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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너머로 - 곰베 침팬지들과 함께한 30년 ㅣ 사이언스 클래식 40
제인 모리스 구달.제인 구달 연구소 지음, 이민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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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10년간의 연구 결과를 [인간의 그늘에서]로 집필했고, 20년의 연구 결과를 더해 1990년 [창문 너머로: 곰베 침팬지와 함께한 30년]이 출간되었는데 초판에 소개되었던 일부 침팬지들의 뒷이야기를 담아 제인 구달 침팬지 연구의 50년을 정리해서 개정판 [창문 너머로: 곰베 침팬지들과 함께한 30년]이 사이언스북스에서 나왔다.
제인 구달은 1960년에 야생 침팬지 연구를 시작했다.
제인 구달이 침팬지와 함께 한 세월은 올해로 65년에 접어든다. 침팬지에게 이름을 붙여 주고, 함께 생활하며 침팬지를 연구한 제인 구달의 연구는 기존의 연구와 사뭇 달랐다. 도구사용은 인간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시대, 인간이 사육장에서 교육한 것이 아닌, 자연에서 도구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밝혀 내며, 제인 구달은 연구의 성과를 올렸다. 이어 침팬지가 인간처럼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 영장류 중 인간만이 복잡한 감정, 잔인성, 교육이 존재한다고 믿었던 그 시기에 제인 구달은 침팬지 사회에서의 위계질서, 잔인성, 사랑 등 인간과 같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1986년 시카고 학회는 그녀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인간과 단지 1%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DNA를 가지고 있는 침팬지를 연구하다 환경 변화에 의해 침팬지는 물론 아프리카의 원주민까지 위협한다는 사실을 직면하고 연구자에서 활동가로 생활하고 있다.
동트기 전 침팬지 무리가 있는 곳으로 가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침팬지를 연구하는 제인 구달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쌍안경과 카메라, 수첩과 몽당연필과 소량의 점심거리만 챙겨 우거진 수풀에 자리 잡고 온종일 침팬지를 관찰하는 그녀의 일과는 그녀의 업적이 그저 행운이 아님을 증명하는 듯하다. 대자연의 장엄한 경치와 자연의 위대함을 경이롭게 바라보며 침팬지를 관찰하고, 하루를 정리하고, 글을 쓰는 그녀의 일상은 도구가 현대화되고, 연구 직원들이 늘고, 더 체계적으로 바뀌었지만, 침팬지를 관찰하고, 그들과 더 가까이 가려 하는 마음, 인간과 같은 감정으로 침팬지 무리를 몇십 년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모습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야생 상태에서의 관찰이 어떤 발견으로 성과를 내는 데 한계가 있음에도 침팬지 연구에 독보적 업적을 남긴 데에는 그만큼의 노력과 인내가 필요할 것은 자명하다. 그녀의 글에서는 보통 사람이라면 도저히 기쁨을 느낄 조건이 아닌 환경에서 그녀는 기본적으로 침팬지를, 동물을, 자연을 사랑한 학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 침팬지를 연구하려 곰베에 들어왔을 때는 광활한 숲을 이루었던 곳이 이제는 마을과 농지, 낚시꾼으로 야생 서식지는 갈수록 줄어든다고 한다. 침팬지들은 평균 60년을 산다는데 제인 구달의 말처럼 그들 생의 3분의 2밖에 안되는 시간을 기록한 것이기에 연구는 계속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침팬지에게 언어가 있었다면 기록되었을 사건들, 잔인성, 엄마 잃은 새끼를 입양하는 감동적인 이야기, 잔인한 우두머리 싸움, 전쟁 등도 제인 구달의 연구가 아니었으면 인간에게도 아직 모르는 영역으로 남아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인간이 지역을 침범하며 인간의 질병은 물론 밀렵꾼까지 침팬지가 살 곳이 일부 보호소나 가능한 상태라고 한다. 그녀가 80이 넘는 나이에도 세계를 돌며 강연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