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에 빠진 록 스타 - 프란츠 퍼디난드의 거침없는 세계음식기행
알렉스 카프라노스 지음, 장호연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언젠가부터 음식관련 에세이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맨해턴의 프랑스 전문음식점 '레알'의 '앤소니 보뎅'의 '키친 컨피덴셀', '쿡스투어'를 비롯하여 한국인으로는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의 수석총괄 조리장인 '에드워드 권'의 음식관련 에세이, 그리고 이태리 전문 요리사인 박찬일의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보통날의 파스타' 등등~~
이런 책들은 셰프들의 에피소드와 함께 레시피가 실려 있어서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앤소니 보뎅'은 '쿡스투어'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완벽한 한 끼. 또 한 가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모험. 전세계를 떠돌면서.'라고 하였다. 그에게 미각 여행은 모험이었고, 완벽한 한 끼는 그 누구나 부러워하는 성찬이 아니라,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분위기있는 자신만의 의미있는 한 끼였다.
 
그런데, '맛에 빠진 록 스타'의 '알렉스 카프라노스'도 자신을 '미식 모험가' 라고 칭했는데, 그의 미각 여행은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진다. ('앤소니 보뎅'의 모험과 '알렉스 카프라노스'의 모험은 엄밀히 따진다면 그 의미가 다르다.)
이 책의 저자인 '알렉스 카프라노스'는 스코틀랜드 4인조 록 밴드 '프란츠 퍼디난드'에서 기타와 보컬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이력은 다채롭다. 20대에 요리사, 바텐더, 배달원..... 그리고 호텔경영학을 전공했고, 대학강사로 있다가 30살이 되면서 록 밴드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저자의 이러한 다채로운 체험이 이 책의 내용을 더욱 풍요롭게 해준다. 특히, 요리사 경험이~~~
우리들이 연극이나 뮤지컬, 음악 공연을 보러 가서 느끼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그들의 열정이다. 좁은 줄 모르고 무대를 종횡무진하면서 펼치는 힘있는 그들의 공연을 보면서 그들이 내뿜는 활력에 찬사를 보내곤 하는데, 과연 그들은 그런 공연후에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서 어떤 음식을 먹을까 하는 생각도 종종 하곤했다.
바로, 이 책의 저자는 세계를 누비면서 록 밴드 공연을 하고,  세계 곳곳의 맛을 찾아 미각여행을 하는 것이다.

2006년 7월에 '펜타포트록 페스티벌'에서 한국 팬들과의 만남이 있었다고 하니, 그가 만난 한국 음식은 어떤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이 책의 p202~205 에는 그가 인천 근처의 재래시장에서 만난 한국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재래시장의 모습이 참 재미있게 묘사되었다. 그런데, 우리들에게 익숙한 그 모습이 잠깐 본 그의 표현을 통해 읽자니 좀 어색하게 느껴지는 점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가 본 인천의 뒷골목의 모습이었고, 그가 맛본 한국음식의 단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가 좀더 다양한 한국의 음식을 맛보았다면 하는 점이다. 이처럼 인천의 재래시장에서 한국의 맛을 느꼈듯이 '알렉스 카프라노스'는 근사하고 멋진 레스트랑보다는 그가 공연을 하게 되는 도시의 초라한 뒷골목까지 깊숙히 들어가서 새로운 음식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미각 여행은 미식 모험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맛인 복어를 맛보기도 하고, 송아지 췌장요리, 황소 고환요리, 개구리 뒷다리까지......
  
  
그가 생각하는 음식에 대한 단상들은

최고의 맛은 일상의 맛이다. (...) 매일 먹는 사람에게는 평범한 것이지만 방문객에게는 그 곳을 영원히 각인시키는 맛이 된다. (p11)
진짜 맛은 거리에, 카페에, 작고 별난 곳에 숨어있다 (p11~12)
어떤 음식은 기쁨을 주고, 어떤 음식은 혐오감을 불러 일으킨다. 고툥을 안기는 음식도 있다. 나는 음식이 그저 배고픔을 가시게 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음식은 그 이상의 것이다. 음식은 모험이다. (p17~18)

 
그는 우리들과 친숙한 스시, 카레, 햄버거등의 음식과 해기스, 새벌로이 딥, 카포레, 칼 데이라다 데 페이제스 두마르 등과 같은 듣도 보도 못한 음식들과 함께 자신의 에피소드를 소개해 준다.



