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의 저자인 '퍼엉'은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소소힌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의미를 찾아 옮겨 그리는 작업을 한다' (책 속에서)
그녀의 글은 큰 감동을 주지는 않는다. 일상 속의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짧은 글과 한 폭의
일러스트에서 사랑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 이런 사소한 말과 행동이 상대방을 무한 행복으로 이끄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야깃거리도 안 될 것만 같은 아주 사소한
이야기, 그것이 바로 퍼엉의 책이 주는 무한 행복감이다.
'퍼엉'은 'Love iS...'에서도 그랬듯이 항상 주제는 사랑이다. 일상 속에서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저자 나름대로의 따뜻한 마음으로
그 누구나 공감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퍼엉'의 일러스트는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으며, 그의 책은 최근에는 파리 도서전에 초청되기도 하였다.
대단하죠?
" 이것 봐요!" 사과 껍질을 한 번도 안 끊고 깎았어요! (p.
27)
소나기
장보고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비가 쏟아졌어요. " 빨리 달려요!" (p.
36)
빵야
꽃에 물을 주다가 장난을 쳣어요.
" 빵야 빵야!" (p. 48)
첫 눈 오는 날에
" 첫 눈 오는 날 뭐하고 싶어요?"
"그냥 같이 이불 속에 누워서 푹 자고 싶어요" (p.
88)
소파 위
소파 위에 앉아 서로를 바라봐요.
그냥요.
조용히 한참을 바라봐요. (p. 122)
잠
"이렇게 네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자면
좋은 꿈을 꿀 것 같아." (p. 174)
편안한 침묵
테라스에 나왔어요.
서로 아무런 대화 없이 앉아 있어요.
말을 하지 않아도 어떤 기분인지, 알 것 같아요. " (p.
202)
사랑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거창하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고...
그저 둘이 있는 그 순간이... 둘이 하는 행동 하나나하가 의미있고 행복한 것이 아닐까.
잠자는 모습도, 장난치는 모습도, 밥 먹는 모습도....
모든 것이 다 사랑스러워...
그런데 조금 아쉬운 것은 일러스트는 너무 너무 좋은데, 그 속에 담긴 글들은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1>을 통해서 읽고
느꼈기에 2권까지 이어지게 되니 조금은 1권에서 느꼈던 공감이 반감되는 것 같다.
곧 3권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같은 컨셉이라면 구태여 3권까지 읽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