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1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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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기발한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1993년 <개미>1부가 출간된 이후에 <개미>(전3권), <개미혁명>(전3권)이 2001년에는<개미>세트 5권으로 합쳐져서 출간됐다.

 

 

 

인간이 자연 속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개미가 주인공이 되어서 소설이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던져 줬다.  개미의 생태 등을 치밀하게 관찰하여 추리와 과학 소설의 양식이 얽혀 있는 소설이 흥미로웠다.

<개미>의 일부분은 교과서에도 소개되었으니 이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초기작품인 <개미>는 누구나 알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들은 소설 이름만으로도 관심이 간다. <뇌>, <나무>, <티나노트>,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파라다이스>, <신>, <파피옹>...

최근 작품으로는 < 제3인류>, <상상력 사전>, <기억>, <잠>, <심판>, <죽음>...

이런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 세트로 2권에서 6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얼마나 많은 작품을 썼는가를 알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쓴 작품으로는 <고양이>시리즈가 있다. 2018년에 출간된 <고양이> 1,2 에서 처음 파리에 살고 있은 암컷 고양이 바스테트는 주인공이 된다. 고양이의 눈으로 인간의 미래를 바라본다.

 

 

<고양이>세트가 출간된 이후에 인간에게는 크나큰 위기가 온다. 코로나라는 질병이 온세계를 뒤덮으면서 세계 각지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된다.

<고양이>의 주인공 바스테트가 다시 주인공으로 <문명>1,2 가 출간된다. 쥐떼들의 공격에 대항하여 싸우면서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진 인류 문명을 고양이들이 주축이 되어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려는 이야기가 <문명>의 중심 내용이다.

 

 

<고양이>, <문명>의 고양이 바스테트는 <고양이>시리즈의 대단원인 <행성>에서 다시 활약을 한다. 책은  1권,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계는 감염병 그리고 전쟁, 테러 등으로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도시의 시스템은 마비된다. 이런 환경에서 늘어나는 것은 쥐떼들.

프랑스에 살고 있던 암고양이 바스테트는 대형 범선인 <마지막 희망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서 미국의 뉴욕에 도달하게 된다. 파리의 쥐때들을 피해서 뉴욕으로 왔건만 뉴욕 맨해턴의 쥐떼들은 악명이 높기로 유명하다. 바스테트는 인간 집사인 나탈리 그리고 남편 고양이 피타고라스, 아들인 안젤로, 그리고 경쟁자인 암고양이 에스메랄다, 돼지, 앵무새, 보더콜리 등 274명(?)이 함께 뉴욕에 왔다.

그러나 아메리카에 도착한 첫날부터 아메리카 대륙에 닻을 내리지도 못하고 갑판에서 미국 쥐떼들과 전쟁이 벌어진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파리에서부터 쫒아 온 쥐때들도 합세를 한다.

뉴욕에 도착하여 처음 가게 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쥐떼들이 건물을 갉아 먹어서 무너지게 되고, 그래도 최신식 건물인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로 도망을 가서 인간들과 쥐떼를 몰아낸 작전을 짠다.

<문명>에서도 나오듯이 바스테트는 인간이 정수리에 제3의 눈인 usb단자를 정수리에 꽂아 놓았다. 인간과 소통을 할 수 있고, 컴퓨터 등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제 3의 눈이 있으며  ESRAE이란 물건을  갖고 있는데 이 속에는 각종 정보가 들어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또다른 저서인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의 확장판이  들어 있다. 그래서 소설 중간 중간에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내용이 소개된다.

 

 

뉴욕에는 4만 명이 넘는 인간들이 쥐떼를 피해서 고층 빌딩에 숨어 있다. 쥐떼의 2명의 우두머리는 알카포네와 티무르이다.

알카포네는 바이러스에 동족들을 적응시킬 방법을 찾는 쥐, 티무르는 불을 위시한 다수의 인간 기술에 대한 고도의 지식을 갖춘 쥐이다. 티무르는 실험용 쥐로 제 3의 눈을 가지고 있다.

