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을 보면서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공천과정에서 선거결과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이 국회의원에게 거는 기대 보다는
우려와 분노가 더 크지 않았을까?
도대체 국민을 대표하는 그들이 절실하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과연 그들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염두에 두고는 있는 것일까?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정치인들....

물론, 정치인들 중에도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소신있는 인물들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상황들이 정치인이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치인을, 그리고 나라를 걱정하는 모습으로 바뀌었고, 그들의 세력 다툼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런 어수선한 정치 상황에서 <리더의 그릇>은 우리나라 정치인들에게 반드시 읽어보도록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정치인
뿐만아니라 갑질을 일삼은 기업인들이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생각하고 자식에게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하는 부모들게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명나라 말기의 정치가인 여곤이 병마에 시달리고 아홉 번이나 팔이 부러지면서 앓다가 쓰다가를 반복하여 약 30여 년간에 걸쳐서
쓴 <신음어 呻吟語 >의 지혜와 일본의 경영 경제 분야 최고의 베스트 셀러 작가인 '나카지마 다카시'가 3만 명의 기업가에게서 얻은
비즈니스 통찰을 접목시켰다.

여곤의 <신음어>는 책이름에서도 나타났듯이 자신의 사상을 신음하듯 토해녀며 정리한 걸작이다. 이 책에는 인물론, 인간학에 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나카지마 다카시'는 일년에 약 2천 권에 달하는 책을 읽는 다독가인데, 매주 자신의 홈페이지에 3권의 책을 소개하는데
<논어>, <손자>같은 고전을 자주 다룬다.
여곤은 사람을 명확하게 분별할 줄 알았으며 사람의 인격을 중요시했고, 사람의 그릇을 따졌다.
<신음어>의 내용 중에 대신의 인물됨을 6단계로 평가하는 예가 나오는데, 그 부분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의 면면과
비교하게 되는 것은 모든 독자들의 마음일 것이다.

" 자신의 장점은 되도록 과시하지 마라. 그려면 속이 깊은 인간이 될 수 있다. 타인의
허물은 되도록 들추지 마라. 그러면 그릇이 큰 인물이 될 수 있으리라. " (p. 39)

책의 구성은,
제 1 편 : 내편(內篇) 마음을 비우고 도량을
넓혀라.
제 2 편 : 외편(外篇) 덕으로 다스리고 신망을
쌓아라.

3장의 윤리편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게 균형을 잡아라'의 내용 중에는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내용이 있다.
부모를 보면 자식을 알 수 있고, 자식을 보면 부모를 알 수 있다, 즉 부모와 자식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 자식은 부모가 하는
행동을 보면서 따라할 뿐이다. 그런데도 부모들은 자신의 마음대로 자식이 자라주지 않는다고 자식만을 나무란다.
자식, 형제 등의 인간관계에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어서 이 장을 읽으면서 가정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다.
문학편의 내용 중에 '진정한 독서는 읽는 게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다.'
" 책을 읽는 사람은 자신이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배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들이
하는 행동은 제멋대로다. 이래서야 책을 통해 배운다고 한들 하나도 배우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책을 아무리 감명깊게 읽어도 모슨 소용이
있겠는가." (p111)
2편의 내용을 살펴보면,
서양의 사상이 인간의 지혜를 통해 끊임없이 성장하는 직선적 사상이라면, 중국 사상의 근본은 순환 사상에 있다. 즉, 어떤 문제라도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자연스레 해결되며 성장과 쇠퇴는 자연의 리듬에 따라 이루어진다. '가득 차면 넘치고, 흥하면 망한다'는 이치를 받아들이는 것이
순환 사상이다. 그래서 순환사상에서는 멈추는 것도 성장의 일부로 본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인재 등용의 기준, 정치인의 품격, 리더의 조건, 인간관계, 가정교육, 직장생활 등을 두루 살펴 볼 수 있다.

"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신(信), 덕(德), 혜(惠),위(威)의 네 가지가
필요하다. 신이 있으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응해준다. 덕이 있으면 친밀감을 느끼며 따른다. 혜가 있으면 이로움을 알 것이고, 위가
있으면 법을 지키리라. 그 외의 방법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무리다. " (p. 193)

여곤은 예리한 인물평을 한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여곤(1536~1618)이 살았던 시대 (명나라 말기)에는 여곤이 최고 인물의
자질로 평가하는 '침착하고 깊이있는 마음과 도덕성'을 갖춘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여곤은 그의 호인 신오(新吾)가 말해주듯 '스스로를
새롭게 하기 위해서' 자기 수양을 실천하였다. 그의 책인 <신음어>도 앓는 소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가렴주구의 학정을 펴는 타락한
관료들의 행실을 개탄하여 관료와 리더의 마음 자세를 글로써 정리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중국의 모든 공직자들의 필독서이자 지침서 역할을 한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이 책을 한 번 읽는 것이 아니라 종이가 닳도록
반복해서 읽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지도자들도 이 책을 천천히 한 번쯤 정독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