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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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이라는 제목 자체에서 풍기는 묘한 주관적인 환상이 엿보이기도 하는 책이었다.

책을 주문하고 받자마자 집어들고 1시간 반 남짓 다 읽어 버렸다.

정말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처럼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처음엔 생각보다 얇은 책의 두께에 적잔이 실망도 했다. 아마도 이렇게 짧은 책에 얼마나 대단한 내용을 실을수 있겠는가. 하는 의심때문이었던것 같다.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70세 노인 김병수. 그는 자신이 데려다 키운 은희를 연쇄살인마로 부터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빠져있다. 하지만 그를 괴롭히는 것은 과거 자신이 연쇄살인을 저지를 때의 기억은 생생하지만 최근의 기억을 자꾸 까먹는다는데 있다. 

그가 적었던 일기는, 그가 녹음했던 오늘의 일들의 얼마만큼이 사실이고 얼마만큼이 그의 환상이었을까?

 

 

날짜 없는 일기를 연상케 하기도 하는 이 책을 읽으며 나는 특히 결말보다는 중간부분에서 더 짜릿짜릿한 느낌을 받았다.

'아빠 우리집에 개가 어딨어요?' 하는 대목부터 나는 내가 읽는 내용을 얼마만큼 의심해야 하는지 정말로 집중하며 읽었다.

 

 

일본소설중에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라는 작품을 다 읽은 후에 뜨악~ 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하지만 그 작품은 결말은 정말로 독자의 뒤통수를 강하게 내리치지만 본문의 내용은 그리 긴장감이 있지는 않았었다.

궂이 비교하자면 이 작품의 결말이 조금은 예상가능하기는 했지만, 읽는 내내 온 몸이 긴장하며 읽은 느낌이라 나는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보다 이 작품을 더 좋아할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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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의 유쾌한 소설 읽기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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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작가의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견해가 들어 있는 책들이 많지만, 마광수교수는 특히나 삐딱한 성의식으로 유명하기에 한번 쯤 그가 읽은 책들에 대한 해석을 듣고 싶었다.

역시나 내가 읽은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책도 많지만, 내 가 읽었으면서도 다르게 해석되는 것들도 있고, 우연치 않게 모르던 작가나 작품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책들도 있다.

 

 

예쁘고, 자유분방한 여자를 좋아하는 그의 취향은 여기에도 유감없이 나타난다. 자허 마조흐의 책 내용과 그의 이름에서 기인한 '마조히즘' 그리고 사드의 소설들과 또한 그의 이름에서 기인한 '사디즘'등에 관해서 알게 되는 계기도 있었지만, 그렇게 오래전에 지금으로서도 환영받지 못하던 성에 대한 책들이 나왔다는 사실이 놀랍다.

 

내가 알고 있었던 안데르센도 사실은 은근한 가학성이 다분한 내용들이라는 것과, 유달리 예쁘고 착한 여주인공과, 못생기고 못된 여자라는 이분법으로 못생긴 여자를 혐오했던 작가의 시선을 알게된건 충격이었다.

 

'고급 지식인들일수록 보신주의적 태도가 심하여, 어떤 경로로든 일단 우수작으로 선전된 작품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어 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매스컴이 큰 힘을 발휘하게 되고, 당연히 평론가들과 문화부 기자들이 큰소리를 치게 된다. 또한 종교나 이데올로기 문제를 소재로 하는 예술작품들이 대충 비난의 화살을 모면하게 되는 것도 같은 이치에서이다. 일단 어떤 카리스마적 권위를 가지고 있는 사상에 대해서, 많은 비평가들이 마치 뜨거운 감자를 대하듯 적당히 넘어가 주기 때문이다.' p88

 

그는 외국의 과한 성적 소설에 대해서 적당히 넘어가더라도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한 사실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입장이라 평론가들을 비판하고있다. 하지만 그의 말이 사실이기도 하다. 유명작품 특히나 요즘의 노벨상을 수상한 작품들은 정말로 재미가 없는 작품들이라 손에 잡기가 힘들때가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재밌어야 한다. 라는 그의 지론은 정말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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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이 예쁜 코리안 - 독일인 한국학자의 50년 한국 문화 탐색
베르너 사세 지음, 김현경 옮김 / 학고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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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많이 반성하고, 한국인이라는 자체가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시간이었다.

우리에게 밥이라는 것이 단지 쌀 그 이상의 음식이라는 것은 본능적으로 알지만, 영어에서 RICE 로 통하는 그 한 단어가 한국인에게는 논에 자라는 보리에서 추수한 할 때의 쌀, 그리고 나락등 그밖의 여러 단어가 있고, 익혀 먹는 밥이라는 단어는 먹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진지, 수라, 메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게다가 그저 밥이라는 것의 형태를 벗어나 잡곡밥, 오곡밥, 눌은밥, 흰밥... 얼마나 많은지에 놀라기도 했다.

그 밥이라는 것은 아직도 우리가 맛있게 먹으라는 표현보다 많이 먹으라는 인사를 들을 때 더 정답게 느껴진다는 자체만으로도 한국인에게 밥은 진정 쌀 그 이상의 음식이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에 대해 잘 알고 깊이 사랑하지만, 무조건 칭찬만 하지 않는 한국학자 베르너 사세의 글에 감명받기 까지 했다. 우리가 자부심이 과장되어 때로는 외국인에게 오만하고 민족주의적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지적도 있었는데, 그 예가 5000년 역사라던가, 단일민족이라고 강조하는 것, 한글로는 어떠한 소리나 말도 표현가능하다는 것 등이다.

