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 - 아빠와 딸, 두 사람의 인생을 바꾼 베이킹 이야기
키티 테이트.앨 테이트 지음, 이리나 옮김 / 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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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

키티 테이트, 앨 테이트 (지음) | 이리나 (옮김) | 윌북 (펴냄)

오렌지 빛깔의 이쁘고 두툼한 책에서는 왠지 갓 구운 바게트 빵 냄새가 날 것 같았다. 책을 펼쳐보니 면지에서부터 아기자기한 와틀링턴 마을 그림이 그려져있다. 그리고 그 속에 존재하는 사랑스러운 오렌지 베이커리... 동네를 사랑하려면 이런저런 곳들이 필요하다. 좋은 식료품 가게도 있어야 하고, 학교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문구점, 커피집, 무엇보다 갓 구운 빵 냄새가 뽀르르 풍겨오는 맛있는 동네 빵집이 있다면 아마 그곳을 무척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여기 이 마을, 키티와 앨이 사는 마을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울지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학교생활에 심각할 정도로 적응하지 못하고 공황발작을 일으키기도 한 키티를 보면서 내가 만일 보호자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이 많아진다. 키티 부모님의 선택은 얼마나 탁월했던가? 키티를 관찰하고 키티가 빵 만드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재능이 있다는 것까지 알아차린다. 키티는 빵의 배합부터 맛의 배합까지 기가 막히게 빨리 배워나갔다. 천부적인 소질이 보이는 브레드 메이커였다.

오렌지 베이커리를 시작한 계기는 전혀 계획할 일이 아니었고 키티의 마음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서였지만 빵을 구우면서 점점 그 치유는 마을 너머로까지 퍼져나갔다. 세상에는 더 많은 빵이 필요했다. 그냥 빵이 아닌 정성을 다한 위로의 빵이 말이다. 키티 부녀는 점점 더 많은 빵을 구웠고, 삽시간에 소문은 퍼졌다. 그리하여 그들은 오렌지 베이커리를 낼 수 있었다. 그들은 먹이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ㅎㅎ 아마 선한 사람들이 베푸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이리라...

오렌지 베이커리의 사워도우를 보면서 지금 현재의 빵들을 생각해 본다. 언제부터인가 빵은 탄수화물 중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것 같다. 하지만 반면 맛있는 빵들은 예전보다 더 많이 나온다. 그리고 건강한 빵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호밀로 만든 빵이며 각종 잡곡류를 섞은 빵, 오랜 시간을 들여 반죽하고 발효시킨 신맛이 나는 사워도우빵 등 등.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많이 알고 싶다. 빵의 냄새만큼은 정말 참을 수 없다. 특히 오븐에서 갓 꺼내진 빵들 말이다. 책 속에서는 빵 껍질이 차가운 공기와 만나서 탁 탁 갈라지는 소리를 브레드 송으로 표현한다. ㅎㅎ 그리고 여러 가지 레시피를 책 속에 넣어놓았다. 책 말미에는 꽤 많은 분량을 레시피가 실려있다. 혹 집에 베이킹 관련 도구가 있거나 베이킹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해볼 만하겠다. (난 그냥 사 먹는 것으로 ㅎㅎ )

삶이 무의미해지고 허무해지는 것도 아주 작은 이유에서 시작될 수 있듯이 삶의 의미를 찾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키티가 빵을 통해 자신의 삶의 이유를 찾았듯이 말이다. 그저 밀가루를 반죽하고 빵을 굽기만 했을 뿐인데 아이에게 그것은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왔다. 물론 빵만 굽는다고 슬럼프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너무 열심히 빵에 집착한 키티, 과한 아드레날린 속에서 브레이크를 잡아야 할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키티는 그녀를 사랑하는 주변의 도움으로 관심을 쏟을만한 다른 것, 빵 말고도 다른 무엇에 흥미를 찾고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삶이 버겁다면 스스로를 잘 관찰해 보자. 그리고 주변을 잘 관찰하자. 희망을 잃어가는 사람에게 키티가 말하는 듯하다. 오렌지 베이커리에 오라고.. 그러면 갓 구운 빵을 대접한다고 말이다. 새로운 희망이 몽글몽글 솟아나는 바삭한 빵들을...... .