그가 추억하는 음식에 대한 글들 중에 어린날의 이야기가 마음속 깊이 다가온다.

그의 5살 생일에 엄마가 만들어 준 푸른색 케이크. '노란색 크림'을 떠서 입안에 집어 넣었다. 그 황홀한 감각이라니. 뇌가 행복에 떨었다. 손가락을 더 깊게 집어 넣었다. 더 한 행복이 몰려왔다. (p18)

5 살 어린 아이가 느꼈던 그 노란색 크림 맛의 황홀함을 30 대의 그는 아직도 황홀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황홀했던 음식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터키의 이즈미르에서 히잡을 쓴 아주머니가 만들어 준 이태리 음식 라비올리를 닮은 음식이나 프랑스 레스트랑에서 맛 본 달팽이 요리, 나폴리의 홍합 스파게티, 마카오의 에그 타르타.... 그런데, 그 음식들이 맛있었던 것은 좋은 사람과 함께 했기에... 그리고, 여행이라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록 스타 '알렉스 카프라노스'가 전하는 음식에 얽힌 어린날의 추억부터 록 밴드공연을 위해 자신이 들렸던 낯선 곳에서 만난 음식 이야기.... 그 이야기들도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기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기에.... 그리고 분위기가 있었기에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음식이야기가 맛깔스럽게 느껴지는 '맛에 빠진 록 스타'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맛에 대한 추억을 생각해 보는 것도 멋진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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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러버’s 소울
잭 캔필드 외 지음, 이순영 옮김 / 바롬웍스(=WINE BOOKS)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현대인의 기호품인 Tea,Coffee,Chocolate, Wine 에 대한 Life Style Essay 시리즈 중의 한 권에 해당하는 책이 '와인 러버's 소울' 이다.
 
예전에는 '와인'하면 고급스럽고 품위있는 술로 인식되었지만, 지금은 가까운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와인에서부터 와인 전문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고가품에 해당하는 와인까지 천차만별의 와인들이 생산되면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마실 수 있는 술로 인식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와인'하면 분위기있는 술로 인식되는 것만은 변하지 않은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먼나라 이웃나라'시리즈의 이원복교수의 '이원복 교수의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 등과 같은 와인에 관한 책들이 다수 출간되기도 했다.
 

바로 '와인 러버's 소울'도 그런 와인에 관한 이야기들로만 구성된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잭 캔필드'는 이미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그리고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로 우리에게는 친숙한 사람이고, '마크 빅터 한센', '테레사 펠루스'도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시리즈를 펴낸 사람들이다.

내 안의 작은 행복, 영혼의 쉼터, 소소한 것들에서 생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 따뜻한 마음이 담긴 한 잔이 주는 포근함 ( 책 속의 글중에서)
"내 인생을 위로하고 싶은 때,
  와인 한 잔이 가져다 준
  완전 소중한 삶의 이야기" (책 속 표지 글 중에서)
이렇듯 Wine 은 이 책을 옮긴이가 말했듯이 "자연이 인류에게 선물해 준 가장 가치있는 문화 (....) 신이 인간에게 선사해 준 가장 아름다운 선물" (p4) 인 것이다.
  

그런 '한 잔의 와인 '속에는 행복한 기억들이 묻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추억하는 와인에 얽힌 이야기들이 아주 소박하면서도 아름답게 씌여져 있다. 마치 옆에 있는 친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이~~~
손녀가 기억하는 할머니의 함께 와인 만들기. "밟고, 아아! 밟고, 징그러워! 밟고. 으으 밟고 기분이 이상해 (p27)
우리나라 가정에서 포도주를 만들때는 포도 + 설탕 + 소주 인데, 서양의 와인 만들기는 껍질을 씨와 함께 으깬후에 발효시키고, 껍질을 제거하고 짜낸 즙을 발효해서 만들기에 포도를 큰 통에 넣고 발로 밟는 이야기가 많이 소개되는데, 그런 기억이 할머니와 함께 했기에 더 오래도록 아름답게 추억되는 것이다.
 
