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감성 ㅣ 윌북 클래식 제인 오스틴 컬렉션
제인 오스틴 지음, 이은선 옮김 / 윌북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생전에 그리 많은 작품을 쓰진 않았지만, 모든 작품이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언제나 사랑받는 작가 제인 오스틴이 가장 먼저 1811년 출판한 작품이 이성과 감성이다. 개인적으로 오만과 편견을 너무 좋아하고 특히 인물들에 관한 묘사, 말투는 현재의 작가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압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월북에서 새롭게 나온 이성과 감성은 우선 표지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읽는 내내 책에 흠집 내지 않고 읽고 싶어 조심조심 읽게 되고, 자꾸만 만져보고 계속 보고 싶게 만드는 디자인이다.

​

이성과 감성은 언니 엘리너 대시우드와 동생 매리엔 대시우드가 사랑을 대하는 태도를 다룬다. 어머니 대시우드부인은 남편의 사망으로 서식스 지방의 작은 코티지로 세 딸과 함께 이사하게 된다. 남편에게는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난 존 대시우드가 있었는데 모든 재산을 그가 물려받게 되고, 딱히 나쁘지도 착하지도 않았던 존 대시우드를 대신한 며느리의 차가움에 하루빨리 멀리 떨어져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함이었다.

첫째 엘리너 대시우드는 이성적인 인물이다 절제되고 신중한 인물이고 어쩌면 집안의 중심을 잡는다. 그녀는 올케의 남동생인 애드워드 페러스와 애정을 쌓게 되지만, 애드워드의 명확하지 않은 태도에 실망을 많이 하게 된다. 동생 매리엔 대시우드는 이사한 코티지에서 만난 윌러비와 금방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매리엔 만큼 즉흥적이고 불나방 같은 윌러비를 보며 언니 엘리너는 걱정을 한다.



어떤 문제에 대해 또는 삶의 태도에서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옳은지 감성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옳은지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 듯하다. 특히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매리엔의 태도와 열정을 누가 탓할 수 있을까? 물론 연애와 결혼을 분리할 수 없는 시대이다 보니 언니 엘리너의 입장을 작가도 권장하는 듯하지만, 사랑에 빠지고 시련을 겪고 하는 문제를 곁의 가족이 보면서 비난과 자제만을 하기도 힘든 게 사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

오만과 편견에 비해 인물들의 성격이 잘 드러나지 않은 것 같고, 특히 애드워드나 브랜튼 대령에 대한 인물의 성격을 이해하기 힘들다. 매리엔과 윌러비의 시시덕거림과 꿍짝이 맞는 부분 때문에 오히려 그들의 사랑을 가장 기정사실로 여기게 되고 엘리너와 애드워드의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 지점이 어디인지는 잘 구분할 수 없다.

​

'제가 원하는 건' 엘리너가 말했다. '둘이 사랑하는 사이라는 증거가 아니라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는 증거에요.

누가 막대한 재산을 물려줬으면 좋겠다는 매리엔의 말처럼 돈 걱정하는 것은 오늘날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시대였지만, 상속에 의해 살림살이가 결정되고 얼마나 가진 사람과 결혼하는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던 시대를 제인 오스틴은 작품마다 결을 달리하며 펼쳐놓는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몽테뉴의 지혜, 자신에게 솔직하라 ㅣ 메이트북스 슬림북 10
미셸 몽테뉴 지음, 정영훈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루렐리우스의 [명상록]이 우주의 이치, 의무, 자제력, 특히 죽음에 대한 초월적인 내용의 자아성찰이라면 몽테뉴의 수상록은 개인적인 내용이지만 결국 나는 무엇을 아는가?를 통해 삶에 더 적응 가능한 나를 다룬다.

[몽테뉴의 지혜, 자신에게 솔작하라]는 몽테뉴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다. 몽테뉴는 실제 수상록(Essais)을 통해 수필이라는 장르는 탄생 시켰다.

“내가 지키려는 것은 언제나 같은 의견이 아니라 그때그때 내가 실제로 보고 느끼고 판단한 것을 거짓 없이 말하는 태도다. 생각이 바뀌었다면 바뀐 이유도 함께 봐야 한다. 어제의 말에 맞추려고 오늘의 생각을 감추고 싶지는 않다.”

