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군주론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9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김용준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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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 미래와사람 (펴냄)

마키아벨리는 왜 이런 글을 쓰게 되었을까? 읽어보니 이 책이 왜 바티칸에서 금서로 지정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대목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인간의 모습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솔직하게 그렸다는 것에 대해 놀라웠다. 마키아벨리가 있던 그 당시의 15세기 이탈리아는 그야말로 혼란의 시기였다. 마키아벨리는 누구보다 그 시기에 통일을 염원했다. 사실 그는 메디치가에서 공화정으로 바뀐 그 시기 피렌체 외교관으로 뛰어난 임무를 수행한 일명 국가직 공무원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공화정에서 메디치가로 위세가 이어지고 마키아벨리도 그 시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 시기에 이탈리아는 여전히 많은 세력으로 나누어져 있었으며 외세의 침략이 빈번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는 무리에 떨어진 짐승을 노린다. 그 당시 이탈리아가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 알 수 있었다. 이때 마키아벨리의 머릿속에 들어 온 것은 아마 부강한 나라, 강한 군주, 통일된 나라 이지 않았을까? 이 시기는 종교개혁으로 인해 교회 질서가 파괴되고 군인, 관료 제도 등의 근대국가 개념이 싹틀 때였다. 그만큼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시급했던 때였다.

이 책은 마키아벨리가 이탈리아의 통일과 번영을 바라면서 쓴 책이라고 한다. 처음에 책 앞머리에서는 그가 책을 쓴 목적이 드러나는데 마키아벨리는 이 글을 위대한 메디치께 바친다는 서문이 나온다. 오직 군주를 위한 책이다. 처음에 그는 이 책의 주인을 찾지 못해서 고심을 한 듯하다. 줄리아노 전하를 거쳐 다시 후원자가 바뀌어서 최종적으로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헌정했다. 하지만 로렌초가 이 책을 받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한다. 만일 받았다면 메디치 가문은 쫓겨나는 대신 부강한 이탈리아를 손에 넣었을까? 음... 그것도 아닐지도. 이 책은 군주를 위한 군주론이라고 봐야 할 듯하다. 마키아벨리에 의하면 과연 한 국가가 성공할 수 있다면 어떤 군주가 나와야 할까... 이 책에서 강조하는 군주의 자질은 신생 국가에서 필요로 한 군주의 이미지이다. 신생국가는 만들어지기도 쉽지만 그만큼 성공하는 것은 어렵다. 마키아벨리는 국가가 성공하기 위한 군주의 자질을 과연 어떻게 설명해 놓았을까?

책은 총 2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부터 11장까지는 군주국의 종류와 특징과 통치방법이 기술되어 있으며 12장부터는 군대와 군주의 관계가 나온다. 15장은 군주의 덕목을 이야기하며 24장부터는 운명에 대한 대처 방법을 마키아벨리식으로 서술해놓고 있다. 개인적으로 군주의 덕목에 관한 마키아벨리의 시각은 충격적으로 와닿았다. 군주는 사랑과 약속을 피하고 갖춰야 할 덕목으로 두려움과 인색함, 그리고 약속을 어기는 것을 해야 한다는 대목이라니... 정 반대의 사람이 군주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닐까... 왜 이런 사람이 군주가 되어야 한다고 했을까? 무엇보다 마키아벨리의 머릿속에 있었던 것은 강한 군주, 행동하는 군주의 표상이었을 것이다. 신생 국가의 군주란 모름지기 실행력, 행동력을 가져야 한다. 국방, 그것도 자주국방에 국가의 자원을 써야 하고 (그래서 인색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군주란 상황이 바뀌었을 때는 필요에 따라 여우나 사자처럼 말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도 한다.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예전 약속에 몰두한다면 일을 그르칠 것이라는 것이다. 가장 와닿은 것은 그래도 군주는 미움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부모의 죽음보다 자신의 것을 누군가가 강탈했을 때 심한 분노를 느낀다는 것...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그래서 군주는 함부로 백성의 것을 강탈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첨꾼을 멀리하라는 말도 한다.

군주론은 이 시대의 군주상에는 안 맞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시대에 필요했던 군주의 모습은 이랬구나싶었다. 이만큼 사회가 혼란했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개인적으로 운명에 관한 그의 말이 참으로 인상 깊었다. 의지대로 사는 삶은 힘들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그때그때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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