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 - 천황을 맨발로 걸어간 자
김용상 지음 / 고즈넉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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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건국의 틀을 마련하고 이성계를 통해 조선을 건국하는데 일조한 인물. 지금부터 620년 전의 개혁가로 아직까지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백성이 먼저인 나라를 만드는 일을 이상으로 삼았던 인물, 정도전을 읽었다. 

 

이 책은 정도전이 이성계를 찾아가 백성을 토탄에 빠지게 하는 고려를 무너 뜨리고 새로운 나라의 주인이 되어달라고 이성계를 찾아가고, 마침내 이성계가 양위의 형태로 고려의 새 주인이 되는 때 까지의 이야기이다. 

 

이성계에 대해서는 조선을 건국한 인물로 잘 알았지만, 그가 무사로서 충실하고 자신의 부하들에게 따뜻한 사람을 잘 대하는 사람으로 나온다. 그래서 정도전이 이성계를 새로운 주군으로 모셨는지도 모른다. 이성계와 정도전은  공민왕 이후에 우왕 창왕 그리고 마지막왕인 공양왕까지 20여년간 3명의 왕을 갈아치우며 반대세력을 척결해 나갔다. 그러면서도 고려말 민본정치를 뿌리내리기 위해 여러가지를 시행해 나가며 과도한 세금으로 돌아선 민심을 회복하는데 많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임금이 있어야 나라도 있고, 나라가 있어야 백성도 있는 것이라 믿는 정몽주와는 절친한 동문이었으나 임금보다 나라가 먼저고, 나라보다 백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정도전과는 마지막 단계에 가서 적이 되고 만다. 지금의 정치에서도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이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는 경우는 비일비제 하지만,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고 개혁을 꿈꿨던 훌륭한 두 정치인 정몽주와 정도전을 놓고 누가 옳다 그르다를 따질수는 없을것 같다. 

 

'군주가 백성들에게 요구하는 건 두가지라고 합니다. 자신을 위해 수고할 것과 자신을 위해 죽을 것. 반대로 백성들은 군주에게 요구하는 건, 굶주린 자는 먹여주고, 수고한 자는 쉬게 하고, 공이 있는 자에겐 덕을 베풀어달라는 것이라고 합니다.'p74 

 

참으로 쉬운것 같다. 그토록 간단한 군주의 역할을 제대로 한 군주가 별로 없다는 것은 왕좌라는 위치가 앉아 있으면 눈 앞에 안보이는 백성들 보다 자기 자신을 더 생각하게 되기 때문일까? <경국대전>의 틀을 만들고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의 틀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일조한 정도전도 나중에는 더 많은 권력을 원했던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에 의해 제거되고 마는 운명을 맞았으니, 군주는 아무래도 성인군자가 그 역할을 해야 할까보다. 

 

간혹 한자가 풀이 없이 한자로만 나오는 경우가 있고, 어려운 말이 주석없이 나와 힘들었던것이 아쉽다. 정도전이 이성계를 찾아가는 것 부터 나오기는 하지만, 그가 왜 이성계여야만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더 있었다면 좋았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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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2 - 부족하고 서툰 내 사랑에 용기를 불어넣어 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93 그 남자 그 여자 2
이미나 지음 / 걷는나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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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주제가 책이나 영화에서 파고 파도 끝없이 샘솟듯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세상에는 그남자와 그 여자가 있기 때문이고, 마냥 행복하고, 별것 아닌일이 큰일이 되고, 우울하해지기도 하지만 그 또한 별거아닌 상대의 사소한 말 한마디로 다시 별것 아닌것이 되는 일들... 

그런 것들 또한 세상에는 그남자와 그여자가 있기 때문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미 결혼을 한지가 오래되고 아이가 성인이 될 일을 남겨놓고 있는 상태이지만, 여전히 그남자 그여자의 굴레안에 있다. 아마 흰 머리가 더 늘고 얼굴에 탄력이 없어지고 거뭇거뭇 해지더라도 그남자 그여자의 상태로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하는 그남자 그여자의 상태는 서로 사랑하고 가족이 되고 그러면서도 오해를 하고, 질투하고 싸우는 일을 반복하는 커플을 말한다. 