또한, 남편과의 와인 여행, 와인잔을 앞에 두고 청혼을 받은 이야기....
딸이 처음 와인의 코르크마개를 따려고 하다 코르크마개가 전등으로 날아가 형광등을  깨고 파편이 온 방에 튀었지만, 엄마는 " 두 사람이 벌써 불꽃놀이를 시작한거예요?" 하면서 아빠와 딸에게 말할 수 있는 재치.
 
와인을 보면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는 이야기-"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계속 머릿속에 있으면서 내가 소박한 여름 와인 한 모금을 마시며 다시 찾아주기를 기다기로 있었다. " (p194)
이렇듯 '한 잔의 와인'은 그저 술이 아니라 아름다운 추억인 것이다.
그리고 '한 잔의 와인'에 담긴 에피소드와 함께 많은 와인 정보를 제공해 준다.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 와인의 전통, 와인팩, 대대로 전해지는 와인의 맛, 마셔 보아야 할 와인, 파티계획짜기..... ' 등과 같은 상식적이고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까지 담겨져 있다.
  
☆ 와인잔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와인을 산소와 결합하도록 하고 와인 향을 퍼지게 하며 와인을 신선하게 하기 위해서(p48) 란다.
☆뉴욕 경매시장에서 도멘드 라 로마네 콤티에서 생산한 몽라셰 1978년산 일곱 병이 16만 7500 달러에 낙찰되었는데, 마실 수 있는 와인으로 경매에 붙여진 것 중에 가장 비싼 가격(p292) 이라고 한다.
  그럼, 나에게 있어서 '한 잔의 와인'은 어떤 추억이 있을까?
독일의 로렐라이언덕이 있는 라인강변을 거슬러 올라가면 독일이지만 스위스풍이 풍기는 작은 마을이 있다. 그곳에서 저녁식사와 함께 마셨던 와인... 솔직히 나는 와인 맛을 잘 모르기에 동화속 작은 방처럼 꾸며놓은 분위기에 빠졌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산책길에 만난 포도밭. 그리고 그 너머의 체리밭까지~~~  너무도 아름다운 경치에 꼭 다시 찾겠다고 생각했던 그 곳에서 마신 한 잔의 와인이 가장 아름다운 추억의 와인이 아닐까한다.
와인은 이렇게 분위기에 취하는 술이기도 하기에 많은 사람들에게는 와인에 얽힌 추억들이 하나, 둘씩은 있을 것이다. 분위기에 취하고~~ 맛에 취하고~~ 향에 취하고~~~
이런 자신만의 추억이 담긴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추억에 얽힌 와인 에피소드를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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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러스트>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아메리칸 러스트
필립 마이어 지음, 최용준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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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러스트'의 작가인 '필립 마이어'는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작가이다. 이런 생소한 작가들의 작품은 좀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립 마이어'의 화려한 데뷔작인 '아메리칸 러스트'가 미국 문화계에 미치는 영향을 상당한 파장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문화계를 이끌어 갈 비범한 신인의 출현', '강렬한 내러티브와 날카로운 사회적 통찰력이 완벽하게 조화된 수작' , ' 오니스트 헤밍웨이, 존 스타인 벡, 윌리엄 포크너 등의 거장들과 나란히 비견되는 영예를 안았다. - 작가 소개글에서
신예의 작가가 이와같은 찬사를 받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이 작품에 그의 다양한 삶의 체험이 고스란히 담겨있기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1974년생이며, 이 작품의 배경처럼 철강노동자 계층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그의 성장기에 철강도시의 몰락으로 성실하던 그 지역 사람들이 가난과 범죄에 물들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으며, 16살의 나이에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자전거 수리공, 건설 인부, 구급 의료기사 등 을 하게 되고, 다시 20살에 작가가 되기 위해서 코넬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게 되고, 졸업후에는 전공과는 다른 월스트리트에서 금융파생상품 전문가로 변신하는 다양한 삶의 체험을 가지고 있다.
작가 소개글을 보면 어머니가 예술가였고, 아버지는 과학강사였다고 하니, 꼭 이러한 길을 걷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데, 이런 자신의 성장무대였던 철강도시의 몰락에 따른 그곳의 이야기가 바로 이 작품의 배경이자 소재, 주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작가 소개의 글이 길어지는 것은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기때문이다.
