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크기
서귤 지음 / 이후진프레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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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귤의 첫 번째 책인 <책 낸 자>에서 독립출판으로 책을 내는 과정이 소개되는데, 그 책에서 출판할 책의 스토리가 바로 <고양이의 크기>이다.
작가는 회사원이며 퇴근 후에는 책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한다. 야근도 있고, 회식도 있고 그렇지만 책을 출판하겠다는 생각에 틈틈이 그림을 그린다.작가는 '쭈쭈'라는 9년 2개월된 삼색 냥이와 '마노'라는 8살로 추정되는 2마리의 고양이를 기른다. 
어느날 삼색냥이는 갑자기 3m정도의 커다란 고양이로 변해 버린다. 그 정도의 고양이는 집에서 기르기란 쉽지 않다. 잠 잘 때에 코고는 소리로 동네 민원에 집에서 나와 모텔로 가지만 거기서도 문제는 발생한다.



그래서 어려움을 겪던 중에 고층 건물에서 뛰어 내리려는 술주정뱅이 아저씨를 구하면서 매스컴을 타고 인터뷰를 하고...그러나 이런 좋은 일도 잠깐, 다시 문제를 발생하게 되어 골칫거리가 된다. 



이건 내가 책을 보면서 그림을 보고 생각한 이야기이고, 책 속에는 그림만 있을 뿐 단 한 마디의 지문도 나오지 않는다.그런 그림만 보고 독자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꾸며 나가면 된다. <책 낸 자>에서는 흑백 만화였는데, <고양이의 크기>는 고양이의 모습에만 색이 칠해져 있고 모든 그림은 흑백이다.



여기에 재미있는 것은 인물의 얼굴은 얼굴 윤곽만 있을 뿐 눈, 코, 귀, 입 등을 그려 넣지 않았다.



그런데, 책의 내용에 공감이 간다. 사랑스러운 고양이를 끝까지 지켜 주지 못한 주인공의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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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낸 자
서귤 지음 / 디자인이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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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한 작품, 한 작품 골라서 읽게 되는데, 서귤의 작품도 그런 의미에서 차례 차례 읽게 된다.
<판타스틱 우울백서 : 2019년>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말하기 꺼려 하는 우울증 치료에 관한 이야기를 읽게 됐고, 그 이야기 이전의 작품인 <환불불가여행 : 2018년>을 읽었다. 아주 짧은 이야기이고 만화이기에 부담감없이 읽게 됐는데, 차츰 서귤 작가의 작품에 관심이 가서 4권의 책을 또 읽게 됐다.
<책 낸 자 : 2017년>은 서귤의 첫 번째 책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기에 직장을 다니면서 독립출판사를 통해서 책을 내 볼까 하는 생각을 하던 중에 한 권의 책이 출간되는 과정을 그대로 담은 책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게 된다. 
한 권의 책이 독자들에게 오게 되는 과정은 초보 작가에게는 힘겨운 일이지만 '책만들기 워크숍'을 통해서 한 걸음, 한 걸음 작업을 하게 된다.
한 권의 책을 낼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인데, 작가는 두 마리의 반려묘를 사랑하기에 삼색냥이 쭈쭈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책 제목을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데, 드디어 <고양이의 크기 >라는 제목과 함께 한 컷, 한 컷 만화를 그려낸다.그렇게 4컷짜리 만화에는 이야기가 담긴다. 이 이야기는 <책 낸 자 : 2017년 11월>가 출간되자마자 곧바로 <고양이의 크기 : 2018년 2월>에 두 번째 작품으로 출간된다. 
나는 이미 <고양이의 크기>를 먼저 읽었기에 서귤 작가가 <책 낸 자>의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책의 내용 뿐만 아니라 책이 출간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과정이 많이 있다. 
독립출판을 위한 워크숍에서 많은 정보와 함께 책의 스토리 만들기, 원고가 완성되면, 인쇄, 유통까지 작가가 직접 뛰어 다니면서 해야 한다. 



