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물과 불이 만나 이루어진 화산섬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멋진 경관이 펼쳐진다. 요즘에는 올레길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지만 그래도 제주의 멋은 더 많은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제주에서 태어난 예술가 또는 제주에 살고 있는 예술가 10명의 예술세계가 이 책 속에 펼쳐진다. 그들의 이야기는 10가지 테마
(미술관, 오름, 공원, 숲과 돌담길, 산과 바다, 서귀포 칠십리, 화산섬, 해안도로, 현대건축, 신화와 역사)로 꾸며지는데, 이 책 한 권이면
제주의 모든 지역과 문화를 어우를 수 있다고 생각된다.

10명의 예술인은 화가, 조각가, 도예가, 사진작가, 건축가 등인데,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엿 보는 재미도 있고, 그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지금까지 제주를 찾아도 미술관을 간 적은 없기에 이 책을 통해서 제주의 미술관, 박물관 기행도 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색이 있는 박물관으로는 물, 바람 미술관이다. " 시시각각 변화하는 제주의
자연환경에 조응하는 현대 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p. 40) 이곳은 물에 비친 하늘의 모습을 잔잔하게
담아내는 물 미술관과 자연의 바람을 느낄 수 있게 틈새가 있는데, 그 틈새를 통해서 들어오는 빛이 아름다운 바람 미술관으로 되어 있다.
서양화가인 김연숙은 거문오름 연작을 통해서 태초의 빛을 거문오름에서 찾아내고 있다.
도예가인 강혜경은 들판에 핀 이름모를 작은 들꽃들을 작품화했는데, 잔잔한 들꽃이 제주의 멋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돌하르방 공원에 가면 우리가 흔히 제주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돌 하르방과는 그 이미지가 다른 돌하르방이 방문객을 반겨준다.
금능석물원에 가면 제주인들의 삶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많은 돌 작품들을 통해서 제주에 숨어 있는 전설과 설화도 접할 수 있다.

같은 제주이건만 누가 이곳을 화폭에 담아 놓았는가에 따라서 그 모습은 다르게 표현된다. 잔잔한 모습으로, 때론 여백이 담겨 있는
모습으로~~


박성진 화백은 아크릴에 담담하고 정갈한 색감과 붓터치로 돌담과 억새 등을 화폭에 담아냈는데, 화폭의 절반 이상이 여백이다. 산수화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그의 그림을 감상하면서 제주를 떠올려 본다.
눈이 시리도록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은 무슨 꽃일까. 겨울에 피기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동백꽃잎이 뚜욱 뚜욱 떨어진 제주...
그에 대비되는 청보리 밭길.
정말 볼거리가 많은 제주.

불운의 천재 화가 이중섭을 만나러 이중섭 거리에 가 본다. 피난 와서 살았다는 초가집과 이중섭 미술관을 둘러 본다.
요업 디자인 전공을 한 허민자는 제주의 현무암의 특색을 살려서 조형물을 만들었다. 화산 활동을 할 때에 마그마 기포가 생기게 되고 그것이
굳어서 암석이 되니 크고 작은 기공들이 만들어지게 되고, 그 특성을 살린 조형물을 만드니 또다른 멋이 느껴진다.

건축가는 은유와 상징을 불어 넣어 건축을 하니 제주에서 눈여겨 볼 건축물이 탄생한다.
글라스 하우스, 지니어스 로사이, 방주교회 등..


그리고 제주의 인도박물관까지 살펴본다.

10명의 예술가들은 자신의 감성에 따라서 제주를 자신만의 제주로 승화시킨다.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따라서 떠난 제주 여행.
제주를 표현한 책들은 많고 많지만, <제주작가, 제주여행>을 통해서 또다른 제주를 여행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