쥐와 고양이의 전쟁을 보면서 인간들의 모습을 그대로 들여다 보는 듯한 생각을 떨칠 수 없다.

 

 

 

** 이야기는 <행성2>에서 계속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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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가 전하는 금쪽이들의 진짜 마음속
오은영 지음 / 오은라이프사이언스(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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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을 가장 처음 알게 된 것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TV프로그램을 통해서이다. 절대로 변할 것 같지 않은 아이들의 행동이 오은영의 처방에 의해서 몰라보게 변하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리고 2020년 5월부터는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를 통해서 많은 부모들의 육아 고민을 해결해 주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이란 프로그램을 통해서 결혼한 부부들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어린이, 어른 모두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거기에서 파생되는 문제점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 나왔던 어떤 금쪽이의 사례는 그 심각성이 대단했다. 다른 아이 보다 긴 솔루션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이들을 일컬을 때에 '금쪽이'라는 표현은 그리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아이를 '금쪽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육아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오은영의 육아관련 서적은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육아멘토 역할을 하기에 어떤 책이든지 한 권쯤은 읽어보면 좋다. 

 

오은영의 책 중에 가장 공감하면서 읽은 책은 <오은영의 화해>이다. 저자가 정신 상담을 하면서 접한 아픈 사연들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분석과 조언을 담은 책이다. 사연들 중에는 어린날의 상처들이 오랜 세월이 지나 어른이 된 후에도 힘겨워하고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들을 잘 설명해 준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금쪽이들의 진짜 마음 속>은 2012년 초 출간된 <아이의 스토리>가 절판되었는데, 그 책을 새롭게 다듬은 책이다.


    

 

 

<금쪽이들의 진짜 마음 속>이란 책이름만으로 신간서적이며 TV프로그램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의 사례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다.

책의 내용은 일반적으로 육아에 어려움을 느끼는 부모들에게 어떤 방향으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모가 가장 궁금해 하는 58가지, 낯가림, 대소변 가리기, 첫말, 동생의 존재, 장난감의 공유, 욕, 또래간의 거래, 학교 규칙, 학원, 직징 엄마, 바쁜 아빠, 부부싸움, 약속, 스마트 폰, 게임 등이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국가에서,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교육하고, 어떻게 존중하는냐를 생각해 본다.

부모 앞에서는 자신의 속 마음을 말하지 않던 아이들도 저자 앞에서는 아이들이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낸다.  부모는 이를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속마음을 말할 수 있을까?

속마음을 드러낸다면 아이들의 행동에 조언을 하고, 수정해 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 생각된다.

 

요즘 같은 또래끼리의 엄마들은 맘카페를 공유하고 있다. 맘카페가 좋은 점도 있지만 자칫 자신의 아이와 같은 또래 아이를 비교하는 부정적인 점도 있다.

 

 

또래 아이의 식사량, 몸무게, 키, 말을 하는 정도, 행동, 학습능력 등을 비교하게 된다. 그러나 내 아이와 옆 집 아이는 다르다.

 

 

또래 친구와의 관계에서 장난감의 공유, 놀이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들은 아이들이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당황하게 된다. 그래서 지는 것을 참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조금씩 그런 틀에서 벗어나도록 상황을 만들어 줘야 한다.

 

 

아이를 가장 사랑하고 가장 고민하면서 괴로워하는 사람은 부모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런 부모들이 가장 힘든 존재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평등해야 한다. 그러나 부모는 모든 것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아이들을 억압하기도 한다.

 

요즘 부모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언제 사 주는가, 기종은 어떤 종류까지 사 줘야 할까, 게임을 하는 시간은 어느 정도로 해야 할까, 이를 지키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쉽지 않은 문제들이다.

 

? 오은영 박사의 '마음 조언 10가지 ?

 

1. 마음을 알아줘야 마음이 통해요, 마음이 통해야 말을 듣습니다.

 

2. 아이 마음의 주인은 아이입니다. 내 마음의 주인은 나입니다.

 

3. 마음을 해결해주려고 하지 마세요.

 

4. 마음의 정당성을 인정해 주세요.

