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디자인 산책 디자인 산책 시리즈 2
김지원 지음 / 나무수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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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몇 년전에 <핀란드 디자인 산책/ 안애경, 나무수 ㅣ 2009>을 읽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핀란드는 자작나무 숲을 연상하게 된다. 하얀 눈 길도 생각나고...

그런 핀란드의 디자인은 인간과 자연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최대한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한도내에서 디자인이 이루어졌다.

오래된 고목이 있으면 그것을 비켜가는 그런 디자인도 있었다. 감동~~

한 마디로 핀란드의 디자인은 자연을 닮은, 자연을 사랑하는, 자연을 생각하는 디자인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런던 디자인 산책>을 읽기로 했다.

 

 

핀란드는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런던은 한 번 가본 곳이기에 책을 읽기 전에 그 느낌이 조금은 전달되는 것같기도 했다.

런던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유럽의 도시들이 그렇듯이 오래된 건축물들과 새로운 건축물들이 공존한다는 것이었다.

유서깊은 웨스트민스터 성당 근처에서 빨간 2층 버스를 볼 수도 있고, 거리마다 빨간 우체통과 공중전화부스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런던 하면 빨간색이 떠오르기도 한다.

 

 

런던은 이처럼 개발과 보존이 공존하는 곳이며 이질적인 것들 위에 다양성과 다문화가 스며들어 있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핀란드의 디자인이 자연을 생각한다면, 런던의 디자인은?

이 책의 저자는 런던의 디자인을 런더너들의 일상 속에서 찾기 위해서 돌아다닌다. 그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디자인을 찾기 위해서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 속에서 런던의 디자인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글 반, 사진 반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사진들이 담겨 있어서 읽으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게 해준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을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일반인들이 쉽게 디자인이란 분야를 접할 수 있게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겨울이 유난히 추운곳, 언제 비가 내릴 지 모르는 곳, 런던.

이곳 사람들은 비에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비가 와도 우산을 쓰지 않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단다.

그러나, 런던에서 150년의 전통을 가진 수공예품으로 우산을 만드는 곳이 있기도 하다.

그곳에서 만든 우산의 손잡이 모양, 그것이 바로 런던의 디자인 중에서 가장 먼저 독자들에게 소개되는 디자인이다.

 

 

런던 거리의 빨간 우체통에도 그것이 세워진 연대가 씌여있느니, 어느 왕 시대였는가를.

그러니, 런던의 빨간 우체통이 다 똑같은 세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흘러 내려오기도 했음을 알게 된다.

희한한 조형물 중에 웨인 치스널의 '자석'이라는 작품은

 

 

" 자석에 붙은 플라스틱 장난감은 물질 문명의 가속화로 인해 정작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에 대한 자각없이 탐욕에 빠져 또다른 빠져 또 다른 탐욕을 부르는 현대인의 물질 만능을 비판하다. " (p. 48)

영국에서 정원은 귀족만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이었다고 한다. 그것이 일반인들에게 여가문화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 오래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정원은 모두의 삶을 위한 공간이다.

그래서 하얀 컵 속의 작은 호수는 이런 런던 디자인을 엿 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한다.

 

 

또한 영국하면 홍차가 떠오르듯, 그들에게는 빅토리안 시대 상류층이 즐겼던 격식 있는 차 문화가 있으니, 찻잔 속에서도 삶 속을 위한 디자인의 아이디어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테이트 모던 미술관이 과거 화력발전소를 현대 미술관의 전시 공간으로 변신시켰다는 것을 잘 알려진 사실인데, 그 이외에도 수력 발전소가 지금은 전시관과 공연장으로 활용되는 레스토랑이 되었고, 기능이 폐쇄된 운하인 포토 벨로 독은 디자이너의 쇼룸과 레스토랑으로 디자이너들의 참여 공간의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의 시골 폐교들이 예술인들에 의해서 거듭나기는 하지만, 우리도 이런 점들은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영국에서 문고판 하면 펭귄 출판사인데, 오래된 중고판 서적에서부터 클래식한 문학도서에서 북 디자인을 살펴본다.

