들을 과거로 유인해 그들이 역사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끽하면서 한동안 머무르게 해줄 힘을 지니고 있다. - P318

대선 운동 중에 트럼프가 가장 애용한 단어는 "다시"였다.
그는 백인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삶이더 수월하고 풍족했던 장밋빛 시절을 일깨웠다. 트럼프는 알았을까? 노스탤지어는 100년 넘게 보수와 진보 정치인 모두가 애용한 선전 도구라는 것을. - P320

노스탤지어에 빠진 사람들은 연령대가 높고, 이민에 반대하는 경향이 있으며, EU에서 탈퇴하기를 바라고, 우파 정당에 투표하며, 자신을 노동자 계층이라고 밝힐 가능성이 더 컸다.

_ 트럼프와 브렉시트의 정치학 중 - P325

레이먼드 플랜트조차, 노스탤지어를 거부했던 바로 그 소책자에서 전후 성장기를 보낸 잉글랜드 북동부의 작은 항구도시인 그림즈비에 대한 동경을 드러냈다. 그는 "공동체"의 쇠퇴를 한탄했다. 또 그가 동경하는 공동체가 자신의 눈에 씌워진 장밋빛 안경이 보여주는 목가적인 풍경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음을 시인하면서도, 노동자 계층의 삶이 쇠락하고 균열된 것에 대한 회한을 표현했다. 진보주의자란 어떠해야 하는지 키너이 강조했음에도, 실제로 사람들은 아늑한 보수주의의 시절을 동경하듯
좌파의 과거에 대해서도 노스탤지어를 느꼈다. 혁명가들과 사회주의자들조차도. - P330

노스탤지어는 기나긴 역사가운데 상당 기간 동안 우파 및 좌파 활동가들, 정치인들, 작가들, 노동자들의 전유물이었다. 노스탤지어의 미적, 정서적 호소력은 정치적 스펙트럼과 상관없이 사람들을 끌어당겼으며, 단적으로 보수적인 것, 진보적인 것이 그렇듯이 정치적으로 모호한 경우도 많았다. 정치적 노스탤지어는 한동안 흔하게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포퓰리즘적 움직임뿐 아니라 새로운 개혁 활동에도 노스탤지어가 활용된 것은 대격변을 일으킨 2016년 미국 대선보다 시간적으로 한참 앞섰다. 도널드 트럼프가 사용한 것과 섬뜩할 정도로 유사한 언어가 1960년대 영국 보수당의 수사에 등장했다. - P359

영국국철의 임원진은 직원들의 애사심을 강화하기 위해영국 철도산업의 전성기를 회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론상으로는 일터에서의 만족도가 그 어느 때보다 떨어질 법한상당한 변화가 일어나는 와중에 말이다. - P354

20세기 말 감정과학이 내놓은 핵심 가운데 하나는노스탤지어가 어디에나 있다는 것, 노스탤지어를 거의 모든 인간이 항상 느낀다는 것이었다. -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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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 - 인간은 왜 경험하지 못한 과거를 그리워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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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탤지어는 앤티크와 컬렉터블의 매매 행태에만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었다. 1970년 <뉴스위크>는 "요즘은 노스탤지어가 큰돈이 되는 사업이다"라고 전했다. _ 거대한 물결의 시작 중 - P211

미국인인 데이비스는 미국 또한 영국이 경험한 것과 유사한 종류의 정서적 혼란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영국과 달리 미국의노스탤지어 물결은 퇴색한 제국주의와 관련된다기보다 국가제도에 대한 신뢰의 위기에 더 가까웠다. - P234

현재의 상황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젊었을 때 경험한 일에서 노스탤지어의 메아리를 찾게끔 자극한다. 방아쇠 역할을 하는 것은 다름 아닌 현재다. 그렇다면 대체 1970년대가 어떠했기에 사람들이 단순히 뒤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온갖 다양한 시대를 되짚어보게 만들었을까? - P235

오직 현재의 공포나 불만, 불안, 불확실성만이 과거로부터 노스탤지어를 자아낼 수 있었다. - P236

"노스탤지어의 시선은 앞쪽보다는 뒤쪽,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한 것, 발견보다는 확실성으로 향한다. " - P238

추정컨대 노스탤지어를 부르는 우리의 기억 가운데 사적이고 내밀한 부분-저녁놀, 생일, 가족 모임, 친구, 연인이 변질될 것을, 또 영리 획득을 목적으로 우리의 감정이 착취당할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좋고 나쁨을 떠나 노스탤지어 산업은 우리 생활의일부가 되었다. 점점 더 많은 기업과 문화 창작자가 노스탤지어의 상업성을 간파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이 감정의 특질을 써먹는 데 갈수록 선수가 되어갔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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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 - 인간은 왜 경험하지 못한 과거를 그리워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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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전문가‘ 홀로이드의 주장에 따르면, 영국인들은 여행과 탐험을 즐기며 위대한 장사꾼과 상인, 전장으로 나가는 군인들을 배출했다. 이집트에서 발생한 노스탤지어에 관한 홀로이드의 해석은 사회진화론이나 생물학적 본질주의 biological essentialism *에만 빚지고 있지 않았다. 그는 상대적으로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강력하게 응집된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힘의 맥락에서 글을 써 내려갔다. 바로 내셔널리즘nationalism과 애국심 patriotism 이었다.