'아메리칸 러스트'는 1987년에 문을 닫고, 10 년후에는 일부 해체가 되는 펜실바니아 파예트 카운티의 부엘 마을이 배경이 된다. 몰락한 제철도시, 많은 사람들이 다른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나 버리고, 떠나지 못한 사람들만이 남아있는 도시. 그렇기에 그곳은 실업에 의한 가난과 범죄에 노출된 도시로 변해 버린 곳이다. 이곳에 남겨진 20대가 갓 지난 두 청년. 아이작과 포. 그들은 서로 너무도 다른 외모와 성격, 그리고 삶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런 두 젊은이가 우연히 겪게 되는 살인사건의 가해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얼핏보면 '아이작'과 '포'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소설의 구성이 말해주듯이 '아이작' 그리고 그의 누나인 '리' 아버지인 '해리' 엄마인 '메리'
또한, '포' 그리고 그의 어머니 '그레이스' 경찰서장 '해리스' 아버지인 '버질' 등이 모두 중심인물이자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그들 중심의 이야기가 각 장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가는 이들의 인물묘사를 아주 날카로운 시선으로 분석하여 써나가고 있다.
아이작은 상당한 지적능력을 가진 청년이지만 어머니의 자살과 누나인 리가 부엘을 떠남으로써 자신에게 맡겨진 병든 아버지를 질시하면서도 차마 떠나지 못하고 있다가 마침내 집을 떠나자마자 그 도시를 벗어나지도 못하고 살인사건에 연루되게 되지만 과감하게 그 도시를 떠나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한다.
그런데 비해 고등학교 시절 잘 나가던 풋볼 선수였던 포는 대학진학을 하지 못하고 그 도시에 머물다가 아이작이 이 도시를 떠나는 날에 함께 있다가 뜻하지 못한 살인사건의 범인이 되어 사건에 말려 들게 된다.
이런 이야기들이 어찌 보면 흔한 소재이지만, 이 작품은 그렇게 흔한 이야기로 펼쳐지지는 않는다.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될 것인가? 그리고 또한 결말은 어떻게 날 것인가 마지막 부분을 읽을때까지 긴장을 놓치 못하게 만들어 준다.
아이작의 지금까지의 쉽지 않았던 삶의 모습과 그가 진정으로 아버지를 떠날 수 없었던 이유, 그리고, 친구 포와의 관련 이야기, 그가 '집을 떠난다는 것'에 대한 진정한 의미 등을 이야기속에 담아 놓고 있다.
인생에서 알아야 할 모든 일들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절대로 배울 수 없지. 좋든 나쁘든 인간은 주위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그 됨됨이가 결정되는거야. (p287)
아이작, 포.... 그들은 둘 다 자신의 분야에서는 최고의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그들이 실패한 인생처럼 살아가게 된 것은 무엇때문일까.....
그리고, 아이작의 엄마가 자살하게 되는 이유는?
아이작의 누나인 리, 그리고 아버지 '해리', 포의 엄마 '그레이스', '그레이스'와 연관지어서 생각해야 하는 경찰서장 '해리스' 그들의 삶에 나타나는 많은 의미들. 그것은 그냥 지나쳐 버리고 읽을 그런 이야기가 아닌, 그 사람 사람마다의 깊은 삶의 모습들을 성찰해 보아야 될 이야기들이다. 이 책의 모든 사람들은 아이작과 포가 살인사건에 얽힘으로써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깨닫게 되는 것이고, 그들은 자신의 삶의 방향을 그제서야 진실되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몰락한 철강도시라는 것은 그저 소설의 배경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등장인물들의 내면적인 문제가 철강도시의 몰락과 그 몰락으로 인하여 피폐해지고 잊혀져 가는 도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무더운 날씨 그리고 550 여장에 이르는 두꺼운 분량임에도 한 순간의 긴장을 풀 수없는 그런 작품으로 '아메리칸 러스트'는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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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만찬 - 두 가지 재료로 만드는 147가지 레시피
문인영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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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족, 신혼부부, 딩크족들은 '해먹기'보다는 '사먹기'가 용이한 사람들이 아닐까 한다. 집에서 밥을 먹는 횟수도 그리 많지 않고, 이것 저것 신경써서 반찬을 만들어 보아도 먹지 않아서 그냥 버리게 되고, 뭐 좀 그럴듯한 음식을 만들려고 하면, 구색을 맞추어야 할 재료가 이것 저것 들어가게 되고, 남는 재료는 냉장고에서 뒹굴다가 처치 곤란하여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기 쉽다. 그러니 그냥 한 그릇 사먹지~~~ 맛난 것을 골라 먹지~~~ 이런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푸드스타일리스트인 '문인영'은 두 가지 재료만을 가지고 147가지 레시피를 이 책에 담아내고 있다. 더군다나, 2가지 재료를 가지고 한 번은 '밥상요리'를.... 한 번은 '일품요리'를 만들어 내니 한 번 따라서 요리를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두 가지 재료'로 만드는 음식들은 재료선택, 만드는 법, tip, 완성품의 순으로 실려 있어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이다. 2 가지 재료로 3 가지 정도의 푸짐하고 맛잇는 음식이 완성되는 것이다.
(예) 바지락, 미나리 - 미나리 나물, 바지락 미나리국
       쇠고기 불고기용 콩나물 - 콩나물국, 콩나물 조림, 쇠고기 불고기
       낙지, 팽이버섯 - 낙지볶음과 팽이버섯, 팽이버섯전    

