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되고 싶은 가로등>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삶

별이 되고 싶은 가로등 ㅣ 철학하는 아이 6
하마다 히로스케 지음, 시마다 시호 그림, 고향옥 옮김, 엄혜숙 해설 / 이마주 / 2016년 6월

거리를 밝혀주는 환한 가로등 불빛, 그러나 반짝 반짝 빛나는 밤하늘의 별빛과는 또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동양의 안데르센이라 일컬어지는 일본의 동화 작가인 '하마다 히로스케'는 어느날 거리에 쓰러진 가로등을 보고 <별이 되고 싶은 가로등>을 쓰게 됐다.

인적이 드문 골목 모퉁이에 외로이 서 있는 가로등, 낡은 가로등은 희미한 불빛을 비치며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쓰러질 것처럼 외다리로 힘겹게 서 있다.

그나마  가로등의 정강이 부분까지 파릇파릇한 풀들로 덮혀 있기 때문에 가로등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하다는 것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눈치채지를 못한다.

가로등이 이렇게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 것은 가로등에게는 한 가지 소원이 있기 때문이다.

' 아, 나는 곧 쓰러지겠지,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그런데... 내 불빛은 끝내 별처럼 빛나지 않으려나'

가로등의 소원은 밤하늘의 별빛처럼 빛나고 싶은 것이다.

" 내 불 빛이 저 별처럼 빛나니?" 가로등의 이 말에 풍뎅이도 나방도 가로등을 비웃는다. 어림없는 소리라는 뜻이겠지...

가로등은 깨닫는다.

"별처럼 보이지 않으면 어때. 그냥 조용히 빛나고 있으면 되지, 그게 내 할 일이잖아. 내 할 일만 다하면 되니까. 내 역할은 그걸로 충분해. "

그러나 그 누군가는 가로등이 고맙기도 하다.

" 우아, 가로등이 저 별보다 밝은 것 같아요. 별빛 보다 가로등 불빛이 "

<별이 되고 싶은 가로등>은 우리에게 각자 자신의 역할이 있음을 일깨워준다. 밤하늘의 별빛이 빛나고 화려하고 많은 사람들의 동경의 대상이 될지라도 별이 할 수 있는 일과 가로등이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가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할 때에 가장 멋지고 빛나는 삶임을 깨닫게 해 준다. 또한 자신의 분수를 알았을 때에 제 빛을 발할 수 있음도 알려준다.

가로등이 밤하늘의 별빛 보다 더 빛날 수 있었던 순간은 폭풍우가 불어 오기 직전에 구름이 깔린 사이로 비치는 별 보다는 가로등 불빛이 훨씬 밝고 아름답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언제 가장 빛나는가를 생각해 보았던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때에 가장 빛나고 반짝이는 것임을...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별이 되고 싶은 가로등>을 읽으면서 마음 속에 자신의 모습을 비쳐 보기를 바란다.

동화의 그림은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다. 세밀하게 표현해야 할 부분은 세밀하게, 그렇지 않아도 되는 부분은 윤곽만으로 표현한 그림은 별이 되고 싶은 가로등의 모습같다.

<별이 되고 싶은 가로등>은 출판사 '이마주'의 <철학하는 아이 시리즈> 6번째 동화이다. 이 동화가 마음에 잔잔한 메시지를 남겼다면 <철학하는 아이 시리즈>를 한 권, 한 권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