추신> 키티가 신은 신발 노란색 컨버스.. 너무 잘 어울린다. 생각해 보니 나에게도 푸른색 컨버스가 있었다. 그것도 목이 긴 똑같은 버전으로ㅎㅎ 오랜만에 꺼내 신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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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예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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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예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펴냄)

책을 처음 읽고 든 생각은 무섭다였다. 왜 미래는 항상 암울하게 그려지는가? 현대 사회의 기술 발달은 왜 한결같이 자연의 길과는 반대로 가는가? 우리 인류의 상상력과 기발함을 자연을 거스르는데 쓰지 않고 자연을 되살리는 데 쓴다면 미래는 희망적으로 그려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 미래가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유토피아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대들. 하지만 우리 인류가 다시 선사시대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뭔가 다른 방식의 개발과 발전이 이뤄져야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꿀벌의 예언]을 통해 베르나르가 하려는 말은 과연 무엇일까? 단순히 지구의 위기를 경고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온난화, 인구 집중, 식량 고갈... 사실 그 모든 것이 이미 현대 인류에게 닥친 당면한 과제라는 것이 심히 걱정스럽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전 세계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섬나라 하나가 통째로 물에 잠겨 사라졌으며, 호주에는 기이한 기상이변으로 인해 국토의 많은 산림이 산불로 인해 사라졌다. 귀엽게만 여긴 코알라가 불에 타서 숨진 장면은 텔레비전 화면에서 본 가슴 아픈 장면 중 하나로 남아있다.

소설 속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는 고등학교 역사교사로 나이는 33세이다. 그가 어느날 오팔 에체고옌을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최면의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하여 둘은 연인이 되어 오팔은 하프 연주자로 르네는 최면사로 새로운 길을 걷게 된다. 그 둘은 유람선 공연장에서 판도라의 상자라는 공연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한 여성을 만나는데... 그 여성의 요구가 계기가 되어 르네는 새로운 모험을 떠나게 된다.

여성을 통해 만나게 된 미래의 지구... 르네는 르네 63을 최면을 통해 만나게 된다. 최면이 과거만 보는 퇴행 최면이 아니라 미래로까지 열리게 된 것이다. 그곳에서 맞닥뜨린 끔찍한 지구의 모습은 가히 절망적이었다. 지구온난화, 인구증가, 기후 이변, 식량 고갈 등의 총체적 문제가 산재되어 있었다. 르네 63는 르네에게 꿀벌의 예언에 대해 말한다. 꿀벌의 예언서를 통해 지구 위기 해결의 열쇠를 찾을 수 있다고 말이다.

일자리도 잃고 연인인 오팔도 떠났다. 르네는 어찌어찌해서 소르본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되고, 그곳에서 본격적으로 꿀벌의 예언서를 찾아서 떠나는데... 2권으로 이어질 르네의 여행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리고 대단원이 펼쳐지게 될 꿀벌의 예언서가 너무나 궁금하다. 과연 그 안에는 어떤 내용이 실려있을까? 인류 모두를 구할 해법이 나와있을까?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그곳에 어떤 해법을 숨겨놓았을까? 그 해법은 과연 모든 인류가 수긍할만한가? 실현 가능한가? 수많은 물음을 접어두고 [꿀벌의 예언] 2 권을 펼쳐본다. 베르나르의 해법을 생각하면서 나만의 해법은 과연 무엇일까?도 고민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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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스파이 앙상블
이사카 고타로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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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스파이 앙상블』​​

이사카 고타로 (지음) |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펴냄)

여름 소설로 제격인 소설을 만난 듯하다. 솔직히 이사카 고타로하면 왠지 청춘이라는 단어와 물빛이 연상된다. 그의 전작에서도 그러하고 말이다. 전체적으로 삶에 대한, 이웃에 대한 따뜻함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어느 정도 선입견 또한 있었던 것도 같다. 사실 세상을 그렇게 만만하게 볼 것은 아닌데... 아직 뭘 모르는군...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내 선입견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글라이더와 엔진... 소설을 상징하는 키워드들이다. 삶에 대해서 주도권을 갖고 문제를 하나 둘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 뿌리를 두고 일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글라이더와 같은 삶을 꿈꾸기도 한다. 여기 취업 준비생인 마쓰시마가 나온다. 여자친구로부터 엔진이 없는 것 같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 결국 기를 쓰고 우연히 이름있는 회사에 취업하고 하루하루를 재미없게 살아간다. 과연 그는 언젠가는 글라이더와 같은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이사카 고타로의 글 역시 대지진 전과 후에 달라진 듯하다. 아마 많은 일본인들의 삶이 그러했겠지만 말이다. 이 소설 [마이크로스파이 앙상블]은 이나와시로 호수를 다시 관광명소로 되살리기 위해 매해 개최되는 음악 축제인 오하라☆브레이크에서 작가가 한편씩 발표한 소설들을 엮은 책이다. 그러기에 소설 한편 한편에는 1년씩의 간극이 존재하고, 총 7년의 세월이 녹아있다. 아마 그래서 소설이 단편인 듯 장편으로 보이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묘하게 모든 글들은 한곳에서 만난다. 바로 이나와시로 호수에서 말이다.

