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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담아, 제인 오스틴 - 제인의 사람과 사랑, 문학에 대한 가장 내밀한 생각을 나눈 편지들
제인 오스틴 지음, 유혜인 옮김 / 이일상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인 오스틴(1775-1817)의 서간집을 엮은 이 책은 현재 남아 있는 160여 통의 편지 가운데 작가의 삶과 생각을 알 수 있는 편지를 선별해 묶은 책이다.
제인 오스틴은 살아생전 더 많은 편지를 남겼지만, 언니 커산드라가 동생의 명성에 누가 될까 우려해 상당수를 불태웠다고 한다. 그 편지들이 남아 있다면 좀 더 입체적인 작가 오스틴을 알 수 있었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지만, 남아 있는 편지들로도 그녀의 평소의 여성으로서의 삶, 작가관을 잘 알 수 있다.
여성의 결혼에 관한 글을 썼던 제인 오스틴은 평생 미혼으로 살았지만, 그녀의 작품과 편지들은 그녀의 결혼관이 얼마나 뚜렷했는지, 여성으로서 제약이 많았던 당시 사회에서 사랑 없는 결혼의 무의미함을 드러냈다.
“사실 나는 엘리자베스가 지금까지 책에 등장한 그 어떤 인물보다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다른 건 몰라도 엘리자베스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과연 견딜 수 있을까”. p.172
작가 오스틴이 우려한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게 확실하다.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는 내가 생각해도 그 어떤 인물보다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SNS가 없고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매체가 없었지만, 19세기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이렇게 편지로 고스란히 남아 전해진다. 어떤 옷을 입고, 어떻게 이동하고,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서로 방문하고 예의를 갖추며 일상생활을 어떻게 보냈는지, 어쩌며 비밀스럽기도 하고, 감추고 싶어 하는 일들이 지금은 너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얼마나 자신의 의견을 성심성의껏 알리고 교류했는지 그녀의 편지를 통해 영국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그녀는 생애에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전쟁을 겪은 시기를 살았다. 태어나서 20대까지(1775~1800) 아버지가 목사관으로 있던 소박한 시골 스티븐턴에서 살았고 이후 바스, 사우샘스턴, 초턴과 윈체스터에서 보냈는데, 만나는 사람들과 지역에 대한 그녀의 묘사들을 보면 작가로서 그녀에게 도움이 되었을 것도 같다. 1817년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그녀의 마지막 생애를 보내면서도 작품 활동을 계속했는데 그녀는 애디슨병 혹은 부신과 관련된 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녀의 작품을 읽을 때면 사람들의 성격에 대한 묘사가 탁월함을 알 수 있는데, 몇 마디 말과 묘사로 인물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는 뛰어난 글 솜씨는, 그녀가 편지에서도 썼듯 구경거리 자체보다 그곳에 있는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 더 재미나다고 했던 사실로도 증명되는듯하다.
결혼에 관한 글을 썼지만, 평생을 미혼으로 살다간 작가 제인 오스틴의 편지들 그리고 그녀를 끝까지 아끼고 사랑한 언니 커산드라와 조카 패니의 사랑은 물론이고, 작가로서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가족들과 함께하며 결코 외롭지 않았을 그녀의 생 엿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