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와인 이야기 - 개정판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나이토 히로후미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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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와인이 지금처럼 대중화된 적이 있었나 할 정도로 와인은 마트와 편의점, 와인 전문점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와인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지만, 너무 달지 않고 또 너무 텁텁하지 않은 맛에 적당한 가격의 와인을 고르면 칠레, 미국 등의 와인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히 가성비 좋은 와인이 아닌 이유는, 1976년 프랑스 최고 와인과 미국 와인이 경쟁할 때 블라인드 테스팅에서 미국 와인을 최고의 와인으로 인정한 사건이다. 프랑스 와인의 위상이 예전과 같지 않지만, 지금도 보르도, 부르고뉴의 와인은 ‘명품’으로 인식되는 것이 사실이다. 유럽에서 와인이 어떻게 위상을 높이며 성장하며 와인이라는 음료가 그저 즐길 거리 이상으로 인간의 욕망과 충돌하며, 정치·종교·경제·문화의 교차점에서 세계사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고대 민주주의와 어떻게 밀접한 관계를 이루게 되었는지부터 중세 유럽의 와인과 엮인 세계사가 흥미롭다.

포도는 자연상태로는 산화되어 먹을 수 없지만 발효를 거치면 알코올이 된다는 걸 고대에 알게 되었다. 포도나무는 그리스의 철학, 지식인과 함께 하다 기독교로 확장되면서 수도원에서 포도재배와 와인 생산, 판매까지 하면서 부를 이루게 되었다.

중세 유럽에서는 카롤루스 대제가 기독교와 와인을 결합, 왕국 내 교회들을 중심으로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를 적극 장려했다. 와인은 이렇게 신의 음료가 되었고 그의 정책 덕분에 유럽은 와인 문화의 근간이 되었다.

반면 이슬람교의 무함마드는 술자리에서 폭력 사태를 목격한 뒤 와인의 해악을 깨닫고 와인을 금지하게 됐다고 하는데, 같은 와인이 유럽은 신의 음료가 되고 이슬람에선 악마의 음료로 금지된다.

세계 최고 와인 명산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보르도의 신화는 ‘보르도 특권’이라는 면세 혜택과 우선 출시권 등으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는 왕실에서 와인을 대량 구매하는 등 큰 역할을 했기에 가능했다. 16세기에는 늪지대였던 메독 지역을 개간해 포도밭으로 만들어 오늘날 메독의 명산지로 입지를 굳힌 계기가 되었고, 나폴레옹 3세의 마케팅에 힘입어 보르도는 부르고뉴, 샹파뉴와 함께 세계적 와인 명산지의 위상을 갖추게 되었다.

『세계사를 바꾼 와인 이야기』는 와인이 단순한 음료를 넘어 정치, 경제, 문화, 종교를 아우르며 세계사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다채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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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신곡》 인문학 -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살아가게 하는가
박상진 지음 / 문예출판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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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단테 알리기에리(1265-1321)는 이탈리아 중세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그의 작품 『신곡』은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서사시 중 하나로 꼽힌다. 피렌체에서 추방된 후 귀향하지 못한 채 떠돌던 단테는 이 기간 동안 『신곡』을 완성하였으며, 그로부터 70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그의 작품을 삶의 나침반으로 삼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선과 악의 심판을 다루기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탈리아 문학을 전공하고 단테 연구를 해온 박상진 작가는 2021~2022년 경향신문에 연재한 ‘우리 시대 단테 읽기’를 토대로, 단테가 다룬 16가지 흥미로운 주제를 선별해 다시 정리했다. ‘만남’에서 ‘구원’까지 이어지는 이 16가지 주제는 『신곡』의 내용과 단테의 삶을 함께 조명하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문학적 교훈을 제공하고 있다.

단테의 언어는 시적이면서도 철학적이고, 정치적이며 논리적이고 영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 독자에게 명확한 답을 주기보다 깊은 사유를 유도하는 그의 작품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기에 아직도 읽히는 것 같다.

『신곡』에서 단테는 지옥에서 대식가 죄인들을 만난다. 많이 먹고 마시는 사람들에 대한 형벌은 단순한 배부름을 넘어서 ‘몸이 맛의 노예가 되면 마음은 빈곤해지고, 식탐이 커질수록 영혼은 신에게서 멀어진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신이나 영혼을 믿지 않아도 이러한 과식이 몸뿐 아니라 지성을 해친다는 점은 분명하다. 연옥에서는 대식의 죄인들이 깨끗한 물과 맛있는 과일을 보면서도 먹지 못하는 형벌을 받는데, 이는 지옥의 벌보다 더 고통스러운 상황으로 묘사된다.

단테가 지옥에서 말한 ‘폭력’의 죄는 살인자, 강도, 자살자, 낭비자 등 다양한 부류로 나누어지는데, 흥미롭게도 국가 영웅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았기에 지옥에 있다고 단테는 묘사한다. 단테가 지옥에서 만나는 과거 영웅들조차도 이승의 영광이 전부가 아니며, 올바른 삶을 통해서만 구원이 가능하다는 교훈을 전한다.

