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의 집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민현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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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의 집』​​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 민현주 (옮김) | 블루홀식스 (펴냄)​

사회적 문제를 가장 첨예한 시선으로 풀어내는 나카야마 시치리가 다시 돌아왔다. 학교 폭력의 문제를 그 누구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아닌 모두의 문제, 우리의 문제로 다시 치환시킨 소설 [가시의 집]... 그 속에서 보이는 각 개인의 양상들은 한편으로는 분노를 일으켰으며, 한편으로는 무력감을 불러왔다. 과연 이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삶을 살아야 하는가?

요즘 교육의 장인 학교에서 각종 폭력 사건, 교권 침해 문제 등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칼부림 사건 또한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다. 과연 왜 지금 이 시점에 이런 문제들이 나오는 것일까? 세간에는 이 모든 것이 교권이 땅에 떨어져서 일어난 것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러할까? 그럼 예전의 강압적인 교육, 매가 일상적으로 오고 갔던 폭력적인 교육 환경이 더 인간적이었단 말인가? 그건 아닐 것이다. 아마 이 문제들은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간과해오고 무심코 덮어버린 것들이 꼬물꼬물 표출된 것이리라...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에서 더 나아갈 수 없었던 현실, 학생들과 교사들 간에 부재한 연대의식들 등등, 그리고 예전과는 달리 지금 우리는 달라진 세대 속에서 살고 있으니 말이다. 달라진 교사, 달라진 학생, 그리고 다른 학부형들이 있다. 그 속에서 우리 교육의 모습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으니 그 안에서 어떤 문제들이 불거져서 터질지는 아직도 불안한 현실이다.

소설 [가시의 집]에서는 학교를 정면으로 다루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폐쇄적인 상황, 폭력적인 상황을 독자들에게 펼쳐놓는다. 주인공인 호카리는 중학교 교사이다. 한 아이가 학교 폭력 왕따 문제에 대해 선생인 호카리에게 그 자신이 몰래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소설은 시작한다. 하지만 선생인 그는 그 학생에게 조용히 그 영상을 지우기를 부탁한다. 아직 그것으로는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교 폭력이나 왕따는 그저 소문에 소문일 뿐이고 정확한 증거나 명확한 것이 없다는 것... 그리고 더군다나 그런 분위기를 허용치 않는 학교 또한 한몫을 한다. 문제를 은폐하고 싶어 하는 학교와 그 문제를 드러내고 싶어 하는 학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던 어느 날 호카리의 딸인 유카가 자살시도를 하게 된다. 전혀 아무 일 없이 밝게 학교생활을 하던 아이라서 호카리 집안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유카는 입을 닫아버리고 그녀의 엄마이지 호카리의 부인인 사토미는 분노에 가득 차 있다. 이 사이에서 보다 냉정하게 사건을 바라보고자 하는 호카리의 아들과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호카리 신이치가 존재한다. 과연 사건은 어떤 방식으로 흘러갈 것인가? 호카리 부부는 자신들이 알고 있는 가해학생의 정보를 언론을 통해 흘리게 된다. 아마 명백한 어떤 목적을 가지고서 말이다. 자신들이 못하는 것을 네티즌이나 언론의 힘으로 해결하고자 했던 것일까? 하지만 이 상황은 생각지도 못하게 꼬여버리고 만다.

학교 폭력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단순히 가해학생과 피해 학생과의 문제일까? 그 사이만을 해결하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일까? 소설은 이것이 생각보다 복잡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단순히 학교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폐쇄적인 작은 집단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폭력과 따돌림...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자와 밖에서 보고 있는 자... 소설은 생각보다 심각한 화두를 독자에게 던져주고 있다. 이는 앞으로도 진행될 일이다. 결코 학교 안의 문제가 그 안에서만 끝날 수는 없다. 어찌 됐든 사회 밖으로 삐져나온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과 관심이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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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에서 생긴 일
마거릿 케네디 지음, 박경희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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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에서 생긴 일 』​​

마거릿 케네디 (지음) | 박경희 (옮김) | 복복서가 (펴냄)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가 이 한 편의 소설 속에 담겨있다. 어쩌면 콘월 북부 펜디젝만 절벽은 바로 우리가 발을 디디고 있는 이곳을 상징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누가 구원될 것인가? 누가 호텔과 함께 붕괴될 것인가 그것은 차후의 문제이다. 단, 누구나 절벽의 위험성을 느꼈던 것, 징후를 눈치챘던 것... 하지만 어느 누구는 굳이 무시하려고 했던 것...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왜 나는 절벽 위 호텔이 자꾸 몇 분이 안 남았다고 말하는 지구의 시계처럼 느껴졌을까? 곧 무너질 것을 안다. 그리고 무언가 방법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이 지구는 펜디잭 호텔처럼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다를 뿐이다.

