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에 우린 어쩌면 - 여행 후에 오는 것들
변종모 지음 / 시공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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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에 우린 어쩌면>을 읽은 후에 2011년 9월에 읽었던 '변종모'의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변종모 ㅣ달 ㅣ  2009>을 읽고 쓴 리뷰를 다시 읽어 보았다.

아마도 내가 '변종모'란 작가를 알게 된 책이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였을 것이다. '변종모'의 책이 그렇듯이 이 책도 자신의 여행에 관한 이야기와 감상적인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는 <같은 시간에 우린 어쩌면>에서 말했듯이,

"나의 삶이란

여행과 생활의 경계를 넘나들며

하루하루

여행을 생활처럼

생활을 여행처럼 유혹하는 것"(p. 374) 이다.

그에게 여행은 잘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장기간 지구촌을 누비고 다니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2년에 1번꼴로 직장에 사표를 내기를 여러 번, 그리고 8 년간에 걸친 사랑이 단 한 통의 전화로 끝이 났을 때에 그는 여행을 떠났다. 그래서인지 그가 쓴 몇 권의 책을 읽어 보았는데, 뭐라 말할 수 없는 짙은 외로움이 깃들어 있다.

아마도 <같은 시간에 우린 어쩌면>은 그런 짙은 외로움이 다소 흐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고독한 여행자임을 느끼게 해준다.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라면 그 치유방법은 무엇일까? 좋은 사람과의 인연이 아닐까? 그는 이 책의 부제인 '여행 후에 오는 것들'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의 목차는,

PROLOGUE : 여행과 생활의 경계를 허무는 일 그것으로부터의 시작
Daybreak  새벽은 어두운 쪽에 가깝다 : 
AM : 05 ~AM : 07

Morning 웃어야 비로소 아침 : AM : 08 ~AM : 11

Daytime 잠시 잊어도 좋아 , 언젠가 기억할 수 있다면 : AM : 12 ~ PM : 07
Night 앓기 좋은 밤 : PM : 08 ~ PM : 00 E P I L O G U E  : 떠난 자만이 돌아올 수 있다

EPILOGUE : 떠난 자만이 돌아올 수 있다

이렇게 새벽부터 밤까지의 시간대별로 여행 후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 하루는

이틀의 절반이 아니라

일생의 전부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를 일생처럼 살아야 한다.

끝내 일생은

긴 하루 정도니까. " (p. 14)

변종모가 떠나는 여행은 조금은 불편한 곳들도 많이 있지만, 그곳에서 자신이 떠나고 싶을 때까지 머물면서 사람들과의 인연을 맺는다. 다시 만나지 못할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그들을 대한다. 

광고 아트 에디터가 직업인 저자이기에 책 속에 담겨진 사진은 눈길을 끈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의 모습이 더 없이 푸근하게 느껴진다.

책 속의 한 문장, 한 문장은 시처럼 아름답게 다가오기도 한다.

" 이별의 간격

사랑과 이별 사이

간격이 없다.

 

생명이 죽음을 달고 살듯

사랑은 늘 이별을 달고 사는 것.

 

사랑하는 동안

오로지 사랑으로 넓혀야 할 이별의 간격 "

" 생각해 본다.

오랜 친구보다 여행이 더 좋을 수가 있을까? 잠시 새로운 기분이 되어 낯선 곳을 걸을 수는 있겠지만 그 기분이 얼마나 오래 가겠는가? 그렇게 만나는 새로운 풍경들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오랜 친구와의 시간보다 아름답지는 못했을 것이다. 내가 만난 세상의 그 어떤 풍경도 나와 친구의 풍경만큼 오래되진 않았을 것이므로 " (p. 59)

" 어쩌면 여행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을 새롭게 비추어 보는 것이 아닐까? 산다는 것 역시, 늘 새로운 것을 기대하기보다 익숙한 모든 것을 변함없이, 변함없는 마음으로 오래오래 숙성시켜 그 완성을 지켜 보는 것이 아닐까?" (p. 170)

" 여행은

자신을 누리는 게 아니라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디서나 주인인 동시에

잠시 스쳐가는 나그네임을 알아야 한다.

잠시 스쳐가는 그곳에서마저도

오랜 정성을 들여야

 

비로소

마음속에 걸려드는 것이 있다.

그때부터

시작이다. " (p. 327)

요즘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유형을 생각해 본다. 남들이 가니까 나도 간다는 식의 여행이 대부분이다. 여행지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낄 것인가....

물론, 여행 후에 아무런 것도 느끼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여행이었다면 그건 의미가 있을 것이다. 변종모의 여행 이야기는 그만의 여행, 그만이 선택할 수 있는 여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 내가 읽은 변종모의 책들 ***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변종모 ㅣ 달 ㅣ 2009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 변종모 ㅣ 달 ㅣ 2012>

<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 변종모 ㅣ 허밍버드 ㅣ 2013>

<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 변종모 ㅣ 시공사 ㅣ 2014>

    

 

    

 5 권의 책을 읽었는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이나 느낌은 대동소이하다. 책 속에 나왔던 내용이 겹치는 경우도 더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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