『신곡』의 지옥에 가는 기준은 기본적으로 신의 뜻에 반하는 악행과 죄악인데 부절제, 폭력, 사기 등의 죄를 저지른 자들이 대상이며, 이성에 반하는 죄를 특히 엄중히 다룬다.

스트레스 때문에 과식을 한 경험이 있고, 건강을 위해 24시간 단식을 시도해 본 적도 있는 입장에서 ‘대식’ 파트가 흥미로웠다. 또한 현재 주식과 부동산 등 자본이 확장되는 시대에 머리를 써서 돈을 벌고 노동으로 인정받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며, 단테의 생각도 지금에 맞게 유연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1300년대와 21세기의 죄와 구원의 개념이 많이 다를 수 있으나, 단테는 여전히 인간의 문제를 직시하며 불완전한 우리 존재가 고결한 품성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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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빛나는 삶
마일스 프랭클린 지음, 고상숙 옮김 / 북레시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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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호주 문학은 읽어본 적이 없는데, 마일즈 프랭클린(1879-1954)의 자전적 소설인 ‘나의 빛나는 삶’을 통해 1890년대 호주에서의 여성의 삶이 어떠했는지, 그 광활한 땅의 자연은 어떠했는지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아버지의 야망과 함께 포섬 걸리로 이사 온 가족은 고된 노동에도 살림살이는 점점 기울어가고 아버지는 술주정뱅이로 전락했다. 글을 쓰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는 큰 딸 시빌라는 그래서 매사가 불평불만이었고, 결국 가난과 곤궁으로 외할머니 집이 있는 캐더갓으로 보내진다.

예전 엄마방에 있던 젊은 시절의 엄마, 아빠 사진은 현재의 추레하고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가장이 되어 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결혼은 여자에게 오히려 고통임을 깨닫는다.

시빌라는 자상한 할머니 현명한 이모, 그리고 삼촌과 함께 시골생활을 만끽한다. 도로 옆에 집이 있는 탓에 하루에도 수많은 떠돌이 노동자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는 일은 시빌라의 몫이었는데, 가난이 무엇인지 아는 시빌라이기에 이렇게 젊은 나라, 영토도, 자원도 무한한 나라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고민하는 것도 그녀뿐인 듯하다.

끝없는 집안 일과 계속되는 가난은 어린 학생들마저 일에 지처 배움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인 반면, 할머니 댁에서의 생활은 문화와 여유, 떠돌이에게 베풀며 사는 삶이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아버지의 빚으로 더 이상 할머니 댁에서 아가씨로 살 수 없게 되고, 살 골짜기 더럽기로 유명한 맥스왓씨 아이들의 가정교사로 일하게 된다.

부를 축적하는 유일한 방식은 지독히도 인색하고 고된 노동이 전부이고, 가난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것을 모르거나 알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저분하게 똑같은 음식을 먹으며 8명의 아이들을 가축처럼 키우는 맥스왓씨 집에서의 생활은 시빌라를 더욱 미쳐버리게 하고, 결국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

낙농업으로 생계를 이루는 사람들의 노동이 얼마나 고된지, 광활한 땅 호주의 더위가 얼마나 살인적인지, 노동 거리를 찾아 그 큰 대륙을 떠도는 노동자는 얼마나 많았었는지, 그럼에도 대자연과 함께 하고, 영국 본토의 문화와 신대륙의 새로운 삶의 방식은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또 다르기도 한지 꿈은 많지만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 16살 소녀 시빌라의 솔직함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주관이 뚜렷하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데 주저하지 않고, 누구에게 배우지 않아도, 평등과 여성의 권리에 대해 당연시하는 여자, 때로는 예의에 어긋나고, 무례해 보일 때도 있지만 힘든 상황에 내몰려도 꿋꿋하게 이겨내며 성장하는 시빌라를 본다. 읽으면서 시빌라에게 점점 매력을 느끼게 됐는데 버릇없고 불평만 한다고 생각했던 시빌라가 누구보다 선구안적이라는 것과 그녀의 톡톡 튀는 댓거리는 통쾌하기까지 하다. 시빌라가 해럴드 비첨의 청혼에 응해서 해피엔딩이 길 바랬는데, 생활에 찌든 엄마의 폭언과 자신감 없는 외모로는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채 마치 2부가 이어질 것처럼 아직은 너무 젊고 꿈 많은 시빌라 무궁한 미래를 응원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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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애나 일러스트 리커버)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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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0년 전 아내가 사고로 사라진 후 바움가트너는 큰 욕망 없이 성실하고 타인에 친절하려 노력하며 살아왔다. 그의 일상은 너무나 단조롭다. 그의 기억은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 배고픔에 먹을거리를 찾아 부엌으로 가지만, 이미 타버린 냄비를 발견하고, 뜨거운 냄비를 생각하기 전에 손으로 집어 들어 손을 데이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바움가트너의 생활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는 이미 노년기에 들어섰고, 이미 오래전의 기억들은 마치 어제인 듯 그의 단조로운 생활에 끼어들어 과거와 현재가 따로 놀지 않은 그 안에 있는 하나의 기억임을 독자가 느낀다.