클래식 문학도서는 책표지가 인테리어 개념을 도입하여 디자인된다.

 

 

 

 

 

유명 디자이너인 재스퍼 모리슨의 디자인은 평범하고 단순함이니, 그것은 특별함을 초월한 평범함이다.

몇 작품 감상해 보면.

 

 

 

런던의 거리는 스케치북이라고 표현하듯이, 거리의 그래피티는 누가 그렸는지, 무엇을 그렸는지, 왜 그렸는지 그저 보는 사람들이 나름대로 느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래피티가 일상의 다양한 소재들을 폭넓게 표현하면서 사회전반에 넓게 펴져나가는 것이니까.

" 그림인지 글씨인지 마음의 울림을 자신만의 언어로 그린 수많은 낙서들이 독특한 리듬을 만들고, 그 리듬들이 켜켜이 쌓여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출한다. 낙서화는 여러 가지 소리가 나는 그림이다. " (p. 256)

꿈보다 해몽이라고 했던가?

저자의 그래피티에 대한 해석이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불완전한  한 조각이 모여 개성있는 하나를 이룬다는 패치워크 조각들.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하기는 했지만, 절약을 몸소 실천하는 디자인이라는 생각, 그리고 조각과 조각이 모여 하나를 이루는 디자인에서 삶의 교훈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는 몇 곳의 박물관도 소개를 해주지만, 그보다는 공원, 정원, 찻잔 속, 거리의 풍경, 장난감 가게 등에서 런던의 디자인을 찾고 그것을 해석해 준다.

런던이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듯이 디자인도 그런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이다. 오래된 것들을 보존하고, 오래된 것들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

이것이 바로 런던의 디자인인 것이다.

디자인은 디자이너들만이 공감하고 공유하는 것이 아니며, 일상생활 그 자체에서 디자인을 찾을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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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다이어트 레시피 - 제이제이 박지은의 다이어트 비법
박지은 지음, 조애경 감수 / 리스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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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참 어렵다.

마음먹고 죽기 살기로 운동하고, 음식조절을 해서 살을 빼도 어느 순간에 또다시 체중계의 눈금은 슬쩍 슬쩍 이전의 몸무게를 향해서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해도 그후에 오는 요요현상이 더 무서운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박지은은 10년동안 이와같은 다이어트로 살을 빼고, 요요현상이 오고, 또 살을  빼고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다이어트에 실패하게 된다.

다이어트 과정에서의 문제점이 무엇이었을까 분석한 결과,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 음식을 줄이고 안 먹고 하다가 어느 순간에 폭식을 하게 된 것이 원인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이어트 레시피를 개발하게 되었는데, 그 레시피들의 공통점은 배부르게 먹으면서 균형잡힌 몸매를 유지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칼로리는 줄이고  영양성분은 중요시하면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레시피.

항상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폭식을 줄이는 지름길인 것이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쾌재를 부르짖을 수도 있을 것이다.

" 아, 이제 드디어 마음놓고 먹을 수 있구나 !!"

그런데, 그렇게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제로 다이어트 레시피를 차근차근 본 결과는 역시 다이어트 레시피에는 지켜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식단을 짤 때 기억해 두어야 할 점을 몇 가지 소개한다면,

* 양질의 단백질 식품을 먹는다.

* 복합 탄수화물 식물을 먹는다.

*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을 먹는다.

* GI ( 탄수화물을 섭취한 후 혈당이 오르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낮은 식품을 먹는다.

간추려도 이정도는 지켜야 한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굶거나 적게 먹으면, 후에 포식으로 요요현상이 나타나게 되니까,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먹어야 한다.

지방, 당분, 나트륨을 줄이고, 영양과 양은 챙기는 다이어트 메뉴이다.

그러니까 당연히 요리를 할 때에 대체해야 하는 재료가 있고, 피해야 할 재료와 요리법이 있게 되는 것이다.

