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슬퍼할 권리 - 심리치료사가 말하는 상실의 슬픔에 대처하는 자세
패트릭 오말리 외 지음, 정미우 옮김 / 시그마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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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실의 슬픔,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는 볼 수 없는 먼 길로 떠나 보낸 사람들이 가지는 슬픔....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나신 어머니가 생각났다. 3개월 정도의 투병 생활을 하시고 떠나신 어머니,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보고싶은 마음.

그러나 그 보다는 아버지를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시고 힘들어 하셨던 어머니의 슬픔이 훨씬 크게 느껴졌다. 어느해 3월의 마지막 월요일, 평소처럼 아침밥을 드시고 출근하신 아버지는 직장에 도착하신 후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셨다. 아버지의 직장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았기에 어머니와 나는 서둘러 그곳으로 갔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이 누워 계시던 아버지.

뒤이어 병원 구급차가 오고 아버지는 하얀 천을 머리끝까지 쓰고 사무실을 나가셨다. 그것이 아버지의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다. 그만큼 어머니와 나는 아버지가 싸늘한 죽음으로 다가오리란 것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었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과 남겨진 가족들, 어머니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버지의 묘소를 찾아서 1주일이면 한 두 번을 가시던 어머니, 울면서 모란공원 고갯길을 오르면 막상 아버지 묘 앞에서는 눈물도 마르시더라고 말씀하셨던 어머니.

어머니는 상실의 슬픔을 그렇게 삭히셨다. 그래서 <제대로 슬퍼할 권리>를 읽으면서 어머니의 슬픔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우리들 중에 상실의 슬픔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 대처 방법을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터득하게 된다.

<제대로 슬퍼할 권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사례로 소개된다. 그리고 이 책의 공동 저자인 심리치료사 '패트릭 오말리'는 그들에게 자신의 슬픔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도와준다.

'패트릭 오말리' 역시 생후 9개월 된 아들을 잃은 경험이 있다. 예정일 보다 3개월 일찍 태어난 아이, 0.9 kg의 작은 아이는 온 몸에 의료 장비를 달고 힘겹게 생의 끈을 잡게 된다.

6개월 만에 퇴원하여 집으로 오게되니 안심을 했건만 9개월이 되던 어느날 감기에 걸렸다가 숨이 멈추게 된다.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아이는 세상을 떠난다.

'패트릭 오말리'는 아이의 출생부터 마지막 순간까지를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한다.

아이를 잃은 후 10년간은 암울한 길 위에서 방황하듯 살기도 했지만, 자신에게 심리치료를 받기 위해서 찾아오는 많은 애도자들과 함께 슬픔에 제대로 대처하는 방법을 찾게 된다.

그 이야기가 책 속에 담겨져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론 중에 '슬픔의 5단계'가 있다. 정신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저서 <죽음과 죽어감>에 소개한 내용이다.

퀴블러는 암환자를 중심으로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5단계로 분류한다. 그런데, 이 분류가 상실의 고통에도 적용된다. 상실의 고통은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의 단계를 거친다고 말한다.

그래서 죽음의 슬픔을 겪은 사람들은 자신들도 이 과정을 거쳐서 슬픔을 수용하리라 생각한다. 바로 이것이 애도자들에게는 족쇄로 다가온다.

'나는 이 과정 중에 지금 어디에 속할까?', ' 6개월, 아니면 1년이면 벗어날 수 있을까?'

'나는 왜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 상실이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를 할 안전한 장소가 있을 때,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사이에 아름다운 유대관계가 형성된다. 나는 그렇게 많은 내담자가 최초의 상실 몇 년 후, 심지어는 수십 년 후, 그들이 과거에 겪은 상실과 현재의 이야기를 연결하는데 도움을 받기 위해 나를 찾아 온다는 사실에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겸손해진다. " (p. 74)

 

 

   

바로 저자인 '패트릭 오말리'도 느꼈고, 심리치료를 받으러 온 사람들도 느꼈던 것들은 슬픔의 5딘계에 대한 의구심이다.

그들이 느끼는 슬픔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슬픔은 종결이나 해결이 최종 목표가 아니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깨달은 것은 슬픔에는 5단계가 필요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건 애도자들에게 상처만 줄 뿐이다.