       날치알,숙주 - 칠리 숙주나물, 숙주 날치알 굴소스볶음밥, 숙주 오코노미야키

 
 
  그런데, 이 2 가지 재료가 다시 일품요리로 변신을 한다.
   (예) 바지락, 미나리 - 봉골레스파게티
         쇠고기, 콩나물 - 콩나물 밥
         낙지, 팽이버섯 - 넉자 팽이버섯 우동
         닭안심살, 시금치 - 닭 안심살 시금치 파스타

 
  그러니까
      (예) 돼지고기, 쑥갓 - 돼지고기 쑥갓찌개, 쑥갓나물 (밥상요리)
                                    돼지고기 쑥갓덮밥 (일품요리)
            새우, 양송이버섯 - 중국식 양송이탕, 양송이 장아찌 (밥상요리)
                                      새우 양송이 크림 파스타 (일품요리)


  이외에도 아주 기본적인 냉장고속에서 굴러 다니는 한 가지 재료로 그럴듯한 음식이 차려진다. 달걀, 파, 마늘, 감자, 양파, 당근, 신김치, 족발먹다 남은 것, 보쌈 먹다 남은 것, 명절음식 남은 것 등을 가지고 만들게 되는 음식들이다.
     (예) 달걀 - 달걀 파 볶음밥, 달걀탕, 뚝배기달깔 간장찜.


