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 - MBC 휴먼다큐 사랑 10년의 기적
고정욱 엮음 / 윌북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에 아무리 힘겨운 삶이라도 용기를 얻고 희망을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에게 닥친 불행을 지켜 보아야 하는 사람이나, 그런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어쩌면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너무도 큰  마음의 상처를 줄 수 밖에 없다는 경우도 있다.  물론 너무도 사랑하기에....

<지금, 사랑>은  2006년부터 약 10년간에 걸쳐서 매년 5월이 되면 방송되던 MBC TV<휴먼 다큐 사랑>의 13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내용 중에 일부는 이미 방송을 통해서 알고 있었던 이야기인데도 이 책을 읽는내내 마음에 애잔함을 남겨 주었다. 때론 눈물이 주루륵 흘러 내리기도 한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도 있다.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는 가정환경, 학벌의 차이때문에 부모의 반대를 무릎쓰고 맺어진 영란과 창원의 사랑이야기이지만 영란이 암투병을 하게 되고 결국에는 하늘 나라로 떠나게 되니...

영란의 마지막 편지에는,

"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사랑이라면, 내 생이 짧다 하더라도 남들보다 더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내 생애가 당신으로 인해 전혀 초라하지 않고 아름다룰 수 있었다고.... 당신이 아니었다면 볼품없이 사라졌을 꽃동이가 당신으로 인해 꽃이 피고 아를마둬질 수 있었다고... 고마워요. 처음 만난 그날부터 지금까지. 당신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는 내가 되면 좋겠어요. 사랑해요. 아주 뜨거운 가슴으로." (p. 21)

얼마나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사랑이야기인가?

'해나의 기적'은 선천성 기도 무형성증으로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던 해나의 이야기이다. 이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파울로 박사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인공기도를 가지게 되어 코로 숨쉬고 입으로 먹을 수 있었던 해나, 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탕의 맛을 볼 수 있었던 해나. 그러나 해나는 태어난지 35개월 만에 하늘나라도 떠난다.

" 때로 기적은 포기하지 않는 희망에서 온다. 그러므로 우리도 누군가에게 그 어딘가에서 어떤 작은 기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p. 39)

풀빵을 굽는 싱글맘에게는 은서와 홍현이가 있다. 평일에는 어린이집에 있다가 주말에만 세 식구가 만날 수 있건만 그들에게 닥쳐 온 엄마의 위암....

미혼모 시설에서 태어난 4 아이, 듬직이, 예린이, 은별이, 제희, 드릉는 삼혜원 202호에 살고 있다.

듬직이는 강직성 뇌성마비이기도 한데, 이들은 비록 가족에게는 버림을 받았지만 새로운 가족을 만나서 형제처럼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를 돌보는 채승애, 치매 엄마를 돌본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닐텐데...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녀의 단 한 마디는 우리를 숙연하게 만든다.

'그저 엄마니까요' 그렇다. '그저 엄마니까...' 당연한 말이지만 그 어떤 말 보다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소박한 한 마디의 말 속에는 너무도 큰 의미가 담겨 있다.

추운 겨울날 보호시설 뒷뭄에서 발견된 팔다리가 제대로 생기지 않은 장애 아이, 보호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양정숙씨는 그 아이를 자신의 아들로 받아 들인다. 여러 번의 수술끝에 로봇다리 세진이는 수영을 할 수 있게 되고, 그는 장애인을 위한 체육대회에 출전까지 하게 되니...

" 어쩌면 그것은 편견과 차별의 바다에 정면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 (p. 197)

이 책 속에 담긴 이야기 보다 더 소설같은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마음이 아프고 슬프고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힘겨운 삶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이야기 속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이 담겨져 있다.

MBC TV 휴먼다큐 사랑 2015년 5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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