* 왜 슬픔을 분류해서 규정할 수 없는지를...

* 슬픔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단계를 거쳐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전개된다는 생각은 오류임을...

'이자크 디네센의 <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나오는 구절이다.

" 슬픔이란 이야기로 쓰거나 말할 수 있다면 견딜 만한 것이다. "

저자가 상실의 슬픔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권하는 것은 자신의 슬픔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고 더 깊이 탐구하는 것이다.

책에 나온 질문들의 메시지를 이용해서 그에 대한 글쓰기를 할 것을 강력하게 독려한다. 

책에 나온 지침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이끌어 내고 글을 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슬픔의 이야기를 만들고 수용하게 된다. 슬픔의 유형이 다르고, 상황이 다른데, 이 모든 슬픔을 5단계로 규정짓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슬픔의 단계는 슬픔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론이다. 그런데 그 단계별 극복이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면 그건 분명 잘못된 생각일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이 세상을 떠난 사람과 자신의 관계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까지 책의 질문에 따라 생각해 보고 그 모든 것을 글로 써보자.

" 이 책은 여러분이 슬픔을 극복하도록 도와줄 수는 없지만, 대신 슬픔을 가장 순수한 모습으로 경험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 (p. 13)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문장은,

" 슬픔은 피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다. 사랑한다면 슬퍼하라. " (p. 13)

이 책은 슬픔에 대한 두려움과 자기 비판을 완화시켜준다.

우리 문화에서는 상실과 슬픔을 빨리 극복하라고 말한다. 슬픔은 사랑에서 비롯한 당연한 감정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도 자신의 경험과 심리치료차 자신을 찾은 사람들을 통해서 슬픔의 5단계에 대한 반론이 생기게 되고, 그것이 아닌 방법이 삶 속에서 상실의 슬픔이 함께 어우러지도록 하자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슬픔은 사랑에서 비롯된 당연한 감정이니 우리 삶 속에서 슬픔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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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 - 몽골에서 보낸 어제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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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의 저자인 1985년 <민중시 2>로 등단을 한다. 1996년에는 <문학동네>에서 소설로 등단을 한다.

1988년에는 <녹두꽃>을 창간하면서 비평활동을 한다.

"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정열적인 작품 활동과 치열한 논쟁을 통한 새로운 담론 생산은 그를 1980년대 민족문학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시인이자 논객으로 불리게 했다." (저자 소개글 중에서)

김형수의 소설 중에 인상깊게 읽었던 작품은 <조드>다. 그는 <조드>를 출간하기 전에 몽골에서 자료 수집을 하는 등의 활동과 <조드>의 소설 내용을 2010년 11월 15일부터 2011년 8월 9일까지 181회에 걸쳐서 예스24 블로그에 연재를 했다.

작가의 블로그에는 <조드>의 연재와 함께 <작가 노트>라는 란을 통해서 이 소설을 쓰게 된 배경, 몽골 답사기 등을 올렸는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10 개월에 걸쳐서 집필을 한 공간, 저녁 노을에 물드는 유목민의 게르, 몽골 전통 결혼식 장면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이 소설의 주요 무대인 헤를렌 강 근처, 오논 강, 젖통호수 들의 풍경도 소개됐다.

아마도 <조드>는 김형수 작가의 몽골 사랑, 몽골 문화에 대한 천착, 글쓰기에 대한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몽골인들에게 칭기스칸은 그 누구보다도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존재이지만, 그만큼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다고 한다. 그래서 몽골인 조차도 칭기스칸의 이야기를 쓰기를 힘들어 하는데, 몽골인이 아닌 한국인이 칭기스칸의 이야기를 쓴다고 하니, 집필 당시부터 몽골인의 관심이 집중되었기에 그 곳의 신문에 대서특필될 정도였다. (작가의 블로그에 그당시 기사가 실린 신문의 사진이 올려져 있다,)

또한 올해는 칭기스칸이 탄생한지 850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그러니, 850년만에 새롭게 재조명되는 칭기스칸의 이야기가 한국 작가에 의해서 씌여진 것이기도 하다.

소설의 제목인 <조드>는 " 괴팍한 날씨 때문에 초지가 피폐해져서 가축들이 지쳐 죽는걸" 말한다.  

