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에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에 <단순하게 살아라 /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
로타르 J. 자이베르트 공저 ㅣ김영사 ㅣ 2002>가
있다. 그당시만 해도 이 책이 주는 파장은 꽤 컸다. 물질적인 것에 젖어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단순하게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물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시간, 건강, 인간관계 등 까지
아우르니 삶의 전반적인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이것 저것 정리하기로 했는데, 일상생활에서 쓰지도 않으면서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정리했다. 그런데, 그것 조차 그리 쉽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꼭 필요할 것 같아서, 추억이 담긴 물건이어서, 버리기에는 살 때 아까워서....
그래서 흐지부지...
그리고 작년에도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 선현경 ㅣ 예담 ㅣ
2014>을 읽게 됐는데, 이 책의 주제는 "딱 일 년만
하루에 하나씩 버리면서 최대한 들이지 않는 생활을 해 보자"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 중에서 p. 5)이다. 즉,
일일일폐 (一日一廢)프로젝트이다.
그때도 여기 저기 숨겨져 있는 쓰지도 않는 물건들을 버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어느 정도 정리를 했다.
그런데 이 책 보다도 더 많은 것을 버려야 된다고 주장하는 책이 있으니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이다. 저자의 방이 어떻게
변하였는가를 보면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짐작할 수 있다.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거나 중요한 것을 위해 그 외의 것을 줄이는 것을 미니멀리즘, 이를 실천하는 사람을
미니멀리스트라고 한다. 우린 이 책을 통해서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살펴볼 수 있다.

물건에서 벗어나서 최소의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사고방식이 변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버리는 것이 습관화되고
비움의 기술을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문명의 발달로 스카프폰, 맥북, 와이파이, 인프라와 블루투스, 스카이프 등이 등장하면서 이를 사용한다면 꼭 소유가 필요하지 않은 것들도
있다. 또한 소유의 개념에서 공유의 개념으로 변화하는 것들로 카셰어링, 셰어 하우스, 소셜 아파트 등도 이에 속한다.
미니멀리스트가 생겨난 배경을 보면,
1. 필요 이상으로 넘쳐나는 정보와 물건.
2. 물건을 갖지 않고도 일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의
발전.
3. 일본의 경우에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으로 소유의 개념이
변함.

물건에 대한 소유 감정은 비싸다고, 가치가 있다고 기뿜이 크고 그 감정이 오래 지속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 물건을 늘리는데 기여하는 '익숙함 →싫증'의 메카니즘은 인간이 선천적으로 지닌
구조(...)" (p. 76)
" (...) 그 물건을 가졌다는 건 조만간 익숙해졌다가 싫증이 날 거라는 뜻이기도
하다. 곧 다른 자극을 제공하는 새 물건이 갖고 싶어진다. 그리고 더 큰 자극, 더 고가의 물건을 갈망하게 된다. " (p.
79~80)
문제는 물건이 곧 '나'라는 착각, 물건을 자신의 내면을 보이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물건을 줄이는 구체적인 방법 노하우 55가지와 더 버리고 싶은 이들을 위한 15가지 추가목록을 제시해 준다.
'버리고 후회할 물건은 하나도 없다'고 하는데, 이 책을 따라 하다 보면 '아마도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유익한 정보를 몇 가지 살펴보면,
은행계좌, 현금카드, 신용카드, 포인트 카드를 줄이자. 맞는 말~~
지갑 가득 들어있는 카드들,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핀테크 시대가 왔으니 앞으로 이런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리고 우선 버리기에서 가장 기본은 쓰레기를 버리자. 물론 자신은 쓰레기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것들, 고장난 가전제품, 냉장고 속의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물, 1년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거나 3~5년에 한 번 썼을까 말까 한 물건, 가전제품을 살 때마다 딸려 오는 각종 케이블
등.
추억이 깃든 물건, 즉 손편지, 카드, 자녀들의 성장과정의 작품, 선물 등은 사진으로 찍거나 스캔을 해서 디지털화하는 방법이다. 폴더를
만들고 백업까지 해 놓는 방법이다.

* 물건을 줄이는 구체적인 방법 노하우 55가지 중에 몇 가지를
소개하면,
1.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을 버려라.
9. 확실한 쓰레기부터 버려라.
11. 일 년간 사용하지 않은 물건을 버려라.
15. 추억을 디지털로 보관하라.
23. 버릴 때 창조적이 되지 마라. (버릴 물건을 재창조하는 일)
31. 마트를 창고로 생각하라. ( 필요한 물건은 마트에서 그때 그때 사서 쓴다)
43. 정말로 필요한지 물건에게 물어보라.
50. 싸다고 사지 말고 공짜라고 받지 마라.
51. 버릴까 말까 망설일 때 버려라.
55가지 노하우 중에서 공감이 가는 항목들이 있고, 그 이유가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억지스러운 항목도 있다.

그렇다면 물건을 줄인 후에는 어떤 변화가 올까? 이 책에서는 12가지 변화를
말한다.
1. 시간이 생긴다.
2. 생활이 즐거워진다.
3. 자유와 해방감을 느낀다.
4.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5.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6. 행동하는 사람이 된다.
7. 집중력이 높아진다.
8. 절약하고 환경을 생각한다.
9. 건강하고 안전하다.
10. 인간관계가 달라진다.
11. 지금 이 순간을 즐긴다.
12. 감사하는 삶을 산다.
이런 12가지 변화도 수긍이 가는 변화가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기도 하다.
심리학자 '소냐 류보머스키'는 '행복의 50%는 유전이고, 10%는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40%는 매일의 행동에 좌우된다' 고 했다.
10% 환경 중에는 살고 있는 장소, 집, 부자인가 가난한가, 건강한가 병이 있는가, 기혼인가 미혼인가, 이혼을 했느냐 아닌가 등의 온갖 요소가
포함된다. 이렇게 우리의 행복을 좌우하는 중에 환경은 10% 밖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소유라는 것이 그리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저자처럼 생활한다는 것은 그 나름대로는 의미있는 일일지 모르나, 많은 불편을 가져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최소한의 물건을 소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건이 가지고 있는 기능 중의 하나는 좀 더 편안한 삶을 살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저자의 생활을 들여다 보면 지나치게 편향된 사고방식을 가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든다.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동구매,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며, 그래도 필요해서 산 물건이 쓸모가 없게
되었다면 나눔을 통해서 재활용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는 물건에 집착하기 보다는 우리의 삶에서 결코 버려서는 안 되는 가치들로 채워야 할 것이다. 삶에서 물질적인 것들이 차지하던 부분을
비우는 만큼 그 자리를 그 보다 더 소중한 것으로 채워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