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은 <끌림>이다. 시인이어서 그런지 간결하면서도 가슴에 와닿는 글들과 함께 실린
사진은 나의 마음을 마구 끌어당겼다. 책제목인 <끌림>처럼.
지금 생각해도 참 신선한 감동을 주는 책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류의 책들이 마구 마구 쏟아져 나와서 ' 거기에서 거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끌림>이 주었던 참신한 느낌이 퇴색되어 가고 있다.
'이병률'은 1995년에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이다. 그리고 방송작가이자 여행작가이기도 하다.
시인이기에 그런지 그의 글을 읽으면 감상에 젖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마음에 다가오는 글들이 꽤 많기에 그의 책이 출간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읽는다.
그의 대표작인 <끌림>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가 이병률이 세계 100여 개국을 돌아다니면서 만난 사람, 풍경,
단상들을 담은 책이라면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이병률의 여행 국내편이다.

이런 '이병률'의 책들은 복잡한 머리를 쉬게 하는 그런 효과가 있는 여행 산문집이다. 구태여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책을 읽는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정돈되는 그런 책들이다.

물론, 책 속에는 진한 외로움이 담겨 있기도 하지만, 그런 외로움 마저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이번에 출간된 <안으로 멀리뛰기>는 이병률 대화집이다. 쉽게 말하자면 인터뷰집이다.

지금까지 '이병률'의 에세이를 이책, 저 책 읽었지만, 작가에 대해서 그리 잘 알지 못했다. 저자 소개글에 나온 작가 사진도 변함없는
사진이었다.
그런데 <안으로 멀리뛰기>에는 작가의 사진이 많이 실려 있다.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을 것같았는데....

이 책은 한때 <월간미술>에서 미술기자로 일했고, '안그라픽스'에서 책을 만들었으며 '북노마드' 대표인 '윤동희'가 묻고,
'이병률'이 답을 하는 '시집과 산문집 사이'의 책이다.

그래서 독자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병률의 사적인 모습을 엿 보고, 엿 들을 수 있는 기록이 담겨 있다.
'이병률'은 책을 좋아하고 책의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는 '달'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달' 출판사'의 책을 많이
읽었기에 이곳에서 어떤 장르의 책이 출간되는 지를 잘 알고 있기에 작가의 책 출판에 대한 취향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대화집인 만큼, 작가의 시에 대한 이야기, 문학과의 인연, 삶의 이야기, 성장과정, 현재의 생각 등이 다양하게 담겨져 있다. 특히
작가가 그리도 좋아하는 여행 이야기는 빠질 수 없는 1순위이기도 한다.
'달' 출판사에서 타블로의 <당신의 조각들>, '김동영'의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 <나만 위로할
것>등을 출간하게 된 이야기도 흥미롭다.
'이병률'의 시에 관심이 있다면 이런 시집을 읽어보면 어떨까.
◈ 이병률 시집
1.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한다/ 이병률 ㅣ 문학동네 ㅣ 2011
2. 찬란(문학과 지성 시인선 373 )/ 이병률 ㅣ 문학과지성 ㅣ 2010
3. 바람의 사생활 (창비시선 270 / 이병률 ㅣ 창비 ㅣ 2006
4. 눈사람 여관 (문학과지성 시인선 434) / 이병률 ㅣ 문학과지성 ㅣ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