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날 때는 꼭 책을 먼저 챙긴다. 여유로운 여행을 하지는 못했지만, 긴 비행시간에 책을 읽는 것은 나름대로 큰 의미를 가진다.
여행하는 도시와 관련이 있는 책이라면 더욱 좋다.
그런데, 여행과 책의 어울림 보다도 더 잘 어울리는 것은 음악이 아닐까 생각된다. 흐르듯 스쳐가는 여행지에서 듣는 음악, 이 역시 여행지와
관련이 있는 음악이라면 금상첨화라 생각된다.
오스트리아의 도나우강변에서 들었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 박쥐서곡, 음악의 도시답게 비엔나의 거리 곳곳에서는 모짜르트와 베토벤의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고, 파리의 개선문을 가기 위해서 상제리제 거리를 걸어갈 때에 들려오는 '오 상제리제'를 비롯한 상송이 들려오기도 한다.
음악을 잘 알지 못하는 나도 여행과 음악이 이렇게 불가분의 관계임을 느끼게 되는데, 하물며 황우창과 같은 월드뮤직 전문가에게는 여행이
곧 음악이 아니겠는가....

황우창은 KBS 클래식 FM <세상의 모든 음악>의 작가이며 CBS FM <황우창의 월드뮤직>, MBC FM
4U<뮤직스트리트 3부> 진행자이다. 음악, 글, 여행, 와인, 사람을 좋아하는 저자의 <나는 걸었고, 음악이
남았네>는 여행이 있고, 음악이 있고, 아름다운 글이 있는 책이다. 여행이야기와 함께 여행지와 관련이 있는 음악 이야기가 흐른다.
스페인 까미노 데 산티아고 가는 길, 여행 에세이를 통해서 너무도 많이 소개된 스페인 까미노 데 산티아고 가는 길은 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온 신앙과 영성의 길이다.

이 길 위에서 우히아의 <바다의 노래>가 저자의 귓전을 흐른다. 이 곡에 담겨 있는 음반 <나는 하늘에서 살고
있어요>를 소개해 준다.
뉴욕에 가면 저자는 브루클린 다리를 건넌다. 오래된 브루클린 다리, 1920년대에 만들어진 흑백사진의 세피아톤으로 다가오는 브루클린 다리,
그리고 맨해튼 23번가의 첼시호텔을 찾아간다. 이곳에서는 노벨 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의 음악이 흘러 나올 듯한데... 이와 함께 레너드 코헨의
,첼시 호텔 두 번 째 버전>을 든든다.

아르헨티나에서는 국민가수라 불리는 메르세데스 소사의 <삶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는 강원도에서 김민기의 <봉우리>를.

여행을 떠나든, 여행에서 돌아오든 자신을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커다란 축복을 받았다고 감사를 하면서 양희은과 이병우의 노래를
듣는다.
소개된 여행지에서의 이야기와 음악 이야기, 그리고 그 음악이 담긴 음반이 함께 소개된다.

음악에 문외한인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음악들도 다수 나오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음악을 듣지는 못하지만 어떤 음악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여행 그리고 음악, 삶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긴 아주 작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