소설은 펜디젝 호텔이 무너짐을 앞과 뒤에 내세우고 있다. 앞부분은 신부가 나와서 호텔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위한 추모의 말을 써야 하는데 도무지 어떤 말을 할지 고민하는 부분에서 시작되었고, 중간 부분은 호텔이 무너지기 직전의 대략 일주일의 시간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일주일의 시간 동안 독자에게는 스물네 명의 인물들의 행적이 펼쳐진다. 그 인물들은 모두들 우리가 동네에서, 모임에서든 어디서든 마주칠법한 개성이 강한, 혹은 각자의 상실감이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하고 있다.

봇 신부는 장례식 설교문에서 절벽이 무너지는 재앙은 불가항력이었지만 동시에 펜디잭 호텔의 사람들은 충분히 이 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흡사 얼마 전에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가 떠오른다. 폭우가 온 것은 자연재해였지만 사람이 그로 인해 죽은 것은 다른 문제였다. ) 과연 누가 살아남고 누가 죽었을까? 소설은 시종일관 독자에게 추측하게 한다. 그리고 아마 일주일의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독자는 자연스럽게 그 인물들을 머릿속에서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소설의 주제를 자연스럽게, 혹은 대놓고 말하는 부분은 아마도 호텔의 투숙객들 다수가 참석한 일요일 오후 미사였을 것이다. 그때 봇 신부는 일곱 가지 대죄를 언급한다. 교만은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 시기는 아무것도 베풀지 않는 태도, 나태는 행동 대신 생각이 앞서는 태도, 분노는 권력욕, 정욕은 성적 착취, 탐식은 무엇보다 자신의 위장을 섬기는 태도, 탐욕은 재정적 착취... 봇 신부는 일곱 가지 죄를 언급하면서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화살표를 긋게 만든다. 스물네 명의 인물 가운데서 누가 교만한지, 인색한지 등등을 말이다. 그렇게 화살표를 긋게 만들다가도 인물들은 한층 복잡하게 그려져있다. 선악의 이중성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나약함을 그대로 묘사하려고 했다고나 할까?

소설 마지막에서 떠오른 말은 친절함, 관대함, 주고받는 마음... 그런 것들이다. 흡사 김연수 작가의 글들도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소설의 원제는 The Feast라고 한다. 마지막 축제에 참석하는 자들, 화해의 자리이자 속죄의 자리에 함께한 사람들, 그 파티에서 인간은 결코 혼자서 살 수 없음을, 이 세상은 절뚝이더라도 함께 걸어가야 하는 것임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설령 그 후에 각자의 길을 가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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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슈 파랑
기 드 모파상 지음, 송설아 옮김 / 허밍프레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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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슈 파랑』​​

기드모파상 (지음) | 송설아 (옮김) | 허밍프레스 (펴냄)​

[무슈 파랑] ... 가벼운 책 속의 글들은 결코 가볍지가 않았다. 모파상이 왜 단편소설의 귀재인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이 소설들을 지금에서야 읽게 됐는지 하는 아쉬움도 저절로 생겼다.

얼마 전 세계문학담당 에디터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보다가 여름휴가 때 들고 가기 좋은 소설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담당 에디터들은 각각 헤밍웨이와 서머싯 몸을 뽑았다. 휴가지에서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들을 각각 소개해 주어서 꽤 흥미가 있었다. 거기에 더해 난 모파상을 슬그머니 끼워 넣고 싶었다. 특히 이 책 [무슈 파랑]은 가볍게 읽기가 좋아서 슥 한 권 가방 안에 껴 넣어도 전혀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예전에 이동진 평론가의 에세이에서 잠깐의 시간 동안 독서 하기 좋은 환경이란 바로 책을 손에 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는 것보다는 손에 들고 다니는 것이 짬독서를 하기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 낯선 사람과 괜히 어색하게 마주칠 때 그때가 책을 꺼내 읽기 좋다는 것...ㅎㅎ 나름 써먹기 좋을 팁인 듯싶다. 생각보다 많은 글들을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지하철에서 읽었다.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검진하러 가는 길에 오다 가다 읽기가 좋았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는데(모두들 스마트폰), 왠지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생산적으로 느껴져서 시간을 더 아끼는 기분이었다고 할까...