조드에는 하얀 조드, 검은 조드, 눈보라 조드, 거울 조드가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대재앙인 것이다.

조드는 인간의 눈으로 보면 재앙이지만, 푸른 하늘의눈으로 보면 생태계를 정화시키는 과정이라고 한다.

푸른 하늘이 조드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르쳐 주는 것이란다. 칭기스칸은 푸른 하늘의 뜻을 실천했던 지도자였기에 책 제목과의 연관은 이런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조드 >를 통해서 몽골의 신화, 전설, 민담 등을 접할 수 있었다. 우리들이 그동안 서양 문화에 길들여져서 그리스, 로마 신화에만 익숙했는데, 중세의 유라시아의 넓은 땅을 지배하였던 몽골제국의 이야기는 너무도 몰랐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은  저자인 김형수가 <조드>라는 소설을 쓰기까지 10년 이상 몽골을 답사하면서 칭기스칸의 흔적을 찾는 여정을 담은 책이다.

특히, 2010년 울란바타르 대학 학술조사단의 일원으로 몽골을 답사하면서 조드의 작품 구성과 <조드>를 쓰기까지의 창작노트에 해당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시아의 중세를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칭기즈칸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게 된 것이다. 그러니 <조드>는 저자의 혼신이 담긴 소설이고, <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은 그 과정을 위한 기초 작업인 몽골 답사기이다.

책의 중간 중간에는 저자가 몽골 답사 과정에서 쓴 시가 8편이 들어 있다.

그리고 <조드>를 쓰기까지의 창작노트와 이영수와 김형수의 좌담인 <조드가 남긴 것>도 책 속에 있어서 <조드>를 읽지 않은 독자들이라면 <조드>가 어떤 소설인지 궁금증이 생길만하다.

13세기 아시아, 몽골제국. 잃어버린 제국의 발자취를 찾기 위해 몽골 구석 구석을, 몽골의 많은 이야기를 찾아 헤맨 10여 년의 이야기.

저자의 창작 활동의 진면목을 이 책 속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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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리를 흔드는 저녁바람이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六月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에드워드 호퍼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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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시화전을 하던 때가 생각난다. 자신이 지은 시와 함께 그 시와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서 액자에 담아 전시를 했었다. 주로 학교 축제가 있을 때에 교문에서 강당으로 들어오는 입구까지 나열되었었다.

그당시를 생각하면서 한 권의 시집을 꺼내 들었다. 다른 시집에 비해서도 더 작은 시집.

그러나 옛 추억에 사로잡히는 감동적인 시집이다.

<이파리를 흔드는 저녁바람이>은 '저녁달고양이'에서 나온 '열두 개의 달 시화집' 12권 중의 6월에 해당하는 시집이다.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중에 4권만이 출간되었다.

6월의 저녁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니 시집을 읽는 운치가 살아난다.

시화집이기 때문에 한 편의 시에는 그 시와 어울릴 듯한 명화가 함께 담겨 있다. 6월의 화가는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인 에드워드 호퍼이다.

에드워드 호퍼는 현대 미국인의 삶과 ㅗ독, 상실감을 탁월하게 표현한 화가이다. 책 속의 그림들은 5월의 시집인 <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5월의 화가인 '차일드 하삼'은 인상주의 화가이고, 6월의 화가인 ''에드워드 호퍼'는 사실주의 화가이니. 서로 다른 화풍도 비교가 된다.

개인적으로는 '차일드 하삼'의 그림이 훨씬 맘에 든다.

6월의 시인은 윤동주, 백석, 김영랑, 정지용, 한용운, 노천명, 정지상등의 한국 시인과 데이지, 부손, 브리즈스와 같은 외국 시인의 시도 담겨 있다.

6월은 찬란하고 화려했던 5월을 지나 신록의 7월로 접어드는 달이기에 그에 맞는 시들이 잔잔하게 마음에 다가온다.

"그림은 말없는 시이고, 시는 말하는 그림이다"라는 글이 이 한 권의 시집을 말하는 문장인 듯하다.

★★  반디불

                - 윤동주  ♣♣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을 주으러

숲으로 가자.

 

- 그믐밤 반디불은

- 부서진 달조각,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을 주으려

숲으로 가자.