 
이렇게 음식을 만들기 전에 재료선택 방법이나 쉽지만 하기 싫어서 미루고 미루는 냉장고 정리 방법도 함께 실려 있기에 유익한 정보들이 많이 담겨 있는 책이다.
누구나 이런 책을 읽을 때는 '아~ 그렇구나, 이런 방법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책장을 덮으면 그냥 잊어버리고, 하기 싫어서 하지 않는 버릇들이 우리에게는 있기에, 책을 읽으면서 필요한 부분을 메모하여 두었다가 실천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싱글 만찬' - 싱글이기에 그냥 한 끼 때우는 습관에 젖어 있는 사람들에게 아주 간단한 재료를 가지고 한 끼의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항상 곁에 두고 펼쳐 보면서 만들어 보는 재미를 맛보기를 기대해 보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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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동양신화 중국편 - 신화학자 정재서 교수가 들려주는
정재서 지음 / 김영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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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에게 서양문화의 원류가 되는 그리스 로마신화는 익숙하게 느껴지지만, 우리와 더 가까워야 하는 동양신화는 좀 낯설게 느껴진다. 그것은 그리스 로마신화의 이야기들이나 신화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서양 미술작품이나 문학작품들 속에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들이 쉽게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동양신화라고 하니 별로 생각나는 이야기들이 없는 듯하다. " 동양신화? 어떤 이야기가 있더라?" 하고 생각을 하게 되지만 금방 떠오르는 이야기는 없었다. 그렇지만, '이야기 동양신화- 중국편'을 읽다보니 중국 역사책속에서, 아니면 가깝게는 고사성어 속, 우리의 일상속에서 접했던 이야기들에서 동양신화를 찾을 수가 있었다. 견우 직녀성 이야기, 달(항아)이야기, 옛 고분속의 그림에 얽힌 이야기, 부뚜막신인 조앙신이야기, 신라의  귀면와의 '치우'이야기~~~ '치우'의 모습은 귀면와에서도 찾아 볼 수 있지만, 더 가까이에는 우리나라 월드컵의 상징인 '붉은 악마'를 생각하면 금방 떠오른 것이 신화속의 '치우'의 모습이다. 이렇듯, 동양신화는 우리곁에 있었지만 우리가 서양신화에 익숙해져 있다가 보니 미쳐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이 책의 저자인 신화학자 '정재서'는 이런 신화속에서 동양정신과 상상력의 근원을 찾아내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신화집인 '산해경' 그리고 '목천자전' '초사' '회남지'등에 나타난 중국 신화고전을 고증을 통해서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약 600컷의 동양신화 이미지와 함께 ~~~ 그 이미지들은 신화내용을 뒷받침해주는 자료이기에 읽으면서 이해도 빠르고, 재미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신화는 그자체가 문화의 원형이기에, 우리의 터전인 동양의 신화를 안다는 것은 곧 우리 조상의 마음과 행동, 그리고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즉,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동양의 신화와 서양의 신화는 많은 점에서 닮아 있다. 서양신화의 인어 아가씨가 동양신화에서는 인어 아저씨 '저인'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소머리를 한 서양신화의 '미노타우로스'가 동양신화에서는 염제, 신농으로 불의 신,농업의 신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저자는 동양신화를 이야기하면서 서양신화를 함께 다루어 주는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한 각각 닮은꼴의 신화들은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비하여 중국의 신화는 광대한 지역, 다양한 종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에 그 이야기의 폭이 더 크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동서양 신화에는 동일한 신화적 모티브를 공유하고 있어서 풍토, 문화적 차이에 의해, 지역에 따라서 현저하게 또는 미약하게 비슷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각각의 신화들은 자신만이 갖는 아름다운 광채(아우라)가 빛나는 것이다.
 
태초의 신비와 비밀로부터 시작하여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의 역사(하,은,주 ~~~ 춘추전국시대, 한나라 등)속의 이야기까지 신화속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동양신화에서는 태초의 우주는 커다란 '알'과 같았다고 한다. 그 속은 혼돈상태였고, 그 혼돈의 알을 깨고 천지개벽이 이루어지면서 자연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그런 이야기속에 태초의 거인인 '반고'의 이야기가 탄생하는 것이다.

풍부하고 기발한 원형적 기억의 보물창고, 신과 인간, 자연이 하나였던 고대 동양의 신비하고 환상적인 신화 여행이 시작된다! (책표지 뒷면에서)

  우리들이 신화를 재미있게 생각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자연현상들을 의인화한다든가, 신이 인간과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든가, 신이 때론 위엄을 보이기도 하지만 코믹하게 묘사되기도 하고..... 그리고 신화들에는 동화적인 요소 또한 많이 들어가 있으며, 같은 신화일지라도 약간씩 다른 버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신화는 민족의 이야기인 만큼 이는 고대의 중국 대륙에서 활약했던 동이게 여러 종족이 동일한 언어와 동일한 문화권에 속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p279)

  이렇듯 중국의 거대한 지역과 다민족이 이룩한 역사이기에 민족의 시조에 대한 이야기만 보더라도 '서언왕신화' '주몽신화' '만주족 시조'의 신화처럼 같은듯, 다른 이야기가 공존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 신화들이 그이후에 중국의 역사속에 들어가서 탈바꿈한 역사이야기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신화는 민족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하는 것이다.
동양신화는 곧 우리민족의 신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에 동양신화를 아는 것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인식하는 일이고, 동양신화를 읽으면서  그리스 로마신화의 장면 장면과 비교해 본다면 읽는 재미가 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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