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이 책의 '옮긴이의 말'의 첫 문장을 보면,
" '격세지감과 아이러니', 인구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심경을 말하라면 그렇게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이 문장은 내 생각과 너무도 일치하는 내용이다.
학창시절에 인구문제가 가져오는 각종 문제점을 배웠고, 그 시절의 가족계획 캠페인을 듣고 보아 왔으며, 한때는 학생들에게 이런 문제점을
가르치는 입장이 된 적도 있고, 요즘에는 인구와 관련된 책들을 몇 권 읽기도 하면서 '참 그리 오래되지도 않은 세월 속에서 인구와 관련된 문제가
이처럼 상반된 입장으로 돌아 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정부는 20세기에는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고 인구정책을 홍보했건만, 21세기에는 저출산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인구는 70억명을 돌파했지만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고, 또한 인구는 경제력과 국방력을 말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본다면
우리나라의 당면 문제는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출간되는 인구관련 서적들에서는 저출산과 관련된 인구 감소를 우려하는 책들이 많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인구쇼크>는 우리나라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는 저출산에 대해서 정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는 책이다. 이미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인구는 그 수준을 넘었고, 지구가 침몰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인구에 대해서 저자인 '앨런 와이즈먼'은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위해서 2년 여에 걸쳐서 전세계 20 여개국을 다니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서 그들의 연구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나누면서
인구증가로 인한 환경문제, 자원고갈, 지구 온난화 등에 관한 생각을 들려준다.
저자인 '앨런 와이즈먼'은 이미 그의 전작인 <인간없는 세상>이라는 책을 통해서 건강한 지구, 지구와 다른 생물들이 조화를
이루는 방식을 일종의 시나리오로 발표한 적이 있다.
<인구 쇼크>는 전작인 <인간없는 세상>과 같은 주제로 사고(생각>실험을 한 책으로 <인간없는 세상>
속의 시나리오를 현실에서 찾아 보기 위해서 여행과 탐구를 떠났고, 그 이야기를 이 책 속에 담았다.
그가 요르단, 영국, 크스타리카, 우간다, 중국, 필리핀, 멕시코, 바티칸, 니제르, 파키스탄, 인도, 미국, 이란 등의 나라를 찾아
다니게 되는데, 그 중에 가장 먼저 간 나라가 지구상에서 가장 피곤한 땅인 팔레스타인 지역이다.

이 책 속에는 각 시대, 각 나라에 있어서의 인구정책, 가족계획, 낙태문제 등도 다루고,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주체에 관련된 이야기, 농업을
비롯한 산업, 화석 연료 등에 관련되 다양한 문제가 다루어지기 때문에 꼭 인구와 관련을 짓지 않고도 이런 내용들은 충분히 흥미를 갖고 살펴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1900년에 16억명이었던 인구가 2014년에는 72억명, 2082년에는 100억명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미 이런 예상은 1798년에
맬서스의 <인구론>에서, 그리고 1968년 폴 에를리히의 <인구론>에서 경고를 했다. 특히 <인구 쇼크>의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인구폭발을 경고하고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지구는 파멸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다양하게 전개시킨다고 보면 될 듯하다.

그러나 맬서스와 에를리히의 예상이 어느 정도는 빗나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인구 쇼크>의 내용들 중에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추측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어느 정도는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상황에서의 저출산과 맞물려서 읽게 된다면 반드시 이런 시나리오를 신뢰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
보게 된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생각한다면 인구 증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침몰시킬 수도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