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성주의 - 미국이 낳은 열병의 정체
모리모토 안리 지음, 강혜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큰 기대를 안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생각도 못한 사건들이 반지성주의의 모태로 호명되어 매우 놀랐다. 종교개혁, 미국건국, 신앙부흥운동...저자는 미국의 '종파성'을 '신과 각자 다른 방식으로 관계맺을 수 있는 자유'라고 매우 긍정적으로 보지만, 실제로 발현되는 반지성주의의 현상들(그 중에서도 트럼프 당선이 손꼽힐 만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을 보면 과연 이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질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우리나라를 보아도 그렇다. 미국의 '신앙부흥운동'에 맞대응할 만한 것이 1903년 평양 대부흥운동과 6~70년대 순복음교회식 부흥회일 것인데, 이 좁은 국토에서 그 '종파성'은 평등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목사에 대한 맹종, 서로 이단이라고 물고뜯기, 신도수 확보를 위한 반강제적 가두선교 등 이른바 '개독'을 낳았다. 반지성주의에 대한 역사적 개괄은 재미있고 지금까지 생각도 해 보지 않았던 지점을 일깨우는 바가 있었지만, 반지성주의가 현재에 나타나는 모습들과 그 대책 부분도 서술하는 책이라면 좋았겠다. 조금 아쉽기는 해도 훌륭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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