우리는 알면서도 자부심에 취해 모르는척하는 짓을 잘한다. 한국인이 특히 남들과 비교해 우리가 우수하다는 칭찬을 듣기는 좋아하면서도 뼈있는 충고를 들으면 얼굴을 붉히고 싫은 내색을 하는 것만 봐도 알 것이다.

 

한글로 모든 소리가 다 표현된다는 말은 우리가 자주 쓰는 FIGHTING 이라는 단어에서도 알수 있다. 우리는 이 말을 '파이팅' 이라고 쓰지만 실제 영어발음은 '파이팅' 도 '화이팅'도 아닌 그 중간 f 소리를 한글에서는 표현하지 못한다.

 

한글이나, 가사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전문적인 해석이 많아서 약간은 지루하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기도 했지만, 작가의 한국에 대한 깊은 지식, 또 한국을 사랑하기에 외국인으로서 말해주는 뼈있는 충고는 깊이 새겨들을 만 했다.

한국인은 거의 입지 않는 한복, 아파트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한옥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외국어와 줄여쓰기가 난무하는 한글에 대한 자만심등에 대한 충고는 아마도 한국을 알리는데, 앞장스는 단체에서 새겨들어야 할것 같다.

 

전라도에 오래살았고, 60년대 부터 한국에 있었던 외국인으로서 마지막으로 한류를 선택하기보다 지역주의에 대해 언급했더라면 더 뼈아픈 충고를 듣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도 해보았다.

 

'나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실제 한국문화와, 말로만 홍보하는 상상의 한국 문화 간에 불일치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여기서 소극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상상의 한국 문화'라는 말을 통해 나는 공식적인 홍보의 실제 효과가 한국 사람들의 가슴속에 없을 때가 아주 많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한복은 두드러진 사례다. 왜 일부 공무원들은 한국에서 소수의 사람들만 결혼식이나 추석, 설날 같은 명절 때나 입는 옷을 강조하는가? 현대 한국에서는 예술가와 같은 사회 주변부의 소수 사람들이나, 재미있게도 아주 보수적이거나 심지어는 반동적인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한복을 입지 않는다.'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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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 삶이 때로 쓸쓸하더라도
이애경 글.사진 / 허밍버드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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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보이면 걱적될 때부터 사랑일까,

보고 있을수록 걱정될 때부터 사랑일까,

네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부터 사랑일까,

너에게 시선도 못주고 네 옆을 재빨리 지나갈 때부터 사랑일까,

하루에도 몇 번씩 네가 생각날 때부터 사랑일까,

머릿속에서 떨쳐 내려고 애쓰는 때부터 사랑일까,...

 

 
   

 

감정은 하루에도 수 백번씩 변하고, 이 감정이 기쁨인지 슬픔인지 조차 모를 때가 있다. 그때는 아마 사랑에 빠졌거나,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 이 책이 내 마음이 무엇이라고 말해줄수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예쁜 그림과 사진은 차분하게 읽고 감상하는데 도움을 준다. 읽다보면 시를 읽은것 같고, 에세이를 읽은것 같기도 하지만 결국은 스산한 감정을 이기지 못하는 또다른 질풍노도인 20-30대를 위한 차분한 다독거림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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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리고 조금은 서툰 당신에게 - 불안을 행복으로 바꾸는 26가지 마음 레시피
우사미 유리코 지음, 최윤영 옮김 / 큰나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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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내가 잘하고 있는지 항상 의문을 갖고 사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위안을 주는 26가지 조언들이 있다.

중부일본방송의 아나운서였고, 인터넷을 통한 카운셀링을 하는 공개 카운셀러로 15년 째 일학 있다고 한다.

 

손에 잡히고 예쁜 엽서같은 그림이 가득한 이 책을 처음에는 나도 닫힌 마음으로 봤는가보다. 전문가도 아닌 사람이 서툴게 조언한다고 날을 세우며 읽었던것 같다. 별로 공감가지 않았고, 작가의 조언이 비 전문가의 누구나 하는 말에 지나지 않은 것처럼 들렸으니까..

 

 

 

특히나 걱정안하기 연습이라는 조언에서는 현실성도 없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나열한 정도로만 보였다. 걱정이라는 것이 아침운동처럼 내마음대로 하고 안하고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 길지 않은 책을 단숨에 읽으면서 차츰 공감되는 말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문제가 일어났을 때, 어느 쪽이 타당한지를 지나치게 따지면 행복은 달아나 버리고 말아요. 친한 관계일수록 상대가 행복하지 않게 되면 자신도 행복할 수 없어요. 하나의 행복을 함께 나누고 있기 때문이지요. ' p101

이 부분은 부부간의 싸움에서 나 또한 경험한 모습이라 쉽게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 전부를 '불만의 재료'에서 '감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마음을 가지세요. p142

늘 더 많이 갖지 못해서 불행하다고 여긴 나에게 지금 내 주머니에 있는 돈을 행복하게 쓰라는 대목에서는 정말로 공감이 갔다.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도 불평만 하고 있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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