 

5. 어떤 마음이든 괜찮아요. 조절해야 하는 것은, 그 다음 행동입니다.

 

6. 마음을 전하려면 그 마음 빛깔에 맞게 행동하세요. 사랑한다면 사랑이 느껴지도록!

 

7. 누구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8. 아이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은 결국 내 마음을 알아차려가는 길입니다.

 

9. 아이의 마음을 여는 열쇠는 언제나 부모의 진솔한 마음입니다.

 

10. 눈을 감고 가만히 '마음~' 이라고 소리내어 말해보세요, 내 마음을 느끼세요. 나를 놓치지 마세요.

 

 

" 몸이든 마음이든 아이가 힘들 때 부모는 든든한 나무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해주려고 하지도 말고, 너무 많은 역할을 하려고 들지 말고, 부모로서 아이에게 대단한 위치에 서려고 하지도 마세요.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마음이 든든해지는 아름드리 나무, 그런 나무가 되려고 하세요, 그 무엇도 아닌 단지 부모가 되려고 하면 됩니다. " (p. 415)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속마음을 아는 것이다. 속마음을 알아야 아이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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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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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의 책은 빠짐없이 읽었지만 소설 보다는 에세이가 더 마음에 와닿는다. 가장 처음 읽었던 김영하의 책이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 시칠리아에서 온 편지/ 랜덤코리아 , 2009>였다.

이번에 출간된 <작별인사>는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 이후 9년 만의 신작 장편!' 이란 책띠가 말해 주듯이, 한동안 김영하는 소설 보다는 에세이를 썼다.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지 기대감에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는내내 혼돈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야기의 내용이 언젠가 어떤 책에서 읽었던 내용인 듯하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는 공상과학 소설이라고 할까, 그래서 어린이들을 위한 공상과학 소설에서 읽었던가 하는 생각을 해 봤다. 그래도 어떤 책에서 읽었던 내용임에는 틀림이 없으니, 김영하 작가가 표절을 했을리는 없고....

궁금증은 책 뒷부분의 '작가의 말'을 먼저 읽으면서 풀어졌다.

2년 전쯤에 '밀리의 서재'를 통해서 발표되었던 <작별인사>를 2년간에 걸쳐서 개작을 한 소설이다.

작가는 2019년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 플롯폼의 청탁을 받고 집필을 했고, 2020년 2월 '밀리의 서재' 독자들을 대상으로 발표되었다. 당시 180페이지 분량의 소설이  이번에는 약 300페이지의 소설이 됐다.

'밀리의 서재'에는 '밀리 오리지널'이라는 소설 시리즈가 있는데, 여기에서 최초로 공개된 이후에 종이책으로 발간된다. 그렇기 때문에 시중에 출간되기 2~3 개월 일찍 작품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작별인사>는 2년간의 개작이 있었으니 이제야 출간된 것이다.
 
★ 밀리 오리지널 종이책 정기구독 세 번째 책, <작별 인사> ★

   

 

위의 사진은 2020년 '밀리의 서재'에서 출간한 책이다. <작별인사>와 <김영하의 서재>가 함께 배송됐는데, <김영하의 서재>에는 김영하의 작품 속의 문장들이 왼쪽 페이지에 그리고 오른쪽 페이지는 빈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어서 필사를 할 수 있는 책이다.

 

그 중에서도 2019년에 출간된 <여행의 이유>의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 우리는 뭔가를 하거나,

괴로운 일을 묵묵히 견뎌야 한다.

여행자는 그렇지 않다.

떠나면 그만이다.

잠깐 괴로울 뿐, 영원히 계속 되지는 않는다.

그렇다.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 "

이렇게 김영하 작가의 7년만의 장편소설인 <작별인사>와 9년만의 장편소설인 <작별인사>는 전면적인 개작으로 소설의 주제나 소설의 톤이 크게 달라졌다.