이 책 그남자 그여자2는 MBC FM<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에서 '사랑을 말하다'의 코너에서 공감을 일으킨 사랑고백을 수록한 것이다. 라디오를 잘 듣지 않아 나로서는 처음 듣는 코너지만, 이 책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던 터라 관심이 갔었다. 

 

범륜스님의 '인생수업'을 읽을 때는 나만 참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만사가 다 어긋나지 않고 잘 나갈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모든 일은 오해에서 시작되고 그말이 부풀려지고, 오해는 오해를 낳아 나중에는 절대로 회복할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일들이 서로의 마음을 충분히 전하지 않은데서 오는거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남자의 고백과 그 여자의 고백, 그남자의 생각과 그여자의 생각이 같이 나오니 상대의 마음을 충분히 아는게 먼저라는것, 그러면 오해라는 것은 애초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뭘 그런 말을 쑥쓰럽게...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나... 왜 내맘을 그렇게 몰라.. 라는 말은 이들처럼 하면 없어지리라. 

말로 하기 힘들면, 쪽지를 써서 상대 방이 볼수 있게만 할수 있다면 그 또한 아주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마철 끈적거릴 땐 난 소파에서 혼자 얌전히 잘 거고 

일요일 오전 내내 네가 잠만 자느라 밥을 안 주면 

난 알아서 자장면 시켜 먹고 

그릇은 냄새 안 나게 잘 싸서 내놓을 거야. 말리지마! 

그리고 네가 백화점을 다섯 번 돌고서 양말 두 켤레만 사더라도 

사람 많은 데서 싸우거나 혼자 먼저 집에 오는 일은 없을 거야! 

어느날 갑자기 네가 괜히 결혼했다고 짜증 부리면 

난 도대체 불만이 뭐냐고 소리 지르는 대신 

네가 하는 이야기 끝까지 다 들을 거야.' -그남자

 

'내가 무지 바쁠 때 네가 축구 보느라고 

미친듯이 울려 대는 전화를 외면하더라도 

내가 너한테 전화기를 집어 던지는 일은 없을 거고 

네가 냉장고에 전지현 사진을 붙여 놓고 

나하고 전지현을 이상한 눈으로 번갈아 보더라도 

네 얼굴을 할퀴지는 않을게. 안 보이는 데만 꼬집지 뭐. 

끝으로 네가 나한테 한 약속 다 못지켜도 

속았다고 징징 울지 않고 

최대한 많이 봐줄거야. 너도 그럴거지?' -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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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책 읽기 2 - 뚜루와 함께 고고씽~ 베스트컬렉션 인문.교양.실용편 카페에서 책 읽기 2
뚜루 지음 / 나무발전소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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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한 글발 때문에 그림으로 리뷰를 올리기 시작했다는 Yes24의 블로거의 카페에서 책읽기 시리즈중 2권을 드디어 접했다. 

사실 1권도 읽어보지 못했지만, 제목을 워낙 많이 들어본지라 의심하지 않고 선택했다. 

 

고등학교때 무지막지하게 책을 읽었고 나름 나만의 독서노트를 기록한다고 날짜와 제목, 작가, 출판사를 빼곡히 적었던 노트가 지금 2권째 채워지고 있다. 그렇게 리스트만 써 넣다가 이 책은 도저히 몇 자 적어놓지 않으면 안되겠다 하는 책들은 뒷면에 멸표와 함께 내 느낌을 적고, 책에 나온 좋은 말들을 적었었다. 

 

하지만, 나또한 그렇게 오랜동안 책 읽기를 좋아하고, 느낌을 끄적이긴 하지만, 이놈의 글발은 전혀 늘지가 않는다. 게다가 가장 취약한건 머릿속의 생각 그 좋은 느낌을 글로 적어놓고, 또 끝맺음을 못한다는 거다.. 

 

어쨌든 나도 이제 새로운 독서록 기록을 어찌 해볼까 연구하는 입장에 서있는데, 뚜루의 이 만화가 곁들인 독서록 은근 괜찮다. 자신의 느낌은 물론 책에 대한 꼼꼼한 의견, 그리고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있는 것이, 내가 줄기차게 써온 줄거리 위주의 독서록을 단박에 초등화 시킨다. 

