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우식당'
식당 이름에 자신의 이름을 넣었다면 분명 신뢰감이 가는 사람이 경영하는 식당일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이 책을 펼쳤다.
그런데, '장진우식당'은 장진우가 지은 식당이름이 아니었다. 장진우는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자신이 읽은 책들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서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에서 자신이 만든 음식을
대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식당이 되었다.

뭔가 특별할 것같은 '장진우식당', 분명 '장진우식당'도 '장진우'도 특이하기는
마찬가지다.
'장진우식당'은 원테이블이다. 많은 사람이 앉을 수 있는 넓은 테이블도 아닌 가족같이 둘러
앉아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그런 원테이블이 있는 식당이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한 테이블에서 밥을 먹는다.
나처럼 소심한 사람은 이런 식당이 취향에 맞지 않다. 그러나 이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우연히
옆자리에 앉아서 밥도 먹고, 자연스럽게 대화도 나눈다.
간판도 없고 테이블이 하나인 작은 식당 '장진우식당'은 5년후에는 개성과 취향이 반짝이는
20개의 가게로 늘어난다. 100명 가량의 직원이 있는 장진우회사로 발전했다.
경리단길에는 장진우거리가 있으며 그 골목의 끝에는 '장진우식당'이 있다. 처음에는 주차기능도
없었고, 골목을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도 이 식당을 찾는 단골들이 있다.

김민희, 공유, 아모레 퍼시픽의 서경배 회장, 대림미술관의 이해욱관장, 디자이너, 뮤지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보금자리와 같은 식당이다.
점점 궁금증이 생기는 장진우, 그는 몇 개의 식당을 가지고 있는 식당주인, 공간 디자이너,
장진우회사 대표, 포토그래퍼.... 그러나 장진우는 자신을 라이프 아티스트라 불리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호기심에 읽게 된 <장진우식당>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이렇게
다양하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해 준다.

식당이란 허기를 채워주는 공간이 아닌 꿈을 채워 주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그리고 취향이
같은 사람들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자연스럽게 친해줄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다.
장진우는 좋아하는 예술가가 많지만 그중에 딱 한 사람을 이야기하라면 멕시코의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를 들 수 있다고 한다.
얼마전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의 전시회를 보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는데, '프리다
칼로'는 삶이 불운이 연속이었던 화가이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고통 속에 살았던 '프리다 칼로'의 그림은 그녀의 캔버스에 고통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장진우는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가 살았던 집인 블루 하우스를 오마쥬하여 <Bar
칼로>라는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책 속에는 장진우의 인생관, 직업관을 비롯한 자신의 이야기, 그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음식 이야기, 레시피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혹시 음식이야기만을 기대했다면 그 보다 더 많은 것들을 얻어가는 귀중한 책이기도
하다.

" (...) 맛집이 어디인가를 알아내는
것보다 어떻게 무언가를 경험하는가를 알아냈으면 한다. " (p. 28)
장진우의 자부심이 가득한 그의 식당들.

그는 자신있게 말한다.
" 나는
자신한다.
가장 아름다운 따뜻한 저녁식사는 당연
장진우 식당 !" (p. 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