변하는 자신을 하나의 모습에 가두지 마라

양심은 스스로 의심하고 변명하면서 불안을 키우는 묘한 힘을 가졌지만, 그 자체로 죄인지 판단하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말하면서 흔히 고문 앞에서 죄인은 두려움에 무너지고 결백한 사람은 떳떳한 양심으로 버틸 수 있다고 하는데 사람의 몸과 마음이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라며 몽테뉴는 모든 종류의 고문은 반대한다고 말한다.

‘좋은 모습만 보이고 불편한 부분은 숨기는 것’에 대해 이처럼 자신을 편집하다 보면 보여주기 위해 만든 나를 더 진짜처럼 믿게 된다고, 하지만 어떤 행동은 그 순간의 선택이지 아직 겪지 않은 모든 성품까지는 아니라고, 그래서 사람을 판단할 때 행동보다는 행동들이 이루는 흐름을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망설임 없이 대답하는 편이다. 질문이 ‘나’가 아닌 타인이어도 우리는 사람을 어느 틈에 맞추어 규정하는데, 500년 전의 몽테뉴가 이미 지적한 부분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자신의 단점을 솔직하게 기술하면서도 그 안에 지혜가 가득하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 거짓말쟁이가 될 수 없고 따라서 받은 모욕을 오래 기억하지 못해 삶의 짐을 덜어준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거짓이라 단정하지 말라거나 같은 상황도 결과가 달라지므로 무엇이 옳다고 판단할 수 없다 등 두고두고 되새기며 필사하고 싶은 문장들과 내용들이다.

완벽하지 않은 나를 기술하면서도 새겨들을 명언들이 가득하다. 특히 불행을 만나면 우리는 무엇이든 탓할 대상을 찾는다며 지금 화를 내고 있다면 그 대상이 정말 원인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책을 사랑하지만, 지식을 쌓기가 아닌 나를 알기 위함이고 그래서 길고 힘든 독서를 억지로 견디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페이지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몽테뉴의 지혜는 쉽고, 위트가 있어 재미도 있어서 단숨에 읽었지만, 항상 곁에 두고 싶다. 지식은 넘쳐나고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이다. 하지만 삶의 지혜, 나를 알고 타인을 규정하는 데 올바른 기준이 필요한데 몽테뉴는 그 중요성을 짚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날개 - 이상 소설 전집 ㅣ 시간과공간사 클래식 6
이상 지음, 신범순 해설 / 시간과공간사 / 202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937년 이상은 ‘공교롭게도 책상 위에 몇 권 이상스러운 책자가 있었고, 본명 김해경 hl에 이상이라는 별난 이름이 있고, 일기 속에 몇 줄 온건 하달 수 없는 글귀를 적었다는 일로 해서’ 체포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폐결핵이 악화되어 그해 제국 대학 부속병원에서 사망했다.

건축학도였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시인이었고, 소설가였던 그는 너무 이상을 펼치기도 전에 너무 일찍 가버렸다. 그의 작품은 1930년대 어두침침한 방에서 방향을 잃고 자신을 놓아버린 천재의 삶이 얼마나 외로웠을지, 느껴진다.

시간과 공간사에서 나온 이상 소설 전집 ‘날개’는 시대 분위기를 살린 철자법을 고수했다. 꾿바이, 말었다 등등 표기법이 표준화되기 전 소리 나는 대로 쓴 그 시대의 철자를 따라가다 보면 읽기는 힘들지만, 1930대 경성에서 이상이 담배연기자욱하고 알코올 병이 나뒹구는 좁은 방 안에서 원고지에 써 내려가는 그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지주회시는 '거미가 돼지를 만나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귤궤짝만한, 그저 방뿐인 좁은 방 안에서 뒹굴며 세월을 보내는 ‘나’는 아내를 거미라고 생각한다. 오늘이 크리스마스라는 말에 면도를 하고 ‘오’를 만나러 갔다. ‘오’는 자신과 같은 사람이다. 아내 나미꼬가 R 카페에서 때로는 몸을 팔아 벌어온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오’ 또한 ‘마유미’에 기생하면서도 자랑스레 권리를 누린다. 어쩌면 거미는 자신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아내가 계단에서 굴렀다. 아내는 폭행으로 보상받은 돈을 쓸 궁리에 들떠있고, ‘나’는 잠든 아내를 두고 술값으로 10원을 쓰고 팁으로 10원을 주리라 다짐하며 길을 나선다.

