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귀신의 노래 - 지상을 걷는 쓸쓸한 여행자들을 위한 따뜻한 손편지
곽재구 지음 / 열림원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따뜻하고, 고요하고, 오래전 기억들이 소록소록 생각나 추억에 젖게도 하는 시인의 산물을 읽다 보면 '길귀신의 노래'라는 책 제목이 뜬금없어지기도 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의 여행이야기, 그리고 그의 어릴적 추억 이야기들은 지금처럼 추운 겨울 구식 난로를 피워놓고 조용히 앉아 읽고 싶을 만큼 정겹다. 

 

 

 

 

 

 

 

 

 

 

 

'봄 언덕을 보면 나는 늘 길 하나를 생각한다. 아카시아 꽃잎을 따 먹으며 걷던 들길과 그 길 끝에 자리한 마을의 집을 생각한다. 내 나이 아홉 살, 길 위에서 처음 '손님'이란 말을 들었고 그것이 내 여행의 시작이 되었다.' p28 

 

'한 생명이 지상에서 태어나는 순간은 신비하고 아름답다. 긴 꼬리를 날리며 별똥별이 지나갔고 소쩍새들이 울음소리가 이어졌다. 랄반 호숫가의 숲에 사는 소쩍새들은 한국의 소쩍새들과 동일한 목소리를 지녔다.'p46 

 

그의 산문은 조금 긴 시처럼 아름다운 말들이 가득하다. 곽재구님의 글은 이번에 처음 접하는데 한 장르만 고집했던 내 편독에 대해 후회하고 이제는 여러 작가를 만나고 싶어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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