독자들은 별 생각없이 대하는 책의 크기, 책의 종이 두께, 색 등도 직접 결정해야 한다. 초판은 몇 부를 찍어야 할까, 얼마의 가격을 매겨야 수지타산이 맞을까 
독립출판으로 책을 출간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책을 출간하는 전체적인 흐름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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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 불가 여행
서귤 지음 / 디자인이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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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귤의 책 중에 두 번째 읽은 책은 <환불불가여행>이다. <환불불가여행>은 2018년,  <판타스틱 우울백서>는 2019년에 출간됐다. 아마도 <환불불가여행>에서 서귤은 처음으로 자신이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을 잠깐 언급한다.
그리고 용기를 내서 쓴 책이 <판타스틱 우울백서>이다. 
책제목만을 얼핏 보고는 여행사의 횡포로 여행중에 있었던 일에 대한 환불을 못 받았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건 아니고, 서귤은 회사를 5년 다니고 2주의 휴가를 받는다. 휴가를 이용해서 이탈리아 여행을 하려고 하는데, 혼자 해외여행이 그리 쉽지 않으리라 생각해서 비행기표, 호텔 모두 환불불가로 예약을 한다.



그리곤, '혼자 잘 갈 수 있을까?', ' 안 가면 안 될까'...드디어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고 14일간의 여행 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이탈리아 여행은 순조롭게 진행된다. 어린이 책방 찾아가기, 공원 산책하기, 수상버스 타기, 맛있는 음식 먹기.
두렵기만 했던 여행은 한국에 돌아 오는 순간, 다음 여행을 생각한다. 부록으로는 14일간의 여행일정이 담겨 있다.
아! 이탈리아 가고 싶다. 너무 오래돼서 기억 조차 가물거리는 이탈리아의 여러 곳들
그래도 그때의 추억이 새록 새록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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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우울백서 - 서귤의 정신과 치료일기 후룩문고 2
서귤 지음 / 이후진프레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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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우울백서>는 작가 서귤의 정신과 치료일기이다. 서귤은 작가가 귤을 너무도 좋아해서 자신이 붙인 이름이다. 작가는 회사원이지만 퇴근한 후에는 주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거나 글을 쓴다.
작가에게는 가족 외에 반려묘 2마리가 있다. 작가 소개글에는 '고양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회사에 다닌다. 퇴근하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



작가는 전 남친과 헤어질 때에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과정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요즘은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그 사람을 우리들과 뭔가 다른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런 것을 밝히기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용기가 필요하다고 할까....
특히, 회사에서 파리로 출장을 가게 되는데, 혼자 가기가 힘들어서 회사 동료와 동행을 하게 되고, 마지막 이틀은 혼자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처음에는 숙소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바깥으로 나가게 되니 혼자서도 가고 싶은 곳을 찾아 다닐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이런 과정이 바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두려움 없이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것이 아닐까...
" 의사 : 부모님의 생각과 감정은 부모님거예요. 서귤씨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부모님의 문제죠"
" 서귤 : 그걸 속단하는 것은 무례한 것이예요. 존중하고 지켜보고 내버려두세요. 상대의 감정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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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 - 사육 외 22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21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승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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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는 1935년생으로 일본 시코쿠 에히메현의 산골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에히메현의 유서 깊은 무사 집안이었다. 작가가 초등학생일 때에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다. 도쿄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다였으며, 대학 재학 중에 단편소설 <기묘한 아르바이트>가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을 받으면서 작가로 데뷔한다. 
1958년에는 단편소설 <사육>이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을 최연소로 수상한다. 
1994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는데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이어서 일본 2번째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다. 그는 노벨상을 수상한 후에 천황이 직접 수여한 문화훈장과 문화공로상을 거부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오에 겐자부로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로,
' 시적인 힘으로 생명과 신화가 밀접하게 웅축된 상상의 세계를 창조하여 현대에서의 인간이 살아가는 고통스러운 양상을 극명하게 그려냈다' 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강연에서 일본이 '전쟁 포기 약속'을 했던 헌법 9조를 언급하며 한국, 중국 등 이웃나라에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오에 겐자부로의 평생의 궤적은 사화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반전 반핵에 앞장을 섰다. 2013년 <만년 양식집>을 끝으로 소설 창작을 마감한다. 
이듬해에는 평생 썼던 단편소설 중에서 23편을 묶어서 한 권의 책을 만든다. 이 책은 오에 겐자부로 평생이 뚜렷하게 드러난 기념비적 선집이다. 
이번에 읽은 현대문학의 <오에 겐자부로>가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1. 초기 단편 2. 중기 단편 3. 후기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중기 단편은 '레인트리를 듣는 여인들' 연작 3편, '새로운 사람이여 눈을 떠라' 연작 4편 '조용한 생활' 연작 2편, '하마에게 물리다' 연작 2편이 실렸다. 
초기 단편, 후기 단편에는 단편들이, 그리고 오에 겐자부로 후기, 옮긴이의 말,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 연보, 국내 출간도서 등이 책에 담겨 있다. 