_ 제국의 느린 자살 중 - P103

한마디로 내셔널리즘은 19세기에노스탤지어가 발흥하게 된 전제 조건이었다. 17세기에도 사람들-특히 스위스인들이 고국을 떠나는 것을 슬퍼하기는 했으나, 19세기 국가 정체성의 본질은 고국이 사람들에게 새로우면서도 강렬한 인력을 발휘한다는 데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고국을 떠났지만, 그들은 그 어느 때보다 고국을 통감했다. 아니, 적어도 그 어느 때보다 상상된, 추상적이고 정치적인 고국을 통감했다. - P104

이었다. 유럽인들이 노스탤지어를 경험하면, 그것은 가정교육을잘 받았다는 표시이자 영웅적 애국심의 징후였다. 그러나 똑같은 노스탤지어라도 비유럽인이 경험하면, 그것은 나약함의 표지였다. - P110

19세기에는 억압적인 체제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강제로 다른 곳으로 옮겨 가 살게 된 사람들이 노스탤지어에 가장취약했다. 노예든, 한시 노예든, 군대에 징집된 남자든, 다른 집으로 보내진 아기든 19세기는 강압으로 가득했다. 그러니 노스탤지어가 융성한 듯 보인 것은 바로 이런 상황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당대인들은 물론이고 이후의 역사학자들도 인정하는 그 병의 특성이었다. 54 - P114

19세기만 해도 향수병과 노스탤지어는 동일한 스펙트럼에 있었다. 하나는 치명적이고 하나는 상대적으로 무해하나, 모두 떠나온 곳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었다. 이 둘의 행보가 갈라진 것은 앰블러 부부가 핼리팩스를 떠난 20세기 초반부터였다. - P120

향수병의 가장 극심한 아픔 가운데 하나는 귀환이 아무리 간절히 바란다고 한들 결과적으로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버사 맥개피건 같은 사람들이 아일랜드로 돌아갈 방도가 없었다는 말이 아니다. 그가 떠나온 아일랜드가 변함없이 그대로 남아 있지 않으리라는 얘기다. 장소들은, 유년기를 보낸 집조차 변한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 P136

이 심리학 연구에서는 향수병이 일종의 작은 애도", 상실 또는 사별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것은 사람에대한 감정인 동시에 장소에 대한 감정이기도 했다. 학생들은 부모와 형제자매, 친구들만 그리워한 게 아니라 집, 학교, 동네, 떠나온 도시도 그리워했다. - P153

그가 강조하는 바에 따르면, 향수병은그 자체로 하나의 질환이며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고 더 제대로 관리되어야 하는 문제다. - P159

정신분석학자 낸더 포더는 20대에 모국인 헝가리를 떠났고죽을 때까지 돌아가지 않았다. 노스탤지어 연구는 그의 생을 관통하는 질문과 맞닿아 있었다. "비참하고 가난한 삶을 선사했던 고국이 어쩌다 동화의 나라로 둔갑하는 것일까?" - P162

원래는 일종의 동요 혹은 흥분된 정신 상태로 규정되었던 ‘감정 emotion‘이 기쁨, 애도, 희망, 공포 같은 강한 정신적 또는 본능적 느낌이라는 오늘날의 의미를 획득한 것은 불과 1800년대 초의 일이었다.

_ 태초의 집 중 - P171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과 노스탤지어에 빠진 사람들은 하나같이 완벽한 장소가 존재한다고 믿었다. 적어도 포더는 그렇다고 생각했다. 다만, 유토피아주의자들은 미래를 위해 뭔가 이상적인 것을 구축하려고 하는 반면, 노스탤지어에 빠진 사람들은 이미 존재하는 어떤 것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_ 태초의 집 중 - P189

노스탤지어에 관한 그의 평가는 코스모폴리터니즘cosmopolitanism (세계시민주의)이라는 상상된 이상에 대한 헌신만큼이나 지방의 벽지(그가 본 그대로)에 대한 반감에 의해 추동되었다.

_ 태초의 집 중 - P196

이것은 17세기에 스위스를 황폐하게 만들었던 전염병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노스탤지어는 살짝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을 뿐, 정상적인 감정이었다. 임상적이라기보다는 문화적인 문제였다.

_ 태초의 집 중 - P201

로렌츠 차펠베르크는 매일 새벽 4시에 화덕에 불을 지피고 직접 반죽한 브로흐텐 비스킷 500개를 구웠다. 오전 나절이면 옛날 맛을 찾는 사람들이 몽땅 사갈 터였다. 이러한 "진짜 제빵사들은 멸종 위기 업종의 대변자가 아니라 호황 산업의 수혜자였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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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 - 인간은 왜 경험하지 못한 과거를 그리워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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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은 노스탤지어와의 싸움이었다.
전쟁 발발 2년 만에 2588명이 노스탤지어 진단을 받았고,
13명이 노스탤지어로 사망했다.
전쟁을 통틀어 자그마치 1만 명이
노스탤지어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는 기록도 있다. - P74

모유 수유가 유방암과 같은 중대한 신체적 위험으로부터 산모를 보호해준다고 여겨졌던 것이다. 또 노스탤지어 같은 도덕적,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아이를 지켜준다고도 했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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