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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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만을 보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라오스를 여행하고 쓴 에세이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렇기는 하지만 이 책 속에는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미국의 보스턴, 포틀랜드, 뉴욕, 아이슬란드, 그리스의 미코노스 섬과 스페체스 섬, 핀란드, 라오스의 루앙프라방,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일본의 구마모토에 관한 내용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가 대부분 그렇듯이, 이 책도 그동안(1995년~ 2015년) 하루키가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몇 개의 잡지에 기고한 에세이 열 편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그 중에는 일본 항공에서 발행하는 <아고라>에 연재되었던 일곱 편의 글이 있는데, 그당시에 <아고라>에 싣는 글을 쓰면서 나중에 단행본으로 묶을  때를 대비하여 짧은 버전과 긴 버전으로 따로 썼기 때문에 <아고라>에 실린 에세이 보다는 좀 긴 글이 됐다.

책제목인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는 하루키가 일본에서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에 가는 직항이 없어서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경유를 하게 되는데, 그때에 베트남인이 하루키에게 물어 본 말이다.

그 사람의 말인즉은, '베트남에는 없고, 라오스에는 있는 것이 무엇이냐?' 라는 뜻인데, 그러니까 왜 라오스에 가는냐는 질문이라고 볼 수 있다.

" 루앙프라방의 특징 중 하나는 어디에나 이야기가 넘쳐난다는 것이다. 대부분 종교적인 이야기다. 사원 벽 곳곳에 이야기를 담은 듯한 그림들이 가득 그려져 있다. 하나같이 왠지 모르게 신비롭고 의미심장해 보인다. " (p. 178)

" 내가 라오스에서 가져온 것이라고는, 소소한 기념품 말고는 몇몇 풍경에 대한 기억뿐이다. 그러나 그 풍경에는 냄새가 있고, 소리가 있고, 감촉이 있다. 그곳에는 특별한 빛이 있고, 특별한 바람이 분다. 무언가를 말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남아 있다. 그때의 떨리던 마음이 기억난다. 그것이 단순한 사진과 다른 점이다. 그곳에만 존재했던 그 풍경은 지금도 내 안에 입체적으로 남아 있고 앞으로도 꽤 선명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 (p. p. 181~182)

한때 하루키가 살았던 보스턴에 관한 이야기는 두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스턴 마라톤에 6번이나 참가하기도 했던 하루키는 매일 아침 찰스강변을 달리곤 했었다.

하루키는 오래 전에 보스턴 주민으로 살았던 그곳을 세월이 흐른 후에 다시 찾게 된다.

세계 작가 회의 참석차 간 아이슬란드, 푸른 이끼와 온천이 있는 곳, 그곳 사는 퍼핀이라는 새는 부모새가 어느 정도 보살피다가 새끼만 두고 떠나는데, 남겨진 새끼 퍼핀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준다.

미국에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와 메인주의 포틀랜드가 있는데, 두 곳은 미국의 서해안쪽과 동해안쪽에 위치해 있어서 3시간의 시차가 있다. 이름은 같지만 역사와 성립 과정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이는 두 도시에 가서 그곳의 맛집을 찾아 본다.

하루키의 여행기인 <먼 북소리>는 그리스의 스페체스 섬과 미코노스 섬에서의 하루 하루의 기록에서 시작되었고, 또한 미코노스 섬은 <노르웨이의 숲>을 집필하기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24년이 지난 후에 다시 찾은 미코노스 섬과 스페체스 섬에서 옛 추억에 잠겨 보기도 한다.

최근 이십 여 년간에 하루키가 방문했던 세계 몇 곳의 여행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는데, 음악을 좋아하고 달리기를 좋아하는 그의 이야기는 하루키의 일상과 인간적인 면을 엿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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