식빵 대신에 통밀빵, 생크림 대신에 무지방 우유, 두부, 과일, 버터 대신 식물성 기름, 볶음밥 대신에 덮밥, 설탕 대신에 아가베 시럽,

그리고, 가장 많이 쓰이게 되는 식재료는 두부, 검은콩, 닭가슴살, 고구마, 묵, 곤약, 단호박, 연어 등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같은 메뉴라도 어떤 식재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어떤 조리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칼로리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프렌치 토스트와 달걀찜의 아침식사, 여기에는 100% 통밀식빵, 달걀찜에 소금간은 하지 않고, 버터 대신 오븐에 굽는다.

 

   

 

샌드위치에도 소고기나 돼지고기, 햄 대신 닭가슴살을.

닭가슴살 카레구이와 고구마로 하는 식사에는 삶은 고구마가 탄수화물을 보충해주면서 나트륨을 배출해 주는 것이다. 채소는 비타민을 보충해주고, 소금간 대신에 카레가루로 맛을 낸다. 그리고 모든 채소는 올리브 오일로 볶는다.

 

 

 

 

 

 

간식도 소개되는데, 맛보다는 칼로리를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현미쿠키, 바나나떡, 두부티라미수,코타지 치즈케이크, 시리얼바, 누룽지 스낵, 닭가슴살 육포, 딸기 빙수, 미숫가루 아이스크림 등.

 

    

 

    
 

이 책의 앞부분은 다이어트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들을 많이 소개해주고, 그 다음에 다이어트 음식에 관한 레시피를 소개한다.

그 레시피들이 모두 맛난 음식이라기 보다는 거친 음식들이 많이 있지만, 다이어트를 위해서 굶거나 적게 먹기 보다는 식재료를 다이어트 식재료로 바꾸고, 조리방법도 바꾸어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면 다이어트에 실패할 확률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의 레시피를 보고 따라할 수도 있고, 나름대로 조금씩 변형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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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뿌리는 자 스토리콜렉터 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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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워낙 재미있게 읽어서 이 작품 역시 기대가 됩니다. 작품 속의 두 형사가 가지고 있던 갈등들이 이 작품에서는 얼마나 해소될 것인가.... 다른 작품들도 빨리 출간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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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한국을 말하다 인사 갈마들 총서
김환표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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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이 드라마라고 생각된다.

아침드라마,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 특별 기획드라마~~~

각 방송사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것 역시 드라마가 아닐까.

뉴스를 방송하기 전에 어떤 드라마가 인기가 있는가에 따라서 뉴스 시청율까지도 좌지우지하기도 했었던 때도 있었다.

이처럼 한국인들이 드라마를 좋아하고 즐겨 보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독측한 사회 문화현상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드라마 공화국, 드라마크라시(dramacracy)라는 말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시도때도 없이 방영되는 드라마를 즐겨 보면서  '막장 드라마', '드라마 폐인', '폭력 드라마' 등의 역기능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드라마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드라마, 한국을 말하다>에서는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방영된 드라마 중에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드라마들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해석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2000 년 이후에 시청율이 최고 드라마는 허준으로 63.7% 시청율이 나왔다고 하니, 허준을 시청하지 않는 사람들은 사람들과의 대화에도 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는 대한민국의 드라마 역사를 시대별로 나누어서 소개해준다.

드라마 하면 TV드라마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드라마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의 라디오 드라마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1950년대 최고의 히트작이었던 <청실홍실>은 한국 최초의 삼각관계를 다룬 멜로 드라마였고, 라디오 드라마였다.

 

 

<청실홍실>이 방송될 시간에는 지나 다니는 사람도 없을 정도로 인기폭발이었다고 한다.

그것은 한국 전쟁후 겪은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달래주는 역할을 드라마가 했기때문이다.

낭만과 꿈이 사라져 버린 1950년대의 청량제 역할을 하였던 것이 드라마이다.

이런 분위기는 식민지 시절, 그리고 남북한 분단, 독재정권에 이르기까지 멜로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위안을 주는 동시에 눈물을 통한 카타르시스까지 제공하였던 것이다.