그렇지만 소설의 앞부분은 거의 같고 중간부분부터 결말까지가 많이 달라졌다. 이 소설은 SF공상소설이다.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이다.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이 생각날 정도로 공상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읽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가 상상했던 자율주행차, 드론, 우주여행, 인공지능 로봇 등이 결국에는 이루어지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는 얼마나 발전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 그런 문명의 발달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생각들을 소설을 읽으면서 하게 된다.

소설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 통일 후의 한국이다. 평양의 휴먼 매터스 랩의 수석 연구원인 최진수 박사는 철이와 로봇 고양이 데카르트와 유기묘인 칸트, 갈릴레오와 함게 산다. 철이는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 가정에서 홈스쿨링을 한다. 학교에 가고 싶어하는 철이에게 아버지인 최박사는

" 학교는 20세기의 산물이며 21세기 초반에 그 유일성을 상실했다"고 말한다. (p. 21)

캠퍼스 (연구소) 밖은 위험하다고 하여 바깥 세상에 나가지 못하던 철이는 최박사와 함께 고양이 사료를 사러 펫 샵에 갔다가 2명의 남자에게 잡혀서 수용소에 가게 된다.

수용소에는  인간이 아닌 무등록 휴머노이드가 붙잡혀 와 있다. 철이는 자신이 인간이라고 우기지만 그는 인간을 닮은 기계인 휴머노이드이다.

철이는 자신이 휴머 노이드임을 알게 되면서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 등으로 혼란스럽다. 수용소에서 만난 선이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유전자 복제로 태어났다.  또한 민이는 휴머 노이드이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아이를 낳기 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휴머노이드를 선호하게 된다. 싫증이 나면 버리고 부품이 망가지면 페기처분하는 존재의 휴머노이드를 원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기술은 날로 발전하여 인간과 똑같은 휴머노이드가 양산되고, 과학자들은 인공지능의 폭주는 결국에 인류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휴머노이드를 관리하게 되고 무등록 휴머노이드는 수용소에 감금되고, 종국에는 폐기 처리하게 된다.

철이는 최박사에 의해서 정교하게 만들어진 하이퍼 리얼 휴머노이드이다. 풍부한 감정과 공감능력으로 내면이 구성되었다. 윤리를 섬세하게 세팅했으며 인간의 마음을 가진 존재로 타인과도 교감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철이는 지금까지 최박사의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살았건만...

지금까지 철이가 믿고 있었던 모든 것은 한 순간에 무너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철이는 자신이 휴머노이드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게 된다.

수용소에서 만난 선이는  불법적으로 배아를 복제하여 만들어진 클론이다. 이들은 클론의 몸이 필요한 인간들을 위해서 장기를 적출하거나 골수 이식 등을 위혀서 태어났다.

철이, 선이 그리고 휴머노이드인 민아의 수용서에서의 생활, 탈출, 위기 등의 모험이 <작별 인사>의 중심 이야기가 된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외롭지만 어떻게든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의 삶을 의미있게 살아갈 이유를 찾는 존재들이다.

<작별인사>는 김영하 작가의 지적 상상력이 소설에 녹아 있다.  이 소설이 영화화된다면 충분히 스릴이 있고, 휴머노이드를 쫒고 부수고 죽이는 장면들이 생동감있게 그려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철이는 무엇과 작별을 고했을까?  아니면 소설 전체의 이야기들은 어떤 작별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일까?

 

 

이 소설을 " 삶과 죽음, 만남과 이별의 이분법을 허무는 김영하의 신비로운 지적 모험" (책 뒷표지 글 중에서) 라고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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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정원 - 서양 미술로 읽는 정원의 역사
루시아 임펠루소 지음, 조동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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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정원>은 2005년 이탈리아에서 발간된 <식물원과 미로정원>의 영문판 <Gardens in Art> ( j. 폴게티 미술관, 2007년)을 번역한 책이다.

 

 

이 책의 옮긴이인 '조동범'은 2017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별관인 클로이스터 뮤지엄 북스토어에서 처음 이 책을 접하게 된다. 막연하게 '출판이 가능하겠지'하는 생각에 번역을 마쳤고, 출판사를 알아 보는 과정에서 몇 년이 지나서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을 하게 됐다.

