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읽은 책에 <나는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 / 김이율ㅣ
위즈덤하우스>가 있다. 이 책은 태어날 때부터 아니면 살아가면서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시련을 이겨내고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는 23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그런데 그들의 이야기는 도저히 눈물없이는 읽을 수 없는 드라마 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소설 보다
더 소설같은 그런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죽을 만큼 힘겨운 순간, 다시 희망의 꽃을 피운 23인의 감동
스토리"가 담겨 있는 이 책 속의 이야기는 이미 다른 책을 통해서 읽은 내용들도 다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감동적으로
읽은 책이다.
그 책의 저자라는 이유만으로 읽게 된 책이 <가끔 이유 없이 눈물이 날 때가 있다>이다.
책 제목도 은근히 마음에 다가온다. 어느날 무심코 길을 걷다가 어떤 생각에 잠기다 보면 눈물이 주루룩 떨어지는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테니까, 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저자인 '김이율'은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을 해서인지 책 속에 담긴 길지 않은 짧은 글들이 감성적이고 공감이 간다.
특별한 내용도 아니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이해하고 쓴 글들이기에 마치 내 이야기도 그 중에 몇 편은 담겨 있는 듯하다.

친구가 멀어질 즈음, 나는 친구의 등을 보며 작게
속삭였다.
" 친구야, 외로우니까 사는 거야, 외로우니까 우는
거고,
외로우니까 찾는 거고, 외로우니까 흐트러지는거고,
외로우니까 사색하는 거야. 그게 사는 거야.
외로우니까 사람으로 사는 거야 "
친구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나는 씨익 웃으며 잘가라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다시 등을
향해 이어 속삭였다. (p. 79)

" 사랑은 역시 그렇다.
그리움이 끝내 그리움으로 끝난다 하더라도
그건 엄연히 사랑이다.
누군가에겐 아무 것도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그리움을 품고 있는 이에겐
이미 사랑이었고 지금도 사랑이다.
그리움, 어쩌면 그게 더 아름다운지도 모른다.
아무런 때도 묻지 않았기에
눈물로만 쌓아올린 시간이기에...
그리움, 그것도 사랑이었다. " (p. 61)

인생은 '외롭거나' 혹은 '잠시 외롭지 않거나'야.
잠시 외롭지 않아던 날을 추억하며 외로운 날을 버티며
살아가는 거고, 잠시 외롭지 않을 날이 다시 찾아올
거라는
기대감으로 외로운 날을 견디는 거지. 친구야. 또 보자. (p.
79)
" 눈앞의 것,
지금의 상황,
작은 한걸음으로 시작하는 겁니다.
그 작은 시작이 모이면 큰 걸음이 되고
위대한 기적이 되는 겁니다." (p.120)

누구나 다 겪는 것이고 누구나 다 숨기며 살 뿐이다.
이 세상에 시들지 않는 꽃이 있던가.
지지 않는 달이 있던가.
꽃은 시들어도 향기가 남고
달은 져도 다시 또 떠오른다.
그대여, 여기까지 오느라 참 애썼다.
왜 그걸 모르겠는가.
앞으로 감당해야 할 고난을 왜 모르겠는가.
그럼에도 그대.
수백 수천 가지 괴로움이 있더라도
단 하나, 아니 그 반, 아니 그 반의 반이라도.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면 그걸로 됐다.
하루에 단 1초라도 웃었다면 그걸로 됐다.
하루에 따뜻한 말 한 마니면 그걸로 됐다. (p.
147)

애달프게 그리워했을 때는
내게 오지 않더니
눈물을 머금은 채 그리움을 접으니
뒤늦게 너는 나타났다.
내가 조금 더 그리움을 연장했다면,
네가 조금 일직 나를 그리워했다면
어쩌면 만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그 마음이 아니고
너는 이제야 그 마음이 시작됐다.
같은 시간을 살지만 마날 수 없는
해와 달처럼
어긋난 그리움의 시작.
그게 너와 나의 안타까운 운명이었다. "
(p.p.248~249)

거기도 비가
오니?
내가 사는 곳에
비가 올
때
네가 사는
곳에도
비가 왔으며
좋겠다.
그래야 내가 널 그리워할
때
너도 날 그리워할
테니까.
내가 사는 곳에
꽃이 필
때
네가 사는
곳에도
꽃이 피었으면
좋겠어.
그래야 내 눈물이 꽃으로 물들
때
너의 가슴에도 꽃향기가 흐를 테니까.
(p. 259)

아무렇지 않은 듯, 괜찮은 척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 우리의 삶의 일부가
아닐까....
정말 이유없이 눈물이 날까? 그렇지는 않을 듯하다. 분명 어떤 이유가 있지만 구태여 그
이유를 들춰 내고 싶지 않은 때가 있으니....
사랑, 이별, 그리움, 외로움, 갈등....
우리의 삶을 차지하고 있는 그런 감정들에 대해서 아주 소소한 마음으로 내 감정을 숨기고 싶은
그런 날들의 생각을 책 속에 담아 놓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