 

♧♧  숲향기 숨길

                 - 김영랑  ♤♤

숲향기 숨길을 가로막았소

발 끝에 구슬이 깨이어지고

달따라 들길을 걸어다니다

하룻밤 여름을 새워 버렸소

 

♥♥  유월 

             - 윤곤강    ◆◆

보리 누르게 익어

종달이 하늘로 울어 날고

멍가나무의 빨간 열매처럼

나의 시름은 익는다.

 

♤♤ 유월이 오면, 인생은 아름다워라 !

                                   - 로버트 S. 브리지스 ♡♡

유월이 오면 날이 저물도록

향기로운 건초 속에 사랑하는 이와 앉아

잔잔함 바람 부는 하늘 높은 곳 흰 구름이 짓는,

햇살 비추는 궁궐도 바라보겠소.

나는 노래를 만들고, 그녀는 노래하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건초더미 보금자리에,

아름다운 시를 읽어 해를 보내오.

오, 인생은 즐거워라, 유월이 오면

하루에 딱 한 편의 시를 음미하는 6월,

이렇게 '열 두개의 달 시화집'에는 365 +1편의 시와 500여 점의 명화가 담겨 있다. 달 마다 어떤 시가 담겨 있을까? 달 마다 어떤 그림이 담겨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래서 아직 출간되지 않은 1~2월, 7~12월의 시집이 기다려진다.

시는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다독여 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는 6월의 이파리를 흔드는 저녁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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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五月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16명 지음, 차일드 하삼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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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시간 정도는 올림픽 공원을 거닌다. 주로 금요일에는 학생들의 야외 학습으로, 토요일과 일요일은 가족 단위 야유회로, 각종 음악회가 있는 때는 잔디 광장이 어수선하다.

그래도 서울에 이렇게 좋은 공원이 있다는 것에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

계절에 따라서 변하는 공원의 모습은 한 편의 그림과 같으며, 그 모습에 따라서 한 편의 시가 떠오른다.

학창시절에는 시를 읊기도 하고 좋은 한 권의 시집을 사 모으는 것이 행복했는데.....

손편지를 쓰던 시절에는 편지를 쓸 때에  꼭 한 편의 시를 함께 적어 보내곤 했다. 그런 편지를 받은 학생이 세 권의 시집을 선물로 준 적이 있다.

오래된 그 시집은 아직도 책꽂이에 꽂혀 있다.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시집은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요즘에는 시집을 사 본 적이 거의 없다. 그만큼 시집은 내 삶에서 멀어져 갔는데....

이번에 읽게 된 <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은 '저녁달고양이'에서 나온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중의 한 권이다.

     

'열두 개의 달 시화집'은 1월부터 12월까지 달마다 1권의 시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까지 나온 시집은.

3월 :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 귀스타브 카유보트 / 윤동주 외

4월 : 산에는 꽃이피네 - 파울클레 / 윤동주 외

5월 : 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 - 차일드 하삼 / 윤동주 외

6월 : 이파리를 흔드는 저녁 바람이 - 에드워드 호퍼 / 윤동주 외

12권의 시집이 모두 출간되면 365 + 1 편의 시, 500여 점의 명화, 80여 명의 시인의 시, 12인의 화가의 그림이 담기게 된다.

앙징스러울만큼 작은 크기의 시화집은 이렇게 시인의 시와 화가의 그림이 함께 담겨 있다.

지나간 5월, 흐드러지게 피었던 꽃들을 생각하며  한 편, 한 편 시를 읊어본다.

5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31편의 시가 차일드 하삼의 그림과 함께 담겨 있다. 차일드 하삼은 미국의 인상주의 화가인데, 3000여 점이 넘는 그림, 유화, 수채화, 에칭, 석판화를 남겼다.

차일드 하삼의 여인의 모습과 잔잔한 풍경화는 시를 읽는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  향내 없다고 

                   -김영랑  ♣♣

향내 없다고 버리실라면

내 목숨 꺾지나 말으시오

외로운 들꽃은 들가에 시들어

철없는 그이의 발끝에 좋을걸

 

♧♧  장미

                 -노자영 ☆☆

장미가 곱다고

꺾어보니까

꽃포기마다

가시입니다

 

사랑이 좋다고

따라가 보니까

그 사랑속에는 눈물이 있어요

 

그러나 사람은

모든 사람은

가시의 장미를 꺾지 못해서

그 눈물의 사랑을 얻지 못해서

섧다고 섧다고 부르는군요.