 

 

 

 

 

 

 

 

 

 

 

에릭 메이젤의 <가짜우울> 진짜 읽고싶어졌다. 주로 에세이가 이런식의 북리뷰에 어울리기도 하지만, 나또한 소설에 집착하는 터인데... 하지만 뭐 꼭 줄거리를 써야 리뷰는 아니지, 나도 내 느낌대로 내 글력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표현하면 나만의 독특한 리뷰가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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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 바이 나이트 : 밤에 살다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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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느와르 소설은 처음으로 접하는 책이었다. 작가인 데니스 루헤인은 영화 '셔터 아일랜드'의 원작이기도한 '살인자들의 섬'을 쓰기도 한 작가이다.   이 영화 또한 같은 작품에 나왔던 레오니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예정인 영화화 될 책이라고 한다. 

 

크게 3부로 이루어졌는데, 솔직히 1부의 감옥에 있을 때가 가장 긴장감 넘치고 재밌게 느껴졌다.  

술이 마약처럼 밀거래되던 시대를 배경으로 1926부터 1935년까지의 조지프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 '대부'나 미국 드라마에서 가끔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하는 그 시대의 폭력배들의 이야기. 

 

아버지 또한 부패한 경찰이었고 그래서 가난하게 살지도 않았던 조는 낮의 세계보다 밤의 세계의 룰을 더 선호한다.

'고리대금업자한테 빚을 갚지 않으면 다리를 부러뜨려.

하지만 같은 이유로 은행도 사람들을 집에서 쫓아내잖아? 그런데도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은행은 자기 일을 하는 거고 고리대금업자는 범죄자라는 식으로.

내가 고리대금업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착한 척하지 않기 때문이야.' 

 

이처럼 형에게는 밤의 세계의 룰을 선호한다며 감옥에 있을때 고백하지만, 권력을 잡기위해 전쟁을 치루기전 디온에게는 실제 밤의 세계에는 룰 자체가 없다는 말로 상대의 뒷통수를 치거나 배신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사실을 인정하는 대목을 보면서 남자답고 멋지다고 그들이 생각하는 세계가 사실은 정글 그 자체이며, 얼마나 미래가 없는지 느꼈다.

 

감옥에서 만난 폭력배의 대부 마소를 만나며 그의 밑으로 들어가지만, 결국 밤의 세계가 그렇듯 누구도 끝까지 형제가 될수 없고 믿어서도 안되는 그런 세계에서 결국은 자신이 마소를 치고 살아남는다. 

 

늙어죽을 생각은 해 본 적도 없다는 그들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가정을 꾸리고 자라는 아이에게서 행복을 누리며 사는것을 포기하고 이빨을 드러내며 악의 세계에서 왕좌를 누리기 위해 전쟁을 치루던 30년대의 미국은 마치 서부시대의 무법천지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남자가 아님에도 이 책은 한 편의 느와르 영화를 보는듯 책을 읽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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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귀신의 노래 - 지상을 걷는 쓸쓸한 여행자들을 위한 따뜻한 손편지
곽재구 지음 / 열림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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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고요하고, 오래전 기억들이 소록소록 생각나 추억에 젖게도 하는 시인의 산물을 읽다 보면 '길귀신의 노래'라는 책 제목이 뜬금없어지기도 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의 여행이야기, 그리고 그의 어릴적 추억 이야기들은 지금처럼 추운 겨울 구식 난로를 피워놓고 조용히 앉아 읽고 싶을 만큼 정겹다. 

 

 

 

 

 

 

 

 

 

 

 

'봄 언덕을 보면 나는 늘 길 하나를 생각한다. 아카시아 꽃잎을 따 먹으며 걷던 들길과 그 길 끝에 자리한 마을의 집을 생각한다. 내 나이 아홉 살, 길 위에서 처음 '손님'이란 말을 들었고 그것이 내 여행의 시작이 되었다.' p28 

 

'한 생명이 지상에서 태어나는 순간은 신비하고 아름답다. 긴 꼬리를 날리며 별똥별이 지나갔고 소쩍새들이 울음소리가 이어졌다. 랄반 호숫가의 숲에 사는 소쩍새들은 한국의 소쩍새들과 동일한 목소리를 지녔다.'p46 

 

그의 산문은 조금 긴 시처럼 아름다운 말들이 가득하다. 곽재구님의 글은 이번에 처음 접하는데 한 장르만 고집했던 내 편독에 대해 후회하고 이제는 여러 작가를 만나고 싶어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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