 

일반적으로 출판사의 의뢰로 번역을 하고 출간이 되는 과정이 아닌 번역자의 의지에 따라 번역이 먼저 이루어졌다고 하니 그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일단 번역자는 이 책의 주제인 정원을 보다 큰 개념인 경관을 이해한 후에 책을 읽으라고 한다. 그 이유는 경관이란 '인간의 관점에서 변형된 자연'으로 '경관은 인간의 창작물이자, 자연 - 인간의 관계 (자연관)가 반영되어 문명과 문화로 축적되고 형성되었다' 고 한다.

 

 

또한, '정원은 인간 생활과 깊이 관련된 중요한 경관 행위이며 인간 정신과 조형의 관계를 다시 볼 수 있는 창이 된다' 고 말한다.

 

 

'옮긴이의 말'은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있어서 이런 관점에서 책을 읽지는 않았다. 우선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서양 미술로 읽는 정원의 역사'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술서, 역사서를 읽으면서 서양미술 속에서 정원의 모습을 많이 접했기에 이런 정원을 역사적으로 접하다는 것에 관심이 갔다.

 

 

<예술의 정원>은 고대부터 시작하여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그림 속의 정원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정원은 인간 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다. 역사적으로 정원의 모습을 살펴본다는 것은 그림만이 할 수 있는 것이리라.

 

 

정원은 시간이 흐르면 변형되고 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오랜 시간이 흐른 후의 정원을 온전히 다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미술작품이다.

 

물론, 사진의 발달 이후에는 사진이 그 모습을 보여 줄 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는 고대의 정원에서 부터 현대까지의 시대별 정원의 모습을 다루기에 미술작품 속에서 그 모습을 찾고 있다.

 

 

미술 작품 속의 정원은 소중한 자료이자 그 시대의 경관을 보여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미술 작품을 통해서 정원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그 속에서 사람들은 어떤 모습인지, 심지어는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를 유추해 본다.

 

이 책의 저자인 '루시아 임펠루소'는 이탈리아의 건축가이자 도상학 전문가이다. 정원은 '살아있는 건축'이라고 한다. 그는 회화와 예술작품으로 표현된 정원을 주제로 그림에 담겨 있는 다층적인 해석을 끌어낸다

 

책의 내용은 크게 2파트로 나뉘어 진다.

 

 

첫 번째 파트는 고대~19세기까지 시대적 으로 구분하여 미술 작품 속의 정원을 소개한다. 작품 속에서 발견되는 여러 모습의 정원을 통해 주요한 정원의 유형을 찾아본다.

 

두 번째 파트는 그 역사 속에서 되풀이 되는 다양한 상징의 층위를 살펴본다.

 

 

고대 정원은 폼페이의 벽화 일부분 등 벽화 파편, 프레스코화, 페르시아 정원이 그려진 양탄자 등으로 그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르네상스 시기에는 정원예술을 건축의 한 분야로 생각했다. 건물과 정원을 병행 배치하거나 건물 속에 통합시키거나 동등하게 정원과 건물을 배치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메디치가의 정원은 메디치가의 권력을 강화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나타난다.

 

17세기 유럽의 상징인 정원은 프랑스의 베르사유 정원, 오스트리아의 쇤브른궁의 정원이 있다. 자연과 세계에 대한 인간 지배의 표상이자 왕가의 화려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대중적인 정원으로는 뉴욕 센트럴 파크를 들 수 있다. 맨해튼을 중심으로 미국 최초의 대형 대중 공원인데 1856년에 디자인되었다.

유럽 여행을 하다보면 유럽의 궁이나 공원의 나무들의 모습이 우리의 나무 모습과는 다른 경우를 보게 된다. 우리는 나무를 가지치기를 하는 정도로 다듬는데, 유헙의 정원에 있는 나무들은 기하학적으로 수직으로, 네모 반듯하게, 세모로 다듬어 놓은 모습을 보게 된다.