그의 단편소설에서 많이 등장하는 소재는 자신의 아들이 두개골 이상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장애 아들, 뇌질환 청년 등이 많이 등장한다. 바로 <공중 괴물 아구이>를 비롯한 '새로운 사람이여 눈을 떠라', '조용한 생활' 등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내용이 담긴 소설로는 <사육>등이 있는데, <사육>은 2차 세계대전 말기에 시코쿠의 깊은 산에 추락한 비행기에서 살아 남은 흑인 군인을 산골 마을의 지하에 가두고 읍내로 압송하기 이전에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흑인을 처음 본 마을 사람들은 그를 경계한다. 그러나 그에게 밥을 갖다 주는 일을 하던 산골 소년은 그와 차츰 차츰 가까워지게 되는 우정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 우정은.... 목가적인 서정적 느낌이 있는 소설이다.
오에 겐자부로가 등단하게 된 단편소설인 <기묘한 아르바이트>는 대학 병원에 친구가 입원했는데 병원 뒤 담에 갇혀 있는 실험용 개들의 울음소리에서 강한 인상을 받고 쓴 작품이다. 작품의 앞부분과 뒷부분은 친구에게 들었던 이야기에서 나온 것이다. 실험용 개를 모두 도축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대학생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바로 다음 단편소설로는  <사자(死者)의 잘난 척>이 있는데, 이 작품 역시 의과대학 해부용 사체가 담긴 알코올 수조에서 새로운 알코올 수조로 사체를 옮기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의 이야기이다. <사자의 잘난 척>은 <기묘한 아르바이트>와 동일한 작품 주제와 변주를 가진 작품인데, 작가가 고쳐 쓰기라는 훈련이 필요해서 쓴 소설이다. 첫 작품, 두 번째 작품이 모두 150마리의 개를 도축하고, 사체를 다른 수조로 옮긴다는 발상과 전개 과정이 너무나 그로테스크하다. 
정치적인 문제를 다룬 작품들도 여러 편이 있는데, 작품 속의 내용을 통해서 전후의 일본의 정치문제가 많은 갈등이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연작 <하마에게 물리다>는 우간다에서 하마에게 물린 하마용사에 대하여 풀어 나가는데, 이 소설의 배경에는 '아사마 산장'의 총격전이 있는데, '좌파적군'의 강화훈련으로 산악 베이스 캠프에서 일어난 린치 살인 사건이다. 
나는 이번에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을 처음 읽었는데, 700쪽이 넘는 분량에 23편의 단편소설을 통해서 작가의 작품세계를 엿 볼 수 있었다. 
** 2023년 3월, 오에 겐자부로는 88세로 세상을 떠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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