책을 읽고 이나와시로 호수를 찾아보았다. 대지진 이전에는 각광받았던 곳이 이후 황폐한 도호쿠의 상징으로 되다니... 하지만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제는 점차 활기를 찾게 되는 듯하다. 후에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해 보고 싶다. 그 푸르고 시린 이나와시로 호수를 말이다. 아마 그곳에서 왠지 글라이더를 만나게 될 것 같다. 에이전트 하루토를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의 문제를 갖고 있지만 글라이더를 꿈꾸는 모든 엔진들을 위한 책이다. 올여름에 읽기 참 좋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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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주의보 이판사판
리사 주얼 지음, 김원희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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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주의보』​​

리사 주얼 (지음) | 김원희 (옮김) | 북스피어 (펴냄)

이 책을 읽기 전에 편집자님의 편지를 우선 보았다. 책과 함께 동봉된 글이었다. 그 속에서 리사 주얼이 얼마나 이야기를 잘 쓰는 작가인지, 정말 소설이라는 것을 쓰려면 이렇게 써야 한다는 것, 표준 작법서에 정통한 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아마 리사 주얼의 책이 그중 속하지 않을까 하는 것 등등이 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래서일까... 왠지 이 책은 그냥 섣불리 읽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분석을 해보려고 노력했다. 과연 왜 리사 주얼은 여기에 이런 대목을 넣었을까? 왜 이런 트릭을 심었을까? 이 주인공의 결핍은 과연 무엇일까? 등등의 것들...

지금은 소홀해졌지만 예전에 나는 팟 캐스트를 자주 들었다. 특히 범죄 관련 에피소드 등을 전문적으로 방송하는 팟캐스트가 있는데, 지구상에 있는 이름 모를 범죄자 집단은 모두 나와있는 듯했다. 그중 가장 최악으로 무서웠던 것은 일본 한 가정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어떠한 여성이 한 남성을 집으로 데려와서 그 남자에게 모든 가족이 세뇌를 당하고 결국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결국 살인이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이 책 [가족 주의보]역시 낯선 이들이 한 가족의 일원으로 찾아와서 어떤 보이지 않는 위협이 된다는 면에서는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책의 인칭이 번갈아 가면서 바뀌고, 그 인물 자체가 어떤 인물인지 특정하기가 어렵게 책은 서술되어 있다. 오히려 그런 면에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지금도 어디선가 벌어지면 안 되지만 (세상은 워낙 넓기에) 이런 사이비들이 침투 안 하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만일 당신 혹은 주변 사람이 어떤 사이비를 만났을 때 경각심을 갖게 해주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책 속에서 가장 이해 안 되는 인물은 헨리였다. 헨리는 책을 전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주인공이자 가장 행동력 있고, 똑똑한 아이다. 다만 그에게는 한 가지 결핍이 있었다. 그 결핍은 핀에서 비롯된다. 어린 시절 그에게서 느낀 강렬함, 하지만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는 운명... 그 속에서 헨리는 어떤 결정을 해야 했고, 또 살아남아야 했다. 안쓰러운 인물이다. 만일 그에게 버디나 데이비드가 같은 인물이 안 나타났더라면 어땠을까? 원래대로 고급 학교에 진학할 터였고(물론 집을 팔아야했겠지만), 그 속에서 많은 다채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만났을 터였다. 물론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도 이뤄지는 시점이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안타까운 인물은 역시 헨리의 여동생인 루시이다. 아름답고 오빠처럼 영리하지만 어린 시절 갇혀지내며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로 인해 유린당하게 되는 인물... 루시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을까? 루시나 헨리나 어리지만 결단할 시기는 언제든지 있었다. 바로 이 집을 떠날 시기 말이다. 떠나서 도움을 구하던지, 아니면 다른 삶을 살던지... 어린 자식들을 지켜줘야 할 어른들이 오히려 아이들의 성장에 방해되고 그들을 망치고 있다면 우선 그 삶을 탈출해야 한다. 그래야 답이 보인다.

