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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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던진 말처럼 느껴지는 한 마디의 말이 가슴에 와 닿듯이, 이외수가 지극히 당연한 말을 글로 써 놓으면 그 글을 읽는 독자들은 이 글들이 가슴에 와 박히는 것을 느끼곤 한다.

이렇게 이외수는 여러 권의 감성 에세이를 독자들에게 '툭' 던져 준다. 그 책 속에는 정태련의 세밀화가 살아 숨쉬듯이 꿈틀거린다. 야생초가 바람에 흔들리고, 물고기가 물 위에서 파닥거린다.

이외수의 글과 정태련의 그림의 만남도 다섯 번째가 되니, 이제 독자들은 이 책들을 시리즈처럼 한 권, 한 권 읽으면서 마음의 양식으로 삼고 있다.

이외수는, " 정태련 화백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키게 됩니다." (p. 303)고 말하고, 평생을 사라져가는 한국의 동식물을 세밀화로 되살려내는 일을 소명으로 가지고 있는 정태련은 '작업후기'에서 그동안은 이외수와의 작업이 " 큰 주제를 정하고 따로 작업한 뒤에 각자의 고유성을 살리면서도 조화를 이룬 책을 만들고자 했" (p. 305)지만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의 작업은 공동작업 방식으로 이루어졌음을 말한다.

그래서인지, 책 속의 글과 그림이 다른 책들 때와는 달리 어우러지면서 조화를 이룸을 느낄 수 있다.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은 책제목에서부터 이 글이 끝나지 않았음을 '그만,'으로 알려준다.

인생에 있어서 살다 보면 왜 쓰러질 때가 없겠는가, 쓰러지고, 거꾸러지고, 터지고, 피가 흐르고....

어쩌면 바로 서 있기 보다 쓰러져 있을 때가 더 많을 수도 있는 인생, 그 인생에서 희망도, 절망도 겪게 되지만, 결코 물러서지 말고,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작가는 독자들에게 전한다.

'자유의 연금술사'인 이외수의 화법은 항상 '지당하신 말씀'을 쉽고도 현실적으로 풀어나간다. '인간을 인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보려는 시각이 문장 마다 담겨 있다.

" 사랑에는, 물음표가 있어도 괜찮다. 느낌표가 있어도 괜찮다. 쉼표가 있어도 괜찮다. 줄임표가 있어도 괜찮다. 가끔 퍼센트, 골뱅이, 샵, 별표가 있어도 괜찮다. 다만 마침표만 없으면 좋겠다. 언제나 현재진행형이었으면 좋겠다. " (p. 15)

" 뿌리가 쓰든 달든 꽃은 아름다운 법.

가시가 있든 말든 사랑도 아름다운 법." (p.20)

" 당신이 걷는 인생길은, 때로 꽃잎에 덮여 있기도 하고 때로 빗물에 젖어 있기도 하고 때로 낙엽에 덮여 있기도 하고 때로 눈에 덮여 있기도 하다. 유심히 보면 같은 길은 없다. 다만 당신의 시선만 새롭지 않을 뿐, 길은 언제나 새롭다." (p. 63)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 다는 댓글에 대한 생각을 그는 이렇게 말한다. '판을 두드릴 때마다 복사꽃이 흩날리는 사람, 자판을 두드릴 때마다 쐐기풀이 돋아나는 사람, 자판을 두드릴 때마다 쓰레기가 흩날리는 분' 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누군가 댓글에 상처받는다는 생각을 하면 함부로 자판을 두드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그대는 그대처럼 사랑하고 나는 나처럼 사랑하고" (p. 193)

"  성공하고 싶다면 그대가 추구하는 일에 전념하라. 꽃 피는 시기가 따로 있고 열매 맺는 시기가 따로 있나니, 나태하면 막상 기회가 와도 그것이 기회인 줄 모르게 된다. 지나간 다음에야 그것이 기회였음을 알고 한탄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 (p. 255)

다른 책들을 통해서도 젊은이들에게 애정을 갖고 충고와 격려의 글을 아끼지 않았는데, 이 책에서도 이외수는 젊은이들에게 실패와 절망을 피해 다니지 말고 그것들이 젊은이들에게 투지와 인내를 가르치는 스승들임을 일깨워준다.

" 꽃 피울 때가 되면 눈부신 꽃을 피우겠다. 가시 뻗을 때가 되면 무상한 가지를  뻗겠다. 단풍 들 때가 되면 아름답게 단풍으로 불타겠다. 헐벗을 때가 되면 모든 것 다 버리고, 하늘만 우러러 침묵하겠다. 오직 순리대로만 살겠다. " (p. 298)

이외수는 당연한 말이지만 빗대어 아름답게 표현한다.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지만 글로 아름답게 표현한다. 그리고 그 글들 속에는 가슴에 새기고 새기면서 삶을 살아갈 많은 긍정의 아이콘들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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