 

♡♡  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

                             - 김영랑 ♧♧

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이길래

내 숨결 가볍게 실어 보냈지

하늘가를 스치고 휘도는 바람

어이면 한숨을 몰아다 주오

역시 5월을 담은 시들은 김영랑의 시처럼 내 마음에 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인가 보다.

그동안 시를 잊고 살았던 우리에게 지난 5월은 꽃처럼 바람처럼 한 편의 시와 멋진 그림을 함께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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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의 성공수업
전한길.이상민 지음 / 문이당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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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생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스타 강사, 전한길.

2014~2018년 공무원 한국사 교재 판매량 5년 연속 전국 1위, 공무원 한국사 강사 중에 온라인 수강생 5년 연속 전국 1위, 전한길 한국사 카페 회원수 23만 명 (1위)

지금은 탄탄대로를 달리는 긍정적 사고로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스마일 강사이지만 그의 인생 이야기를 펼쳐 놓으면 그야말로 롤러 코스터를 타는 듯하다.

전한길은 경상북도 경산의 깡촌에서 태어났는데, 자취방 주인집의 하루 지난 신문을 깡그리 읽을 정도로 학구열이 강했다. 대학 시절에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중에 20대에 학원 강사를 하게 된다. 30대 초반에는 성공한 최고의 학원 강사로 EBS 전과목 강사 중에 강의 평가 1위를 한다.

너무 일찍 학원 강사로 큰 성공을 이루었기에 자만심과 허세가 대단했다.

대구에서 가장 큰 입시학원을 인수하게 되는데, 2년 만에 20억이 넘는 빚을 지고 쫄딱 망한다.

성공 뒤에 온 실패....

처절한 실패 후에 서울에서 최고의 강사로 자리매김하면서 다시 한 번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전한길.

이 책은 2011년 실패담과 2018년 성공담을 함께 묶어 놓았다.

실패는 좌절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면 지금의 전한길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실패를 실패로 생각하지 않았다.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또 다른 인생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실패 후에 가졌던 상처들은 그당시에는 헤어나기 힘든 일이었지만 그걸 또다른 기회로 만든 전한길의 성공 비결을 책 속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실패는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실패 후에 새로운 도전을 함으로써 또 다른 기회의 문을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역사과목은 교육과정 개편으로 선택과목이 되면서 수능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선호하는 과목이 아니다.

그래서 전한길이 선택한 길은 입시 강의가 아닌 공무원 시험 강의로 눈을 돌리게 된다. 현재 공무원 수는 100만 명에 육박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엄청나다.

그들에게 반드시 들어야 하는 강의가 한국사이니 그만큼 수강생 수도 많을 수 밖에 없다.

전한길은 자신의 실패원인으로 강사진 보다는 외적 요인인 학원 리모델링이나 방만한 학원 조직, 보여주기식 광고 홍보 등을 든다.

그는 학원 강의는 잘 할 수 있었지만 경영은 해 보지도 않았지만  명예를 쫒아서 학원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전한길이 한국사 강사로 성공하게 된 요인은 무엇일까?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했기 때문에 학원 강사로 성공할 수 있었다.

책 속에는 전한길 인생 10계명이 담겨 있다. 그는 인생 10 계명을 30살에 만들고 19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1회 이상 묵상하고 하루를 시작한다.

"성공할 수 있다고 자기 마법을 건다."

혹시 현재 자신이 하는 일이나 사업이 힘들고 어렵다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충고를 한다. 기본을 잡고 자기만의 변화와 흐름에 맞추어 전진해야 한다.

성공, 실패를 좌우하는 모든 답은 자기 자신 안에 있다. 그리고 그 답은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책을 검색하던 중에 전한길이란 강사를 알게 됐고, 공시생이면 누구나 그의 강의를 듣고 그의 역사 수험서를 공부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전한길의 길지 않은 인생에 그런 굴곡이 있었다는 것은 이번에 <전한길의 성공수업>을 통해서 잘 알게 됐다.

성공에 관한 이야기 보다 더 중요한 건 실패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실패를 성공으로 이끈 인물이기에 <전한길의 성공수업>은 그 의미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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