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엄마, 미친 척 500일간 세계를 누비다! 시리즈 1
태원준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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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

이 책은 <엄마, 결국 해피엔딩이야>와 함께 2013년에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태원준은 지금 잘 나가는(?) 여행작가이다.

그의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이미 엄마와 함께 2권의 책에서는 소개되지 않았던 중남미를 여행하고 그에 관한 책을 집필하고 있는 중이며, 방송국 여행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유럽여행에서 살아남기 프로젝트인 리얼여행을 하고 돌아온 후기가 실려 있었다. 

이런 내용들이 조금은 씁쓸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처음 구입할 때에는 환갑을 맞은 엄마와 서른 살의 아들의 여행기라는 점에 끌렸었는데, 그런 순수함 보다는 상업성이 더 부각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어쨌든 출간 당시에 사 두었던 2권의 책을 주말을 이용해서 읽었다.

엄마와 아들의 여행기로는 여행작가인 오소희가 갓 세 돌이 지난 아들과 함께 터키로 떠난 여행기인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 오소희 ㅣ 에이지 21 ㅣ 2007>이 있고, 그후 이 책의 개정판이 나왔고, 또 다시 오소희는 아들과 함께 간 라오스에 관한 여행기인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 오소희 ㅣ 북하우스 ㅣ2009이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의 주체는 엄마이고 아들은 아직 철이 들지 않은 어린이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에 장성한 아들이 환갑을 맞은 엄마와 떠나는 여행, 그것도 세계 일주 (중국, 동남아시아, 스리랑카, 이집트,  요르단, 터키, 유럽 등)을 배낭여행으로 떠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아니, 어쩌면 이런 여행자는 우리들에게는 생소한 조합의 여행자일 것이다.

가끔 여행길에 엄마와 딸이 함께 여행을 하는 것은 보았지만 30대 아들과 60대 엄마의 세계일주는 세계 어느 곳을 가든지 모든 여행자들의 관심을 끌고,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이들이 여행을 떠나게 된 이유는, 엄마의 환갑 선물로 딸과 아들이 준 세계여행권 선물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소중한 두 사람을 먼저 보내고 아들과 엄마는 힐링이 필요했다.

때마침 엄마가 하던 일을 놓게 되면서 '세계를 무대로 신나게 한 판 놀고 오자'는 생각에서 하게 된 세계일주이다.

여행의 시작은 배를 타고 중국 칭다오로 건너가서 육로로 베이징, 뤄양, 시안, 청두, 리장, 쿤밍을 거쳐서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을 돌고 스리랑카,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모로코, 터키 그리고 동유럽에서 북유럽을 살짝 보고 오는 코스였다.

아들이 가장 걱정했던 것은 엄마가 여행을 잘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불안감이었는데, 오히려 엄마는 아들 보다도 더 여행을 신명나게 한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그곳의 역사를 알지 못해도, 경우에 따라서는 그런 나라가 지구상에 있었는지를 알지 못했지만, 엄마는 새로운 세계에 푹 빠지게 되고 여행지에서 만나는 여행자들과도 즐겁게 소통을 잘 한다.

여행전에 아들은 엄마에게 묻는다.

" 엄마, 여행 가면 뭘 제일 하고 싶어?"

엄마는,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것들, 근데 나도 그게 뭔지는 모르겠어. " (p.42)

이 책에는 아들인 저자의 글과 사진이 담겨 있지만 사이 사이에 짧막한 엄마의 여행노트도 담겨 있다.

엄마의 여행노트 # 7

" 지금부터 내 인생은 축제다 ! 누구도 말리지 마라 !" (p. 143)"

엄마의 여행노트 # 10

" 사람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방법은 생각 보다 쉽다. 그저 나의 마음을 먼저 전하면 될 뿐" (p. 263)

물론, 여행 도중 크고 작은 사건들이 생긴다. 아이폰 도난사건, 수면제 마취사건, 이스라엘 입국....

특히 이집트에 도착한 엄마와 아들은 갑자기 울려 퍼지는 총성에 겁을 먹지만, 그건 이집트에서 최초로 민주주의 대통령인 모하메드 무르시의 탄생을 축하하는 축포였으니...

아들이 꼭 가고 싶었던 요르단의 페트라는 시리아의 내전으로 갈 수 없을 듯했으나 다행히 그들은 신비한 페트라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 페트라 - 영원의 절반만큼 오래된, 장밋빛 같은 붉은 도시" (p. 327)

영국의 시인 윌리엄 버건은 이렇게 페트라를 칭송했다고 한다. 결코 쉽게 갈 수 없는 곳이기에 더 아름답고 신비한 장밋빛 같은 붉은 도시를 볼 수 있었으니....

이 책을 읽으면서 아들과 떠났던 여행들을 생각해 본다.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 때에 함께 떠났고, 아들이 대학에 다닐 때에 2번 함께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집에서는 엄마가 챙겨 주어야 하는 아들이지만 여행지에서는 아들이 엄마를 챙겨주던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은 유학중인 아들의 모습이 이 책을 읽는 동안 떠나지를 않았다. 그리움과 추억이 범벅이 되어서...

행복한 아들과 엄마의 여행기는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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