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지요다구 진보초에 있는 작은 식당인 미래식당.

유별나다고 해야 할까?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식당이 있다. 미래식당에서는 메뉴가 매일 바뀌는 집밥과 같은 정식을
판다. 어제 먹었던 메뉴가 아닌 새로운 메뉴, 내일은 또다른 메뉴의 정식.

물론 우리나라에도 매일 점심 메뉴가 바뀌는 그런 식당은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점심에만 해당되고 그 메뉴는 일주일 단위로 바뀌기 마련인데
미래식당의 메뉴는 계절에 따라서 변하는 하루에 한 가지 메뉴뿐인 식당이다. 저녁에도 마찬가지로 한 가지 메뉴의 정식을 팔지만 맞춤 반찬이
가능하다. 맞춤 반찬의 경우에도 먹고 싶은 반찬을 손님이 말하면 만들어주는데 재료는 2개 까지 선택할 수 있다.

만약에 냉장고에 해당 식재료가 없다면, 가능한 식재료로 맞춤 반찬을 만들어 준다. 맞춤반찬은 하나당 400엔이다.
미래식당은 12개의 카운터 자리를 갖춘 작은 식당인데, 점심의 경우에는 4.5 회전이 되니 점심 손님은 약 약 60~70 명의
손님이 찾는다고 보면 된다.
메뉴가 한 가지이니 손님이 오면 빠르면 5초만에 식사 준비가 끝난다. 가격은 900엔인데, 처음 식당을 찾는 손님에게는 100엔짜리 평생
쿠폰을 준다. 고바야시 세카이씨 혼자 식당을 운영하는데, 한끼 알바 시스템이 있다. 미래식당에 한 번이라도 온 사람 중에 신청을 하면 50분
동안 식당일을 도와주고 한끼의 식사를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인데, 자신이 식사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식권으로 주는데, 식당 입구의 게시판에 붙여
놓으면 이 식당에 한 번이라도 왔었던 사람은 게시판의 무료 식권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

흔히 식당에서 음료를 파는 것은 주인의 노고가 없이 벌어 들이는 돈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미래식당에서는 자신이 마시고 싶은 음료는
가지고 와서 마셔도 상관이 없다. 그런데 음료를 식당에 반입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마실 음료의 2배를 가지고 와야 한다. 가지고 온 음료의
1/2은 식당에 기부를 하는데, 기부받은 음료를 식탁 위에 놓아 두면 다른 손님들이 마시고 싶은 음료수나 술을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미래식당의 특별한 시스템을 정리해 보면,
매일 바뀌는 단일 정식 메뉴, 한끼알바, 무료식권, 맞춤반찬, 음료 반입 등을 들 수 있다.
과연 이렇게 장사를 해서 적자는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부분까지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미래식당의 주인은 인터넷을
통해서 사업계획서, 월말 결산, 식당 운영의 시스템을 공개하고, 다음 달의 메뉴까지 손님들이 정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식당 운영의 노하우를 모두 공개해도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에 대해서 고바야시 세카이는 요식업계의 지식 공유를 당연하게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이 모방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워 하지 않는다.
" 미래식당의 본질은 '누구라도 받아들이고,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장소'라는 비전을
전파시키는 것입니다. " (p. 251)
자신의 식당에서 배울 것이 있으면,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싶어한다. 한끼알바를 하러 오는 사람들 중에는 식당 창업을 하기 위해서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흔쾌히 모든 것을 알려준다.
가정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집밥과 같은 식당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행복,
50분 일하고 한끼 식사를 맛있게 먹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내 식권을 가지고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흐뭇함.
내가 가지고 간 음료를 다른 사람과 나누어 마실 수 있다는 만족감.
이 모든 것을 갖춘 행복한 식당이 바로 미래식당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식당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