 

이는 정원을 이루는 요소 중의 토피어리기술이다. 수목을 예술적으로 다듬든 기술을 말한다. 이 밖에도 정원을 이루는 요소는 벽, 식물 울타리, 토피어리, 트렐리스, 건축, 동굴, 조각물, 산책로, 앉는 시설, 미로, 비밀의 정원, 꽃, 물, 정원 무대, 장식 화단, 온실, 나무, 화분, 폐허, 인공정원 등이 있다.

 

모네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만든 정원은 지베르니 정원이다. 이곳에서 모네는 그림을 그렸는데, 화가가 심취한 주제는 바로 수련이다.

 

 

이 책에는 너무도 많은 정원이 그려진 작품들이 주제에 맞게 소개되고 설명된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슬람 문화권의 정원에 관한 내용은 있으나 동양의 정원은 소개되지 않는다.

 

동양의 정원으로는 딱 한 곳, 중국의 원림이 명상의 정원으로 소개된다. 지고한 선(禪)의 정원, 묵상과 명상을 위한 고요한 장소이다.

 

 

<예술의 정원>은 정원이 있는 미술작품은 모두 소개될 정도로 많은 그림들을 볼 수 있다. 조경, 건축, 미술 분야에서 정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귀중한 자료가 담겨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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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없는 맛집 한국인의 소울 푸드 맛집 1
안병익 지음 / 이가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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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 지나치는 카페가 있다. 평범한 주택가에 들어온 이곳에서는 음료와 함께 간단한 음식을 팔고 있다. 아마도 외국에서 배워 온 셰프가 경영하는 카페 겸 레스트랑이다.

 

지나가면서 보면 이곳에 온 손님들은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이곳에 온 사진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어떤 혜택이 있는 것 같다.  아니, 어떤 혜택을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분위기 있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식당들의 손님들은 음식이 나오면 사진을 찍기 바쁘다.

요즘 음식은 맛있게 먹는 것 보다는 보여주기 위한 음식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노포를 소개하는 책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중년층 이상에서는 학창시절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찾아갔던 음식점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으니 노포를 많이 찾는다고 한다.

 

노포(老鋪)란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오래된 가게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몇 십년 전통을 가진 가게로 50년, 70년, 100년의 전통을 가진 몇 대에 걸쳐서 운영되는 가게들이다. 그렇기에 이런 식당들은 골목길의 허름한 외관을 가진 경우가 많다. 간판이 없어도 단골손님들이 끊임없이 찾아 온다. 그 날 준비한 식재료가 떨어지면 물을 닫는다. 그래서 문 앞에는 재료가 소진되어 영업을 조기 마감한다는 안내문이 붙기 마련이다.  식사 시간이 아니어도 긴 줄을 서야 식당에 들어갈 수 있다.

음식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다. 간혹 몇 십년 전의 가격을 그대로 받기도 한다.

 

 

이런 인기를 가진 노포들의 주변에는 '원조'라는 간판이 붙은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경우가 있다.  간판에는 '원조', '진짜 원조', '삼대', '70년 전통'이런 문구가 들어가기도 한다.

<간판 없는 맛집>은 이런 노포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5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총 115곳의 노포 맛집 정보를 소개한다.

 

1. 마음까지 채워주는 소울 푸드 - 국밥

순댓국, 해장국, 곰탕, 설렁탕, 육개장

 

2. 가슴 시린 짜릿한 고향의 맛 - 면요리

평양냉면, 함흥냉면, 막국수, 칼국수, 콩국수

 

 

3. 골목을 지켜주는 오랜 터줏대감

보쌈, 닭 한 마리, 돼지갈비, 족발, 생선구이

 

4. 한국인의 마음의 양깃 - 찌개

김치찌개, 청국장, 부대찌개, 감자탕, 생태찌개

 

5. 육즙 터지는 고소한 풍미 - 육 (肉)

한우등심, 돼지구이, 닭갈비, 차돌박이, 냉동삼겹살, 곱창, 양갈비

 

 

노포들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맛있는 음식을 손님들에게 대접할까 하는 마음에서 나온 음식이기 때문이 아닐까....