사회분위기는 가라앉아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 무기력하고 억압된 사회에서 드라마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감싸 주는 것은 없었던 것이다.

1962년에 KBS가 개국을 하게 되면서 드라마가 생방송으로 방영되었는데, 그 첫작품이 <천국의 문>이다.

오래전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속에서 TV가 없는 집의 자식들이 TV를 보기 위해서 부자집 자식에게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 장면이나, 동네 사람들이 어떤 집의 TV를 모두 모여서 보는 장면들을 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TV는 호화문화생활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드라마까지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에 의해서 이용당하게 되는 것이다.

박정희 정권의 국민 반공의식 고취의 종용으로 반공 드라마 <실화극장>이 10년 넘게 지속되기도 했고, 유신정권의 유지를 위해서 방송법을 개정하여 TV 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게 되는데, 이때도 반공드라마에 대한 배려와 특혜, 그리고 새마을 드라마를 통해 개발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드라마가 <꽃피는 팔도강산>이다. 이 드라마는 완전 정책 홍보용이었으니, 자식들이 팔도에 살고 있는데, 부모가 자식들을 찾아 다니는 이야기로 그 자식들이 경제 발전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여 그곳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박정희 정권을 드라마를 최대한 이용해 반공, 정책 홍보, 정권 찬양을 하는 드라마를 제작하도록 종용까지 했던 것이다.

이 와중에도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1970년의 <아씨>나 1972년의 <여로>는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그이후의 전두환 정권에서는 방송사에 낙하산 사장을 투하하여 정권 홍보용 대형드라마를 제작하도록 했는데, 컬러 TV의 보급으로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을 즐겨 보게되기도 했다.

이때 나온 드라마가 <전원일기>이다. 농촌의 현실과는 다른 편안함과 넉넉함을 상징하게 되었으며, 도시인들에게는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용도로 제작되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정권에서 드라마를 비롯한 방송에 권력을 행사하던 시절에는 정권과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내용이 들어가는 드라마는 조기종영하여야만 했다.

<수사반장>,< 암행어사>처럼 인기절정의 드라마가 치안이 좋은데, 무슨 <수사반장>인가, 국민을 암행할 필요가 없는데, <암행어사>는 필요없다 는 등의 말도 안되는 이유로 폐지된다.

 

 

여기까지는 많은 독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드라마들도 꽤 많이 소개된다. 1992년 이전에 방영된 드라마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중에서 내가 본 드라마도 꽤 많이 있었다. 드라마 제목만으로도 그 중 몇 장면은 기억이 날 정도로.

그때는 많은 사람들이 여가시간을 TV시청에 매달리기도 했었던 것이다.

<실화극장>이나 <수사반장>, <암행어사>는 인기가 많아서 이 시간에 도둑이 들어올 수도 있으니 문단속을 잘 하라고 할 정도였다.

정말로, 이런 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간에 우리집에 도둑이 들어온 적이 있었다.

안방에서 가족들이 드라마를 보고, 마루 건너에 있는 방에서 나는 동생과 놀고 있었는데, 이상한 기척이 들렸다. 방문이 덜컹거리는 소리에 무서워서 동생과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방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와서 여기 저기를 뒤지고 다녔다. 아마도 도둑은 아이들이 잠을 자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가 보다.

숨을 죽이고 있던 동생과 나는 너무 무서워서 같이 안방으로 달려갔고, 그 와중에 2명의 도둑은 달아 났는데, 아마도 초보 도둑이었는지, 그들이 가져간 것은 두꺼운 '아라비안 나이트'와 또 한 권의 책이었다.

책을 훔치러 온 것은 아닐테고, 도둑도 놀라서 뒤적이던 책을 들고 뛰었던 것같다. 

1992년이 지나면서 드라마의 스케일은 커지게 된다. <여명의 눈동자>는 2년여의 장기 사전 제작 과정에서 과감한 제작비를 쓴 작품이다.

<모래시계>와 같이 사회적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드라마도 있고, <태왕사신기>처럼 제작비 430여억원을 투입한 드라마도 있다.