무슈 파랑 속 소설들은 하나같이 생각해 볼 것이 많았다. 모파상을 읽으면 왠지 체홉이 생각난다. 비교점이 많은 작가인 듯하다. [사랑], [위송 부인의 장미 청년], [테오듈 사보의 고해성사], [무슈 파랑] ... 인간의 현실을 떠오르게 하는 소설이면서도 그 속에 위트와 서늘함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단편 [위송 부인의 장미 청년]이 기억에 남는다. 그 시절 위송 부인은 장미 청년을 내세워서 정절, 순결 등의 표상으로 삼고자했다. 하지만 청년은 장미 청년이 되어서 상금과 예금통장을 손에 넣자 곧바로 다른 것으로 관심을 돌린다. 중독은 인간의 습성이다. 한 가지를 얻지 못하면 이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 마련이다. 장미 청년이 위송 부인의 바람대로 순결하고 순진했을 수나 있으나 그것은 그의 습성이 다른 곳에 쏠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타락할 수 있는 청년임에 틀림이 없었다. 돈만 주어진다면 말이다. 장미 청년은 단편임에도 액자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소설 형식상 이 소설은 중편으로 갈 수 있는 여지를 충분히 남겨주었다.(왠지 더 읽고싶고 궁금한 기분이 든다) 소설 속 화자인 라울은 지소르를 지나던 중 그곳에 살던 지인이 생각났다. 바로 알베르 마람보. 중학교 동창임에도 12년간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편지로 소식을 전하는 사이였다. 지소르에서 그가 의사로 일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중 그 마을에서 마람보를 만나기로 한다. 마람보에게 느껴지는 술독의 기운... 마람보는 지소르에 대해서 열심히 라울에게 설명한다. 길가의 주정뱅이들을 보고는 그 사람들을 위송 부인의 장미 청년이라고 칭하면서 말이다. 거기서부터 장미 청년 이시도르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설 속 마람보에게서 왠지 장미 청년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은 억지일까? 쉴 새 없이 지소르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입은 쉬지 않고 먹을 것을 탐하고 있다. 미식이야말로 삶의 절대치로 여기는 마람보에게서 라울이 느낀 것은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마람보도 또 다른 장미 청년이 아닐까 싶다. 중독된 대상은 다르지만... 우리 삶 속에서 우리가 중독된 것은 과연 무엇일까? 중독된지도 모른 채 지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또 다른 의미의 장미 청년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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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군주론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9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김용준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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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 미래와사람 (펴냄)

마키아벨리는 왜 이런 글을 쓰게 되었을까? 읽어보니 이 책이 왜 바티칸에서 금서로 지정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대목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인간의 모습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솔직하게 그렸다는 것에 대해 놀라웠다. 마키아벨리가 있던 그 당시의 15세기 이탈리아는 그야말로 혼란의 시기였다. 마키아벨리는 누구보다 그 시기에 통일을 염원했다. 사실 그는 메디치가에서 공화정으로 바뀐 그 시기 피렌체 외교관으로 뛰어난 임무를 수행한 일명 국가직 공무원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공화정에서 메디치가로 위세가 이어지고 마키아벨리도 그 시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 시기에 이탈리아는 여전히 많은 세력으로 나누어져 있었으며 외세의 침략이 빈번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는 무리에 떨어진 짐승을 노린다. 그 당시 이탈리아가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 알 수 있었다. 이때 마키아벨리의 머릿속에 들어 온 것은 아마 부강한 나라, 강한 군주, 통일된 나라 이지 않았을까? 이 시기는 종교개혁으로 인해 교회 질서가 파괴되고 군인, 관료 제도 등의 근대국가 개념이 싹틀 때였다. 그만큼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시급했던 때였다.

이 책은 마키아벨리가 이탈리아의 통일과 번영을 바라면서 쓴 책이라고 한다. 처음에 책 앞머리에서는 그가 책을 쓴 목적이 드러나는데 마키아벨리는 이 글을 위대한 메디치께 바친다는 서문이 나온다. 오직 군주를 위한 책이다. 처음에 그는 이 책의 주인을 찾지 못해서 고심을 한 듯하다. 줄리아노 전하를 거쳐 다시 후원자가 바뀌어서 최종적으로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헌정했다. 하지만 로렌초가 이 책을 받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한다. 만일 받았다면 메디치 가문은 쫓겨나는 대신 부강한 이탈리아를 손에 넣었을까? 음... 그것도 아닐지도. 이 책은 군주를 위한 군주론이라고 봐야 할 듯하다. 마키아벨리에 의하면 과연 한 국가가 성공할 수 있다면 어떤 군주가 나와야 할까... 이 책에서 강조하는 군주의 자질은 신생 국가에서 필요로 한 군주의 이미지이다. 신생국가는 만들어지기도 쉽지만 그만큼 성공하는 것은 어렵다. 마키아벨리는 국가가 성공하기 위한 군주의 자질을 과연 어떻게 설명해 놓았을까?

