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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책 -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ㅣ 카피책 시리즈
정철 지음, 손영삼 이미지 / 허밍버드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카피라이터 '정철'은 지금까지 10여 권의 책을 썼는데, 그중에서 < 내 머리 사용법>과 <인생의 목적어>를 읽었다. 이 책들은
책제목부터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읽다보면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남다르고 기발한 생각들이 가득차 있는 책이었다.
우선, copy의 개념부터 생각해보면, 설득하기 위해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말과 글을 copy라고 말한다. 광고의 문장들, 대선 후보들의
슬로건, 홍보 표어 등등...
우린 카피 속에 묻혀서 살고 있다고 할 정도로 우리 주변에는 카피들이 넘쳐 나고 있다. 요즘 본 카피 중에 확 끌렸던 카피는, 광고판에
커다란 곰이 한쪽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그림이 그려져 있고, 노란색으로 쓴 글귀는 '왜그렇게사니? 미련 곰탱아'이다.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는 잘 알 수 없었으나, 굉장히 자극적인 광고이다. 나중에 찾아보니 녹색연합회의 공익광고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이런 글귀만 카피일까? 그렇지는 않다. 우리 삶 속에서 무수히 접하게 되는 또는 우리가 글로 표현해야 하는 많은 부분들이
카피인 것이다.
명함, 청첩장, 카드, 연하장, 추천사, 자기소개서, 초보운전스티커, 카톡, 문자 메시지, 블로그나 SNS에 올리는 글들도 카피에
해당한다.

이 책의 저자인 '정철'은 지금까지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면서 자신이 썼던 카피들을 중심으로 어떤 종류의 글이든간에 글을 쓸 때에 그 글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런 카피를 쓸 수 있는 기법을 이 책을 통해서 소개한다.
물론, 카피라이터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되도록이면 글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카피의 기법을 알려준다.
명함의 경우에 자신의 이름과 하는 일, 전화번호가 적혀 있는 것이 보통의 경우인데, 정철의 명함의 이름은 '정철입니다'로 되어 있다고
한다.
2012년 부산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했던 문재인의 슬로건을 카피했었는데, 그때에 '바람'이란 의미를 wind와 hope의 중의적 의미로
'바람이 다르다'로 정하고, 명함 앞면에는 문재인의 사진과 '바람이 다르다'는 글귀만을 넣었다고 한다.

오래전의 그의 청첩장에는 '추운 날, 국수 따끈하게 말아놓겠습니다'라는 카피를 넣었다 고 하니....
이 청첩장을 받은 사람들은 남다른 청첩장을 오래도록 기억했을 것이다.

저자는 그동안 제품 광고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를 비롯하여 총선, 대선의 후보자들을 홍보하기 위한 카피 등도 많이 했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카피 작법을 설명해 준다.
" 카피 쓸 땐 연필로 쓰지 말고 송곳으로 쓰라고
두루뭉술하게 쓰지 말고 송곳으로 콕콕 찔러 쓰라고
무딘 카피는 허파를 건드려 하품이 나오게 하지만
뽀족한 카피는 심장을 찔러 탄성이 나오게 한다고
심장을 깊숙이 찌르려면 송곳을 쥐고 카피를 쓰라고 " (p.
23)
카피 작법의 제 1조는 구체적으로 쓰십시오.
막연한 카피, 추상적인 카피, 관념적인 카피가 아닌 구체적인 카피는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깊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무엇을 전달하려는 것인지 그냥 그림이 그려지는 카피를 쓰는 것이 카피에서 가장 먼저
생각할 점이다.

평이한 문장이 아닌 눈에 들어오고,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쓰기 위해서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는 기법을 사용하면 같은 메시지라도 전혀
다른 느낌이 된다.

흘러간 정치사에서 꽤 유명한 카피를 예로 든다면 1956년 대통령 선거구호인데, 이 당시에는 카피의 개념도 없고, 선거구호라는 이름도
없었지만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선거구호이다.
이승만 정치에 맞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못 살겠다 갈아보자' 라는 구호....
그러자 자유당은 여기에 대항하여 '갈아봤자, 별 수 없다'라고 맞대응했으니, 이 2 구호는 전설적인 선거구호로 잘 알려져 있다.

얼마 안 있어 4.13 총선 선거운동이 있을텐데, 후보들의 구호와 현수막 등에서 우린 그들의 정치구호를 접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
'빵'터지는 그런 카피를 내 놓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 카피라이터는 말을 채집하는 사람입니다. 무조건 새로운 말, 기발한 말, 호기심을
자극하는 말을 채집하는 게 아니라 타깃에 맞는 말을 채집하는 사람입니다. 초등학생이 타깃이라면 초등학생이 쓰는 말을, 우주인이 타킷이라면
우주인이 쓰는 말을 던지며 접근하느게 좋습니다. 어떻게 채집해야 할까요? 그들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 (p. 185)

우리는 카피라이터는 아니다. 저자는 우리들에게
생활카피라이터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라고 당부한다. 글을 써야 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카피라이터는 아니지만, 작가도 아니지만 글솜씨도 없지만,
조금만 생각을 전환하면, 남들과는 다른, 신선한 한 줄의 글이 탄생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자.
카피에 대한 정철의 생각, 의미와 재미, ' 의미가 있거나, 재미가
있거나'
또한, '다르게 ! 낯설게 ! 나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