“어차피 공돈이 아니냐, 전무는 한 번 더 안해를 층계에서 굴러 떨어뜨려 주려무나, 또 이십 원이다.”

​




내용은 어쩌면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닮았다. 그럼에도 자꾸 말라가는 아내에 대한 걱정, 대체 자신이 무엇인 줄 알고 죽지 못하게 이렇게 먹여 살리느냐며 안타까워하는 감정도 드러난다.

‘부부는 식물처럼 조용하다’라거나 잠이 일상인 그가 깨어 의식한 시간 ‘오후 네 시’에 대해 ‘다른 시간은 다 어디 갔나 대수냐, 시간이 없기로 무슨 성화냐’라는 표현들, 대화인지 생각인지 알 수 없는 주절 거림들... 역시 이상은 실험적인 글을 쓰는 작가이고, 어려운 듯하면서도 아내에 기생하며 쓸모없이 살아가는 주인공의 심리를 고스란히 전달받는다.

이상의 대표작인 '날개'는 지주회시와 거의 같은 형태의 부부인 듯, 지주회시에서의 '나'가 이런 비정상적인 결혼생활을 계속한다면, 오랜 잠,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연속으로 머릿속이 리셋된 무기력의 끝단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33번지 18가구가 모여있는 유곽 위층 방은 햇빛 한 뼘 들어오지 않는다. 빈대와 함께 밤이나 낮이나 잠만 자는 그는 손님들이 아내에게 매일 찾아오는 이유, 아내에게 돈을 주고, 또 아내는 자신에게 5원씩 주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아침에 책보만한 해가 들고 오후에 손수건만 한 해가 들기는 하는 아내의 방에 내려가 아내의 화장품과 라이터로 장난치는 일은 그의 유일한 외출이다. 어느 날 외출에서 돌아와 어쩔 수 없이 아내방의 문을 열었다 아내의 심기를 건드린 이후 아내는 알약을 주었다. 그는 아마도 한 달 가량 계속 잠만 잔 것 같았고, 그런 어느 날 아내 방에서 아스피린인 줄 알았던 알약이 아달린(수면제)인 것을 알게 되었다. 집으로 가야 하나 하고 생각하고 넋 놓고 있던 경성역에서 12시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릴 때 그는 문득 겨드랑이가 가려운 걸 느낀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

‘부부는 식물처럼 조용하다’라거나 잠이 일상인 그가 깨어 의식한 시간 ‘오후 네 시’에 대해 ‘다른 시간은 다 어디 갔나 대수냐, 시간이 없기로 무슨 성화냐’ 라는 표현들, 대화인지 생각인지 알 수 없는 주절 거림들... 역시 이상은 실험적인 글을 쓰는 작가이고, 어려운 듯하면서도 아내에 기생하며 쓸모없이 살아가는 주인공의 심리를 고스란히 전달받는다.

그는 ‘지도의 암실’, ‘휴업과 사정’, ‘지주회시’ 같은 작품은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 책은 그 시대의 언어를 살리는 대신 띄어쓰기는 현대의 표준 법을 따랐다.

이상을 너무 잘 알지만 원문을 오롯이 즐기기 힘든 건 한글이 그동안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과 이상 특유의 실험적 문체와 의식의 흐름 기법도 원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우에다 신의 도해 베트남 전쟁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우에다 신 지음, 오광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해(圖解)란 글의 내용을 그림을 풀이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밀리터리 일러스트의 일인자인 우에다 신은 병기와 전투 신의 치밀한 묘사로 정평이 나 있는 작가로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을 비롯해 독일 전차, 2차대전의 독일 전차나 각국의 무기에 대한 책을 집필했다.