세상에는 많은 이데올로기와 사상들이 있다. 지금도 유튜브를 켜보면 다들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요구한다. 미니멀리즘, 채식주의, 민족주의 등등 하지만 과연 외부에서가 아니라 내적에서 오는 욕구들을 우리는 얼마나 받아들이고 인정하는가? 스스로의 안쪽에서 자그맣게 타오르는 욕구들 말이다. 무언가가 보여서 그것을 소비하고 남들이 좋다니까 그것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 무언가의 끌림은 무엇인가?

위험의 촉은 본능적이다. 헨리에게 그 본능은 있었지만 그들의 부모에게 없었던 것이 너무 아쉽다. 그리고 소설 너머에 있는 위험... 헨리에 다가가는 핀에게 느껴지는 위협... 핀에게도 본능은 있지만 과연 그것을 내칠 의지가 있을까? 헨리는 너무 강력해 보이니 말이다. 과연 후속편이 있을까? 소설의 여운이 지금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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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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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펴냄)

베르나르 베르베르 하면 으레 이런 수식어가 붙는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 작가, 개미에서 시작한 작가 등등의 말이다. 하지만 이제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베르나르가 한국에서 유독 사랑받는 건 맞지만 왜 사랑받는지 그 원인을 직접적으로 지적하고 연구하는 자들은 무척 드문듯하다. 왜 그는 유독 인기일까? 그 이유를 난 이 자전적인 에세이를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베르나르의 책은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 역시 소설가의 글답게 전혀 에세이스럽지 않고, 뭔가 자전적인 소설 한 권을 읽은 기분이 들었다. 어린 시절 유별났던 성장과정을 비롯해서 십 대 시절 그 어린 나이에 눈뜬 동양철학, 명상에의 탐구, 그리고 학창 시절 남보다 뭔가 다른 것을 만들고자 하는 열정으로 시작한 그만의 화보 창간, 심지어 이 화보는 냄새와 함께 만화를 즐기고 음악을 즐기게 연구했다니... 베르나르만의 독특한 발상이었다. 그 후 그의 진로는 한 회사의 기자로 시작하지만 이것은 그에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다. 연신 한 잔 더를 따라주는 마음씨 좋은 이웃들 덕분에 불콰한 얼굴로 기사를 넘기고, 또 다음 취재를 시작하고... 아마 이때의 경험들이 그에게 많은 소설들을 창작하는 영감이 되었으리라... 그 경험 외의 그전 경험으로도 그는 많은 작품들의 영감을 찾았으니 말이다.

에세이는 베르나르의 삶과 글쓰기를 묘하게 연관시켜놓고 있다. 그의 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왜 이런 글을 쓸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간다. 남보다 빠른 동양철학에 대한 호기심 어린 탐구, 그리고 명상을 통한 유체이탈?의 경험 등 그에게는 뭔가 새로운 차원에의 호기심이 존재했다. 그런 것들이 아마 대상을 유심히 관찰하는 습성을 그에게 부여한 것이리라... 그 유명한 개미 역시 그의 놀랍고도 끈질긴 관찰과 상상력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니 말이다.

개미는 그의 나이 29살이 되던 1991년도에 출간되었다. 한갓 미물에 불과한 개미의 세계를 베르나르는 방대한 지식 저 머너의 세상으로 올려다 놓았다. 아무도 관심 같지 않던 그 조그만 사회는 베르나르로 인해서 급부상하게 된다. 그 이후 그의 행보는 다양하다. 각종 상상력이 놀랍게 발휘된 여러 종류의 SF 소설들을 출간하고, 그의 고양이를 관찰해서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발표하고, 이제 그의 신작 꿀벌이 날갯짓을 하는 중이다.

베르베르는 성실한 작가이다. 한 작품을 남기고 사라지는 작가도 많은 현실이지만 그의 글은 끊임없이 주목을 받고 울림을 준다. 그리고 그는 관찰의 대가이다. 여러 가지 사물을 그만의 느낌과 생각으로 관찰 후 그려본다. 그리하여 독자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 보여준다. 베르베르는 끊임없이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어때? 이렇게 보아도 재밌지 않아? 이렇게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그에게 묻고 싶다. 책의 제목처럼... 오늘은 뭘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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