 

 

 

요즘에는 제작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그 중의 80%는 주요 연기자의 출연료이다. 배용준이 <태왕사신기>에서 회당 2억 5천만원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드라마 작가들중에는 회당 5000 만원을 받는 작가도 있다.

그러니, 제작비는 많이 들어가고 스케일은 커지지만, 허술한 제작이 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한류열풍을 타고 많은 드라마들이 국외로 수출되지만, 반대로 젊은 세대들에게서는 미드 열풍이 불기도 한다.

한국 드라마의 뻔한 스토리, 뻔한 연기는 드라만의 빛을 잃어 갈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철저한 기획과 자본을 바탕으로 제작된 미국 드라마 <CSI>, < 24>, <위기의 주부들>, <프리즌 브레이크>등은 안 된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나도 한국 드라마는 별로 보지를 않는다. 뻔한 스토리 중에 출생의 비밀, 재벌의 아들과 결혼하는 신데렐라, 백혈병을 비롯한 희귀병에 걸린 주인공, 인생역전...

거기에서 거기인 드라마를 보면서 질질 끌려 다니는 것같아서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한 때는 미드의 열풍으로 <프리즌 브레이크>, <튜더스> 등을 몇 회씩 다운받아서 본 적도 있엇다.

한국 드라마도 이쯤에서 무언가 새로운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막장 드라마'라고 해도, 방송사나 드라마 작가는 드라마의 시청 이유는 스트레스 해소와 재미 추구이기에 우린 재미를 주었다고 이야기한다면 더 이상 이야기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 라디오 드라마부터 현재까지의 주요 드라마들의 사례를 들어 드라마가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되짚어 본다.

드라마의 역기능도 이야기하지만, 드라마는 그 드라마가 방영될 당시의 시대상과 사회 현상, 유행, 가치관 등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것이니, 드라마와 시대를 결부시켜서 생각하라고 이야기한다.

드라마는 그 시대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아서 드라마를 바로 인식하는 것이 그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한 것이다.

 

<드라마, 한국을 말하다>는 한국의 드라마 전반의 모든 이야기를 이렇게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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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한강 지음 / 비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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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동화인 <눈물상자>를 읽고, 한강이란 작가가 좋아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을 한 권, 한 권 읽어 나간다.

<희랍어 시간>, < 붉은꽃 이야기>.

그리고 이번에는 작가의 사생활이 궁금해져서 산문집을 읽기로 했다.

아무래도 소설보다는 산문집이 작가의 사적인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고, 그 속에서 작가의 성격이나 생각그리고 작가가 걸어온 삶의 여정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기도 하기에...

그래서 고른 책이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이다.

 

   

 

책을 읽으려고 했을 때에 페이지 수가 400 페이지를 넘어가면 은근 부담감이 생긴다.

그런데, 한강의 책들은 아주 얇다. 이 책 역시 200 페이지가 채  안된다.

"한강 산문집, 노래 CD 수록" 이란 책표지 귀퉁이의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작가가 즐겨 듣는 CD려니 했더니, 한강 작사, 작곡, 보컬 이라고 하는 CD가 책 뒷표지 안쪽에 고이 들어 있다.

 

 

한 권의 산문집을 샀는데, 이게 무슨 횡재란 말인가 !!

그녀는 " 소설을 쓰기 전에 시를 썼고, 시는 원래 노래에서 나왔으니까." (p.6)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냥 마음만 소박하게 담자고....

이 책 속에는 흘러간 추억 속의 노래들이 많이 소개된다. 그 노래에 얽힌 오래되어서 빛바랜 추억담까지.

그녀는 글쓰기 뿐만아니라, 음악에도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날 꿈 속에서 선명한 피리 소리를 듣고, 꿈에서 깨어나 그 노래의 소절을 적을 수 있으니.

어느날은 가사없이 피아노와 첼로, 목관악기의 합주를 꿈 속에서 듣고 오선지에 그려 넣을 수 있으니.