베트남 전쟁은 미국이 유일하게 패전한 전쟁으로 드라마나 영화로 많이 접한 전쟁이기도 하고, 한국전쟁처럼 이념에 의한 동족 간의 전쟁이기도 해서 다른 전쟁에 비해 관심이 가는 전쟁사 중 하나지만, [우에다 신의 도해 베트남 전쟁]을 보고 그동안 겉핥기로서의 베트남만을 알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2차 세계대전 종료 후, 호찌민이 이끄는 베트민(베트남 독립동맹)은 독립을 선언했자만 옛 식민 종주국인 프랑스가 재지배를 시도하며 전쟁이 발발했다. 베트민은 게릴라 전술로 저항했고, 1954년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프랑스군을 대파하며 승리했다. 그 결과 제네바 협정을 통해 베트남은 북위 17도를 기준으로 북베트남(공산)과 남베트남(반공)으로 분단되었다.

남베트남에서 공산 정권을 세우려는 남베트남 민족 해방 전선(베트콩)의 게릴라전이 시작되고 1964년 통킹만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전면전을 개시했다.

미군은 압도적인 화력과 폭격, 고엽제 작전을 펼쳤으나, 밀림을 활용한 베트콩의 지하 터널 전술과 끈질긴 저항에 고전했다. 특히 부비트랩은 미군의 압도적인 화력에 맞서기 위한 아날로그식 무기였지만, 미군 부상자의 15%가 부비트랩으로 인한 것이어서 심리적 공포감이 컸다고 한다. 미국 본토에서의 전쟁 반대 물결은 결국 1973년 파리 평화 협정으로 미군이 철수하게 되고 1975년 베트남은 공산정권으로 통일되게 된다.

밀덕이라는 불리는 사람들이 전쟁 당시 총기, 무기들에 대해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 베트남 전쟁사의 역사적 흐름은 물론 각 군의 무기와 군장은 물론, 육해공에서의 무기 종류, 사용법 등 전쟁사의 모든 것에 대한 지식이 상당한 작가라서 책 한 권으로 베트남 전쟁의 모든 것을 단숨에 익힐 수 있는 좋은 자료다.

베트남전은 한국군도 참전했던 전쟁이고, 민간인 학살이나 라이따이한 등의 문제를 만들기도 했는데, 단순 군사 비교나 전쟁의 승패를 떠나 전쟁은 경제와 미래 그리고 인간성 등을 앗아가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마이 달링
요한나 판 베인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인 요한나 판 베인은 세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요한나만 얼굴이 다른 이란성 쌍둥이라고 한다. 주로 퀴어 고딕 장르의 소설을 쓰며 네덜란드에 거주하고 있다.

루트는 화자의 영적 친구다. 사람의 모습일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엄마와 함께 심령술을 하며 죽은 자를 만나기 위해 온 손님들을 위로해 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름다운 아흐네스를 만나게 되고, 로스는 자신을 돈벌이로만 이용하는 가짜 엄마에게서 벗어나 아흐네스에게 가게 된다. 아흐네스에게도 루트와 같은 혼령을 데리고 있다. 동반자 영혼은 피터 퀸트라고 한다. 아흐네스가 로스를 데려온 데는 남편 토마스가 돌아오길 바라기 때문이었다.

시대는 현대사회이면서도 아직 사람들의 사고는 완전히 현대라고 할 수 없는 1954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쟁으로 죽은 영혼들, 갑작스럽게 떠난 사랑하는 사람들, 이유가 어떻든 시대적 배경은 전 세계가 동참한 전쟁이 트라우마로 남아 미치지 않고서야 살 수 없었던 시대였던 건 분명하다. 그래서 강령회라는 모임도, 로스와 아흐네스가 자신들의 동반자 영혼을 의지하고 있는 상태도 미치광이라고 치부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소재라고 느껴진다.

자신을 보호하는 영혼의 친구에 대한 의지, 집착, 같은 부류라고 느끼는 여자들의 사랑은 어둡고 축축한 느낌을 받으며 비극적 사건으로 치닫는다.

로스의 진술이 이야기로 흘러가고 간간히 로스의 상담 기록으로 로스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구조라서 로스와 다른 인물들을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서술 형태이다.

어린 딸을 온전치 못한 방법으로 괴롭히는 어머니와 동성애 코드가 ‘핑거스미스’를 닮았고 실제 하지 않는 혼령의 등장과 압박, 끔찍한 범죄로 이어지는 부분은 ‘레베카’를 닮았다고 개인적으로 느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