책 속에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모두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국밥은 종류도 많다. 어떤 재료가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국밥 이름이 달라진다. 같은 이름의 국밥이라고 해도 어떤 재료를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서 맛을 각각 다른다.

 

설렁탕의 경우에도 어떤 고기 부위를 넣느냐에 따라서, 탕에 밥을 넣어서 나오느냐, 탕과 밥이 따로 나오느냐에 따라서도 맛이 다른다.

 

서울 효창동에 있는 한성옥 해장국은 1941년에 개업을 했다. 영업시간은 매일 3시~ 15시까지로 다른 식당 보다는 조기 마감을 한다. 새벽 장사를 하는 이유는 택시기사들을 위해서.

흔히 택시기사들이 먹는 식당이 맛있다는 말이 있는데, 이 식당은 맛이 있을 것 같다.

 

서울 견지동의 '이문 설농탕'은 서울 미래 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성남 야탑동의 '감미옥'은 설렁탕집인데, 24시간 영업을 한다. 특이한 것은 돌솥밥에 설렁탕을 넣어서 나노는 돌솥 설렁탕이다.

 

 

면 음식도 다양하다. 냉면은 평양냉면, 함흥냉면, 막국수, 칼국수, 콩국수 등

 

 

평양냉면의 노포로는 서울 염리동의 '을밀대 평양냉면', 냉면에 녹두전을 겉들이면 금상첨화,

칼국수 집 중에 서울 명동의 '명동교자 본점'은 대학시절에 가끔 가던 노포이다. 이 식당은 장수장에서 명동칼국수, 그리고 명동교자로 이름을 바꿨다.

 

명동칼국수라는 식당이 하도 많으니 명동교자라고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내가 다닐 때는 명동 칼국수였다. 그리고 명동 교자가 된 후에 명동에 갔다가 추억을 더듬어서 찾아 갔던 그 식당이다. 이 식당의 칼국수는 면은 야들야들, 부드러운 식감에 육수는 닭 육수를 쓰는데,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칼국수 하면 겉절이가 맛있어야 되는데, 명동교자의 겉절이는 매운 겉절이가 칼국수와 어울린다.

 

 

장충동의 족발 골목 1세대는 평안도 족발집이다. 이곳에도 식당마다 '원조'라고 붙여 놨다. 과연 어느 집이 원조일까?

백화점 식당가에 가면 단연 생선구이집이 인기가 있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생선구이를 하면 옆 집에 냄새가 날 수도 있으니 조심스러워서 인지 집 밖에 나와서 생선구이를 즐긴다.

 

속초, 부산 등의 바닷가는 생선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생선구이 집이 많다. 이 책에는 소개되지 않으나 속초에서 먹었던 생선구이가 단연 인생 최고의 생선구이였다. 여러 종류의 생선을 은근한 불에 구워 내는데, 불향이 스며든 촉촉한 생선살이 맛있었다. 아마도 그 식당의 이름이 팔팔구이집, 구이구이집이었던 것 같은데..  속초에 가면 그 식당을 찾아갔었는데... 이처럼 노포란 추억이 깃든 오래된 식당으로 그곳에 가면 찾게 되는 곳이다.

 

 

보글보글 끓으면 온 식당에 퍼지는 진한 청국장 냄새, 청국장 역시 가정에서 보다는 노포에 가서 먹어야 제맛이 난다. 의정부의 부대찌개, 겨울이면 생각나는 황태북엇국, 생태 찌개.

 

선홍빛 살점 위에 하얀 마블링이 어우러진 꽃등심 그리고 각종 부위의 소고기, 내장류, 한국인의 최애 음식 삼겹살,  춘천의 닭갈비....

 

 

<간판 없는 맛집>에는 노포의 밥집, 그 밥집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어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몇 대에 걸쳐서, 몇 십 년 동안 경영하는 노포들.

비록 찾기 힘든 골목길에 있어도, 허름한 외관이라도, 그 집의 맛을 기억하고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노포는 그 자리에서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 노포들의 이야기를 읽고, 관심이 가는 노포가 있다면 한 번 찾아가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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