책은 총 2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부터 11장까지는 군주국의 종류와 특징과 통치방법이 기술되어 있으며 12장부터는 군대와 군주의 관계가 나온다. 15장은 군주의 덕목을 이야기하며 24장부터는 운명에 대한 대처 방법을 마키아벨리식으로 서술해놓고 있다. 개인적으로 군주의 덕목에 관한 마키아벨리의 시각은 충격적으로 와닿았다. 군주는 사랑과 약속을 피하고 갖춰야 할 덕목으로 두려움과 인색함, 그리고 약속을 어기는 것을 해야 한다는 대목이라니... 정 반대의 사람이 군주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닐까... 왜 이런 사람이 군주가 되어야 한다고 했을까? 무엇보다 마키아벨리의 머릿속에 있었던 것은 강한 군주, 행동하는 군주의 표상이었을 것이다. 신생 국가의 군주란 모름지기 실행력, 행동력을 가져야 한다. 국방, 그것도 자주국방에 국가의 자원을 써야 하고 (그래서 인색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군주란 상황이 바뀌었을 때는 필요에 따라 여우나 사자처럼 말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도 한다.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예전 약속에 몰두한다면 일을 그르칠 것이라는 것이다. 가장 와닿은 것은 그래도 군주는 미움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부모의 죽음보다 자신의 것을 누군가가 강탈했을 때 심한 분노를 느낀다는 것...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그래서 군주는 함부로 백성의 것을 강탈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첨꾼을 멀리하라는 말도 한다.

군주론은 이 시대의 군주상에는 안 맞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시대에 필요했던 군주의 모습은 이랬구나싶었다. 이만큼 사회가 혼란했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개인적으로 운명에 관한 그의 말이 참으로 인상 깊었다. 의지대로 사는 삶은 힘들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그때그때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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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 11 : 오디세우스 - 정재승 추천, 뇌과학을 중심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12가지 키워드로 신화읽기 그리스·로마 신화 11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정재승 추천 / 파랑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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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11』​​오디세우스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 파랑새 (펴냄)

이번 파랑새 출판사에 나온 책은 무려 오디세우스에 관한 책이다. 어찌 흥미롭지 않을 수 있을까... 여러 신들이 인간인 그를 사랑했고, 원했다. 하지만 그는 나름대로 꽤 올곧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너무 고리타분한 존재일지도 모르지만... (오디세우스에 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는 일은 나름 꽤 재미있다. 참 흥미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익히 안다고 생각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게 해 준 이런 기획... 그것도 뇌과학에 대한 키워드를 가지고 풀어내다니 참 스토리텔링이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신화에서의 키워드는 우정이다. 오디세우스의 시련은 사실 전쟁에서의 승리 이후였다. 부하들을 데리고 무사히 고향인 이타케로 가는 것 말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험난한 시련과 고난이 존재했고, 오디세우스는 그때마다 적절한 도움과 기지로 그 모든 것을 이겨냈다. 물론 부하들을 잃어버리는 뼈아픈 상실도 겪어야 했지만 말이다.

작년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새롭게 해석한 소설 키르케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은 적이 있다. 그 소설에 나온 키르케와 오디세우스 그리고 텔레마코스와의 관계는 참 흥미로웠다. 물론 빼놓을 수 없는 페넬로페에 대한 이야기도 말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오늘날까지 다양하게 해석되고 또 여러 가지 버전으로 활용되는 것은 그 속에 나와있는 세계의 모습이 오늘날의 인간 군상들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신들이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을 풍기고, 잔인하기는 상상을 초월하기까지 하다. 어떤 부분은 끔찍해서 얼굴을 들 수조차 없고 말이다. 그만큼 흥미롭다.

어느 날 지인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파랑새 출판사에서 나오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가장 읽기가 수월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청소년이 읽기에 무척 좋다는 말도 함께 말이다. 이번 책에서 보면 중간중간 있는 삽화도 멋있고, 책 한 장 한 장 넘어감이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이제는 신화 자체를 어려워해서는 안된다는 말도 되리라... 신화란 너무도 재미있는 이야기이니까 말이다.

요즘은 코로나 이후라서 그런지 전시회들이 참 많다. 대부분 서울, 경기도에 편중된 전시라서 지방에 사는 나같은 사람은 아쉽기도 하다. 미술, 특히 서양미술의 이해는 신화의 이해가 필수인 것 같다. 다 알지는 못해도 들은 깜냥이라도 있으면 왠지 미술의 이해도가 확 올라가는 것을 느낀다. 아는 만큼 배운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번 휴가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시 읽고 좋아하는 미술 전시에 가보는 것도 흥미로운 선택일 것 같다. 앞으로 나올 파랑새의 시리즈가 더욱 기대되고 궁금해진다. 다음의 이야기는 어떤 키워드로 묶일 건지 상상해 보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이번 기획 역시 상상해 본다. 나라면 오디세우스를 어떤 키워드로 생각했을까? ㅎㅎ 고집, 집념, 외골수 등등 아마 너무도 인간적인 키워드로 묶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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