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날들이 계속되는 가정주부, 어느날 그녀의 남편이 숨겨왔던 비밀이 밝혀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세 딸의 엄마인 세실리아는 딸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베를린 장벽 조각을 찾으러 다락에 올라갔다가 신발 상자 속에 간진된 봉투 하나를
발견한다.
'나의 아내 세실리아 피츠패트릭에게
반드시 내가 죽은 뒤에 열어 볼 것'
일단 세실리아는 남편에게 비밀 편지의 존재를 물어보게 되고, 남편인 존 폴은 출장중에 급히 집으로 돌아온다. 남편은 별 내용이 아니라고
시치미를 떼지만 그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세실리아는 그 편지를 뜯어본다.
전혀 생각할 수도 없었던 어마어마한 비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행복했을 세실리아와 존 폴.
한편 테스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이종사촌 동생이 있다. 6개월 차로 태어났지만 그녀들이 엄마가 쌍둥이였기에 더욱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지금까지 친자매 이상으로 항상 붙어다니면서 모든 일을 같이 했고, 지금은 TWF 광고사를 운영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소올
메이트와 같은 존재인 윌,
어느날 테스의 남편은 펠로시티의 이종사촌인 윌과 사랑에 빠졌다는 말을 하니, 테스는 배신감에 아들을 데리고 엄마가 있는 시드니로
간다.
이웃에는 테스의 아들이 다니게 될 초등학교에서 일을 하고 있는 레이첼이 살고 있는데, 그녀에게는 28년 전에 누군가에 의해서 살해된 딸이
있다.
테스가 이곳에 오게 되면서 세 가족의 이야기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된다. 이야기는 월요일부터 부활절 일요일까지 7일간이다. 마침 그
주간은 부활절 고난주간이니 죄지은 자가 있다면 그 죄를 사함 받아야할 것 같은 기간이기도 하고, 딸의 죽음을 밝히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그 어느
때 보다도 고난스러운 기간이기도 하다.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는 남편의 비밀 편지에 얽힌 사연인데, 그 비밀이 아내에게 밝혀지게 되면서 독자들은 그 사건을 추적하는 흥미로운
책읽기를 하게 된다.
레이첼의 딸인 17살 자니는 목이 졸려서 미끄럼틀 밑에서 발견되었는데, 그 때의 일에 관련된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범인을 찾으려는 추적도
독자들의 몫이다.
28년 전의 사건을 계기로 연결된 사람들, 살인자는 잡히지 않았기에 그가 누구일까에 대한 관심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계속된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 가서 독자들의 허를 찌르는 결말은 한참을 멍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우리가 생각했던 진실이 과연 진실이었던가 하는 의문...
진실이 아니지만 그것을 진실로 믿고 살아가야 하기에 평생을 괴로움에 살아야 하는 사람,
비밀이건만 그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
진실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그것을 비밀로 감추고 살아야 하는 사람.
" 우리 인생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비밀이 아주 많다." (p.
532)
" 우리 인생이 어떤 길로 가게 될지,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마도 그 편이 나을 것이다. 어떤 비밀은 영원히 비밀로 남는다. 그저 판도라에게 물어보자. " (p.
535)
내 인생에 있어서도 이렇게 큰 비밀은 아니더라도 내가 모르고 지나갔던 어떤 진실이 있을 것이다. 그럴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했던 것들이 정작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삶에 대해서, 가족에 대해서 얼마나 정확하게 잘 알고 있는 것일까?
지나간 날들의 어떤 순간이 내가 생각한 그런 순간이 아니었다면 내 인생은 지금의 이 모습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허즈번드 시크릿>은 치밀한 구성과 반전이 매력적인 소설이다. 그래서 3가족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삶에 숨겨져 있는 진실이
무엇이었을 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