타버린 냄비, 그대로 남아 있는 아내의 방에서 발견한 오래전 아내가 쓴 에세이, 그의 70년 인생에서 마지막 몇 년을 이야기하지만, 아내의 어린 시절과 그의 어린 날, 청년기, 바움가트너와 애나의 인생이 짧은 분량이지만 잔잔한 물결처럼 펼쳐진다. 물론 현재를 사는 바움가트너의 인생도 함께 존재한다.

오래전 아내가 쓴 에세이를 읽으며 그가 몰랐던 아내의 과거를 읽으며 그가 받을 마음의 동요나 어떤 사건을 기대했지만.... 아내가 출렁이는 물속에 들어가 결국 주검으로 돌아온 사건에서 그가 말렸어야 했는가라는 질문에 바움가트너는 아내가 원하는 걸 막거나 간섭하며 살았다면 그녀와 그렇게 오래, 애정을 유지하며 살지 못했을 거라고 했듯, 그는 아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멋지고 고요한 남자였고, 그렇게 또 혼자된 삶을 사는 남자이다.

“솔직히 나 자신이 불쌍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요. 자기 연민에 빠져 허우적거리지는 않고, 왜 하필이면 나냐, 하고 하늘을 향해 신음을 토하지도 않아요. 왜 내가 아니어야 하나요? 사람들은 죽어요. 젊어서 죽고, 늙어서 죽고, 쉰여덟에 죽죠. 다만 나는 애나가 그리워요, 그게 전부예요. 애나는 내가 세상에서 사랑한 단 한 사람이었고, 이제 나는 애나 없이 계속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해요.“

p41

옮긴이는 폴 오스터의 바움가트너는 나뭇가지를 보여주며 결국은 한 그루 나무를 이야기한다고 말하는데, 폴 오스터의 소설에 등장하는 우연과 상실이 그의 유작인 바움가트너를 통해서 또한 번 여지없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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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날엔 화학을 터뜨린다 어른의 과학 취향 2
장홍제 지음 / 휴머니스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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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화학자이자 잡지식 수집가, 월드 오브 크래프트 플레이어라고 저자인 장홍제님을 소개하는 글이 흥미롭다. 저자는 자연 속 물질을 다루고 동식물의 변화를 이해하고, 반응을 통해 거대한 가치를 다루는 것이 화학이라고 말한다.

유시민 님의 책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에서 화학에 대한 부분을 읽었을 때 참 어렵다고 생각했었는데, 화학이 없었다면 우리의 먹거리와 병을 치료하는 것등 인류가 이처럼 잘 살 수 있게 된 덕이라고 느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화학이라고 하면 우선 비료나 치료제 또는 합성마약이나 화학약품처럼 나쁜 용도의 물질이 화학 하면 떠오르는 전부인데, 이 책에는 그야말로 BOOM!! 하는 폭발에 관한 이야기이다.

화학이라는 학문 역시 불에서 시작되었다. 불은 금속 원소들을 정련하고 제련하는 역할을 하지만, 익힌 음식으로 인해 뇌가 발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인간에게 한없이 이로운 불은 무기로 발전하면서 ‘그리스의 불’이나 몰로토브 칵테일, 네이팜 등에 대해 소개한다.

9세기 당나라 시대 발명된 화약은 ‘불이 붙은 약’이라는 뜻이다. 이후 전 세계로 퍼져나가 1453년 화포로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면서 칼과 창으로 싸우던 기사문화의 종말과 함께 엄청난 전쟁무기로의 발전이 시작된다. 이후 다이너마이트를 만들고 거대한 부를 이룬 노벨을 거처 많이 들어본 폭약들, 그리고 핵무기까지 그 시작은 불이었고, 폭발이었다.

태초에서부터 시작해서 현대의 시대까지 화학과 폭발을 중심으로 쓴 역사 이야기가 흥미롭다.

화약이 불꽃놀이가 되는 동시에 폭탄이 되듯, 카페인과 폭발물인 TNT가 똑같은 4가지 원소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터뜨리는 화학은 우리를 보호하는 무기가 되지만, 테러의 대명사로 여겨지기도 하는 분야인데, 터뜨리는 화학을 역사와 잘 버무려 인류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쓴 책이라 흥미롭다.

챕터마다 말미에 ‘멸망을 대비하는 생활 화학 제조법’이라는 코너를 통해 나는 시도조차 할 생각이 없지만, 각종 폭탄 제조법 등에 대해 소개한다. 저자의 우스갯소리처럼 먼 미래 좀비 시대에는 정말로 화학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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