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온 책 중에서 미처 읽지 못한 책들을 살펴보다가 읽게 된 책 중에 <혼자있는 시간의
힘>이란 책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메이지대 문학부 교수인 '사이토 다카시'는 자신이 대학입시에 실패한 후에 직장을 얻기까지의 약 10년간을 고독의 늪에서
살았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하니 그 시간들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의미있는 시간들이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가 강조하는 이런 단독자가
되는 것의 필요성과 그 결과들은 어떤 의미에서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들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때론 이런 시간들도 필요하지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것 못지 않은 인간관계를 비롯한 다른 요소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은
후에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단독자가 될 것을 강조하던 '사이토 다카시'가 인연의 중요성, 타인과의 깊이있는 사귐 등의 중요성을 피력하는 책을 썼는데,
그 책이 <부러지지 않는 마음>이다.

전작을 읽지 않았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지만 <혼자있는 시간의 힘>을 읽은 지 얼마 안되는 지금 이 책을 읽게 되니
뭔가 저자의 생각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게 된다.
<부러지지 않는 마음>은 저자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비롯한 사람들을 살펴볼 때에 이전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사소한 일에 상처를
받고, 자신감을 상실하고, 의욕을 잃고 자포자기 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깨닫고 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책 속에 담아 놓았다.
'똑'하고 쉽게 마음이 부러지는 사람들, 그들이 자기를 지키기 위한 정신적 뿌리를 관철하는 것, 그것을 위해 소중히 해야 하는 것들을 세
가지로 설명해 준다.
1.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
2. 타인과 깊이있게 사귄다.
3. 정체성에 뿌리를 내린다.
이 세가지를 소중히 한다면 자신을 긍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그런 사람의 마음은 부러지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이 책의 중심이
된다.
책의 구성을 보면,
1장~3장까지는 위의 세 가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4장에서는 마음을 단단하게 하기 위한 실천방법을 설명해 준다.
1장 : 인연은 인간관계를 긍정적으로 만든다.
인연의 소중함을 말한다. 인간관계는 상대와의 접점을 찾아 서로에게 한 걸음 다가가는 과정이 소중하다.
폭넓은 인간관계를 가진 사람은 다양한 정보가 모이고 도움을 주는 사람도 많아 인생이 좋은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인연이란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긍정해 가는 방법 중의 하나이기에 누구와 만나고 인연을 맺는지가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나를 지나치게 내세우는 사람은 행운도 인연도 끌어당길 수 없다. 운이 인생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며, 운을 믿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에 의미가
있다.
인연이란 우연성, 관계성, 타이임 그리고 다양한 인간관계가 얽혀 있는 상태로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
2장 : 타인과 깊이있게 사귄다.
청년기 (10대~20대)에는 타인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야 하는 시기이다. 뜨거운 에너지를 발산하며 타인과 깊은 교감을 나누었던 경험은
인생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간관계이다.
요즘 사람들은 사소한 말 한 마디에도 상처를 받는다. 진심이 담긴, 애정이 깃든 충고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개인의 인간성을 공격하는 것이 아닌 서로의 생각으 차이를 규명하는 비평은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말을 바르고
정확하게 주고 반든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깊이있는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3장 : 정체성에 뿌리를 내린다.
자기정체성이란 자신이라는 존재를 증명해 주는 것이다. 내가 세상을 단독으로 살아가는 덧없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 나를 세상에 확실히
연결시켜 줄 토대이기도 하다.
하나의 인격체로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관련된 요소를 존중하며 자기를 자기로서 확신하는 것이 자기 정체성이다.
다른 사람과 공존하는 속에서 자기의 일관성을 찾아낼 수 있다. 확고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위기에 직면했을 때 더 저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인생의 힘든 시기를 정체성의 두터운 뿌리로 삼자.
4장 : 마음을 단단하게 한다. - 실천방법
부러지지 않는 마음을 만드는 방법은 인연, 깊이있는 교제, 정체성이다.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한다.
습관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자기 긍정을 강화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무언가에 집중하여 몰입하는 것이 결국은 강인한 정신력으로 이어진다.
마음속으로 자신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속에서 인생의 참된 행복이 자랄 수 있다.

이 책은 사례들을 중심으로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그 사례들을 읽으면서 일본 사회와 우리 사회는 닮아도 너무 많이 닮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부모들을 벗어나지 못하고 부모의 그늘과 품 안에 담겨 있는 캥거루족이나 좋은 학력과 스펙을 가지고도 취업을 하지
못하는 비정규직이나 청년 실업, 가족에 대한 폭력과 그로 인한 무차별적인 살인사건 등....
이 모든 것들이 근본을 살펴보면, 마음이 쉽게 부러지는 사람들 즉, 작은 일에도 상처를 받는 사람들 때문에 일어나는 사회문제라는 점이다.
그들이 단단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살펴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점은 저자의 전작인 <혼자있는 시간의 힘>이란 책과 상충되는
내용들이다.
저자의 <혼자있는 시간의 힘>의 내용에 의한다면 단독자로서 이 책의 내용과 같은 인간관계,
타인과의 깊이있는 교류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부러지지 않는 마음>을 읽으니 뭔가 혼돈스러운
느낌이 든다.
아마도 <혼자있는 시간의 힘>에서는 혼자 있으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말하고자 한 것이고, <부러지지 않는
마음>에서는 연약해지는 청년기를 비롯한 사람들에게 단단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 주고 싶었던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