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슬로베니아 - 사랑의 나라에서 보낸 한때
김이듬 지음 / 로고폴리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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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 본 나라 중에서 다시 가고 싶은 나라 중의 하나는 슬로베니아다. 2014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간 슬로베니아는 기대 이상으로 참 좋았던 나라이다.

한 폭의 수채화처럼 은은한 안개가 자욱하게 물든 블레드 호수와 블레드 성, 그리고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 카르스트 지형이 만든 환상적인 동굴인 포스토이나 동굴, 온천욕을 하기 위해서 스노빅에 가던 길에 들른 산골 마을의 수수한 크리스마스 풍경도 인상깊었다.

우리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슬로베니아는 유고연방에 속해 있다가 1992년에 유고슬라비아 공화국이 해체되면서 독립한다. 유고 연방 중에서는 비교적 부유한 슬로베니아의 연방 탈퇴는 유고 내전의 발단이 되기도 한다. 슬로베니아는 2004년에 NATO와 EU에 가입했고 현재는 유로를 쓰는 국가로 국민 소득이 25,000달러로 발칸 국가 중에서는 가장 부요한 나라이다. 특히 관광산업이 발달했다.

여행을 통해서 좋은 인상을 받았던 슬로베니아, 그곳을 갔다 온 후에 '파울로 코엘류'의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다시 한 번 읽었다. 그 책 속에 슬로베니아의 수도인 류블랴나가 나오기 때문이었다.

<디어 슬로베니아>는 슬로베니아에 대한 추억과 언젠가 다시 한 번 그곳을 찾고 싶다는 생각으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이듬'은 류블랴나 대학 어문학 학부에서 잠깐 강의를 하면서 약 92일간의 슬로베니아에서의 생활을 담은 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슬로베니아의 수도인 류블랴나의 프레셰렌 광장에는 국민 시인인 프란체 프레셰렌과 율리아 프리미츠의 이루지 못한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있다. 사후에도 서로를 그리워하는 시인의 동상과 시인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있는 율리아의 흉상.

그리고 류블랴나 이곳 저곳에서 만날 수 있는 건축물과 다리, 조각상에 담긴 사연들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는 프투이이다. 기원전에 세워진 성이 있는 도시,

15만년 된 포스토이나 동굴은 브릴리언트 석순, 스파게티 모양의 종유석 등이 즐비한 동굴이다. 동굴열차를 타고 들어가서 다시 걸어서 동굴 속을 구경하는데, 포스토이나 동굴의 경이로움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그리고 지중해 연안의 해안도시인 피란은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부와 권력을 지닌 도시로 남유럽, 동유럽, 북유럽을 지리적으로 연결하기 때문에 각 지역의 문화가 뒤섞인 매혹적인 도시이다.

오스트리아 호숫가에 온 듯한 느낌을 가져다 주는 블레드 호수는 작은 나룻배를 타고 호수 건너에 있는 성까지 가는 길이 운치가 있다.

" 블레드 호수는 슬로베니아의 눈동자다. 가장 먼 곳에 대한 사랑을 품은 그윽한 눈동자. 마음이 남루한 잿빛일 때, 진열장 보석처럼 빛날 때, 보기 드문 좋은 사람을 우연히 만났을 때 나는 블레드 호수에 갔다. 혼자 혹은 여럿이서 여러 번 그 호수에 갔지만, 갈 때마다 시를 읽는 경험처럼 새로운 면을 보여주는 곳이었다. " (p. 179)

<디어 슬로베니아>의 저자는 시인이기도 하기에 슬로베니아의 각 도시를 여행하면서 그때마다 떠오르는 시인들의 시를 소개해 준다. 특히 저자가 슬로베니아 시인의 시를 직접 번역해서 원문과 함께  책 속에 담아 놓았고, 최승자, 김소월, 헤르만 헤세 등의 시도 여행지에 따라서 여행 이야기와 함께 실어 놓았다.

그래서 여행 관련 서적이라는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된 독자들은 여행과 함께 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92일간의 슬로베니아에서의 생활을 통해 저자가 가 본 곳 중에 류블랴나 추천 카페, 레스토랑, 바, 산책코스도 이곳을 여행한다면 한 번쯤은 찾아가 볼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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