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이 예쁜 코리안 - 독일인 한국학자의 50년 한국 문화 탐색
베르너 사세 지음, 김현경 옮김 / 학고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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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을 읽으며 많이 반성하고, 한국인이라는 자체가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시간이었다.

우리에게 밥이라는 것이 단지 쌀 그 이상의 음식이라는 것은 본능적으로 알지만, 영어에서 RICE 로 통하는 그 한 단어가 한국인에게는 논에 자라는 보리에서 추수한 할 때의 쌀, 그리고 나락등 그밖의 여러 단어가 있고, 익혀 먹는 밥이라는 단어는 먹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진지, 수라, 메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게다가 그저 밥이라는 것의 형태를 벗어나 잡곡밥, 오곡밥, 눌은밥, 흰밥... 얼마나 많은지에 놀라기도 했다.

그 밥이라는 것은 아직도 우리가 맛있게 먹으라는 표현보다 많이 먹으라는 인사를 들을 때 더 정답게 느껴진다는 자체만으로도 한국인에게 밥은 진정 쌀 그 이상의 음식이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에 대해 잘 알고 깊이 사랑하지만, 무조건 칭찬만 하지 않는 한국학자 베르너 사세의 글에 감명받기 까지 했다. 우리가 자부심이 과장되어 때로는 외국인에게 오만하고 민족주의적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지적도 있었는데, 그 예가 5000년 역사라던가, 단일민족이라고 강조하는 것, 한글로는 어떠한 소리나 말도 표현가능하다는 것 등이다.

우리는 알면서도 자부심에 취해 모르는척하는 짓을 잘한다. 한국인이 특히 남들과 비교해 우리가 우수하다는 칭찬을 듣기는 좋아하면서도 뼈있는 충고를 들으면 얼굴을 붉히고 싫은 내색을 하는 것만 봐도 알 것이다.

 

한글로 모든 소리가 다 표현된다는 말은 우리가 자주 쓰는 FIGHTING 이라는 단어에서도 알수 있다. 우리는 이 말을 '파이팅' 이라고 쓰지만 실제 영어발음은 '파이팅' 도 '화이팅'도 아닌 그 중간 f 소리를 한글에서는 표현하지 못한다.

 

한글이나, 가사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전문적인 해석이 많아서 약간은 지루하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기도 했지만, 작가의 한국에 대한 깊은 지식, 또 한국을 사랑하기에 외국인으로서 말해주는 뼈있는 충고는 깊이 새겨들을 만 했다.

한국인은 거의 입지 않는 한복, 아파트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한옥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외국어와 줄여쓰기가 난무하는 한글에 대한 자만심등에 대한 충고는 아마도 한국을 알리는데, 앞장스는 단체에서 새겨들어야 할것 같다.

 

전라도에 오래살았고, 60년대 부터 한국에 있었던 외국인으로서 마지막으로 한류를 선택하기보다 지역주의에 대해 언급했더라면 더 뼈아픈 충고를 듣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도 해보았다.

 

'나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실제 한국문화와, 말로만 홍보하는 상상의 한국 문화 간에 불일치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여기서 소극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상상의 한국 문화'라는 말을 통해 나는 공식적인 홍보의 실제 효과가 한국 사람들의 가슴속에 없을 때가 아주 많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한복은 두드러진 사례다. 왜 일부 공무원들은 한국에서 소수의 사람들만 결혼식이나 추석, 설날 같은 명절 때나 입는 옷을 강조하는가? 현대 한국에서는 예술가와 같은 사회 주변부의 소수 사람들이나, 재미있게도 아주 보수적이거나 심지어는 반동적인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한복을 입지 않는다.'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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