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와 그, 영원히 넘을 수 없는
감성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벽>

이 책은 벽을 모티브로 한 사진과 함께 짧은 글들이 돋보이는 책이다. 구태여 서평을 써야 한다면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저 짧은 글들을 읽으면서 공감을 하고, 그 페이지에 담긴 벽을 소재로 한 사진들을 보면서 '이곳에 이런 벽이 있었구나! 나도 이곳을 갔다 왔는데, 내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네'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나중에 벽을 소재로 한 사진을 찍어 볼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느리게 읽어 나가다가 맘에 드는 문장이 있으면 마음 속에 담아 두기도 하고, 어딘가에 적어 놓기도 하면서 천천히 읽고 싶은 그런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감성현'은 스토리디렉터, 포토 에세이스트, 소설가, 작사가.

내가 읽은 그의 책으로는 <낯선 설렘, 크로아티아>가 있다. 아마도 TV를 즐겨 보는 사람들이라면 <우리 결혼했어요와 >라는 프로그램의 배경음악인 <Sweet Love>와 <우리가 정말>의 노랫말을 작사했다고 하니 저자의 성향을 이를 통해서 알 수 있으리라.

'벽'하면 뭔가에 부딪히는 느낌, 답답함, 갑갑함, 불통을 생각하게 된다. 그녀와 그, 사랑할 때는 무엇이든간에 다 이해할 수 있고, 배려할 수 있고, 즐겁기만 하지만, 어느새 그녀와 그는 벽에 부딪힌 느낌을 받게 된다. 그래서 싸우고, 헤어지고.... 때론 헤어진 후에 다시 만나고, 또 싸우고...

이런 것이 우리네 삶의 모습, 사랑의 모습이 아닐까.

살다 보면 남자와 여자는 영원히 평행선을 그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으니, 그래서 젊을 때는 싸우면서 사랑하지만, 늙으면 측은지심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책의 부제는 '그녀와 그, 영원히 넘을 수 없는 사랑과 다툼에 관한 짧은 기록'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너무도 공감이 가는 문장들이 많이 나온다.

구성을 보면, 다툼 前, 다툼 中, 다툼 後.... 그래서 그녀와 그는 어떻게 됐을까?

"아주 먼, 낯선 벽에서 너와 나를 만났어. " (책 속의 글 중에)

우리 주변의 그녀와 그, 거의 모두는 이렇게 낯선 벽에서 만났을 것이다.

♡ 고백의 고민  (his story)

짝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그건 말주변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없어서야.

처음부터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그게 아니라면 짝사랑이 아닌 거야. 그건 고백을 미루고 있는 거겠지.

쇼핑하기 전에 고민하듯 고백을 고민하지는 마.

♣ 어떤 것도  (his story)

사랑은 서로 다른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란히 서서 지금의 모습을 바라봐주는 것이다.

그러니까,

날 위해 니가 굳이 뭘 바꾸려 하지마.

★ 잘못   (her story )

사랑은, 잘못을 용서하는 게 아니라 잘못도 사랑하는 거래.

사랑스러운 걸 사랑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

♤ 07 : 22  (her story )

멈춰 있는 시간.

넌 오전 일곱시 이십이 분을 말했고,

난 오후 일곱시 이십이 분을 말했어.

같지만

다르게 보고, 다르게 말했어.

그러나

다름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고 믿게 만든 것처럼

우리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야.

◆ DON‘T KNOW (her story)

몰랐겠지.

그래, 몰랐지.

모르니까 그랬겠지.

아픈 말

마지막인지 모르니까.

모르니까, 그렇게 했겠지.

이해는 해.

용서가 안 될 뿐이지.

♧ 낙화 (his story)

모든 꽃은 결국에는 떨어지게 되어 있어.

그러나 좋은 꽃은 잊지 못할 향기를 남기지.

화려하기보다 향기로운 사람이 되길 바랄게.

보통의 경우에 이런 사랑과 이별의 에세이는 여자의 경우, 남자의 경우만을 중심으로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은 '그녀와 그' 즉,  her story 와 his story 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녀와 그의 사랑과 다툼에 관한 짧은 기록을 한 권의 책에서 접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