" 아직도 새로운 노래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잠깐 지나가는 일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걸까. 한두 마디 가사가 입술에 붙고, 다음의 선율과 가사가 한 몸으로 딸려 나오는 순간의 느낌은 그때마다 신비롭다. " (p. 32)

 

 

노래에 얽힌 사연도 다양하여, 가곡, 소리, 가요, 팝송 등의 이야기가 정겹게 펼쳐진다.

아버지의 노래인 <황성옛터>, 그리고 어머니의 노래인 <짝사랑>.

그 부분에서 나는 우리 아버지,  엄마의 추억 속의 노래를 생각하게 되었다.

엄마의 노래는 <찬송가>가 아니었을까?

그 이외의 엄마가 부르는 노래를 기억하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의 노래는 여러 곡이 떠오른다.

거나하게 술을 드시고 오신 날에 <메기의 추억>이나 <베사메무쵸>를 몇 소절 부르시던 것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러나, 아버지와 음악에 대한 추억은 그 보다 더 많이 있다.

아버지의 학창시절에 모으고 모은 돈으로 사셨다는 음악가들의 명곡이 담긴 레코드판, 그리고 틈틈이 마련하신 가곡이나 가요 레코드판.

일요일 아침이면 온가족은 골목청소, 화단청소, 마당 청소에 동원되고, 아버지는 그 레코드판을 크게 틀어놓으셨다.

그때 들었던 곡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곡은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나오는 <축배의 노래>였다.  간혹 <동백 아가씨>나 <황성옛터>를 트실 때는 우리 딸들은 유치하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런 가슴 속에 꼭꼭 간직하고 있었던 오래된 추억이 이 책을 읽으니 솔솔 가슴 속에서 튀어나온다.

한강이 이 책에 소개하는 노래들과 함께 추억을 되새겨 보듯이....

Let it be, You needed me, 황성옛터, 보리수, 엄마야 누나야, 보리밭,  짝사랑,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 하남석의 밤에 떠난 여인, 정태춘, 박은옥의 촛불 등.

 

 

  
 

아마도 젊은 세대들은 무슨 노래인지도 모르는 노래들,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노래들도 여러 곡이 있다.

그러나, 그 시대에는 유행했던 노래들이기에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추억이 깃든 노래들인 것이다.

 

 

오래된 노래가왜 좋을까?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겠지만, 한강은 이런 글로 답한다.

" 가끔 그렇게 옛날의 감각으로, 아주 오래 모니터에 앉아 이메일을  쓴다. 문자 메세지를 보낼 때도 이렇게 쓸까, 아니면 저렇게 쓸까, 고민하여 몇 분을 보내 버릴 때가 있다. 글쓰는 사람이어서라기보다는, 오랫동안 편지를 쓰던 습관 탓이지 싶다. 오래된 노래가 좋은 까닭은, 혹시 오래된 마음이 좋아서 일까?" (p. 119)

 

 

" 우리가 가장 나약할 때, 가장 지쳤을 때, 때로 억울하거나, 서럽거나 후회할 때, 가장 황폐할 때, 길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나무는 그 자리에 있다. 땅 속 캄캄한 곳에서부터 잔뿌리들로 물줄기를 끌어올려 잎사귀 끝까지 밀어 올리며. 그러니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때로 이들을 바라보기 위해서라도, 고요한 몸, 더욱 고요한 눈길로 이들을 떠올리기 위해서라도. 어느날 거울을 보았을 때, 내 그을린 얼굴 대신 한 그루 낮고 푸른 나무가 비칠 때까지." (p.142)

한강의 글이 다소곳한 듯하면서도 깊이가 있고, 조용히 울려 퍼지는 듯한 느낌을 주듯이, 한강이 직접 작사, 작곡하고 부른 10곡의 노래도 그녀를 닮아 있다.

군더더기없이 깔끔한 작품들,  그 속에는 작가의 서정적인 문장들이 돋보이고, 그 문장들은 모여서 읽은 후에도 깊은 여운을 남기듯, 그녀의 노래도 그렇게 나지막하게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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