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 중의 한 사람인 공자, 아마도 중국의 어떤 사상가들 보다도 공자의 이름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사상가일 것이다.
학창시절에 도덕, 윤리, 한문 등의 학과목에서 너무도 많이 접했던 공자와 공자의 사상.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의 사상에서 얻을 수 있었던 지혜는 참으로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의 경제학자이자 컨설턴트인
'우간린'이 쓴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를 읽으면서 새삼 공자의 삶에서 깊은 깨달음을 갖게 되었다.
흔히 고대 사상가들에 관한 책들은 현대에는 맞지 않는 고지식한 부분들이 느껴질 수도 있으나 저자는 스토리텔링의 형식을 빌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해 준다.
공자에게는 72명의 제자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제자인 자공의 시각에서 스승인 공자를 재조명할 수 있게 해준다.
자공은 약 2천년전의 인물이지만 현대적인 개성과 노력을 갖추었다.
그래서 공자의 가르침은 자공에게 전해지고 자공은 그것으로부터 깨달음을 갖게 되고 그것이 다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2천년전의 이야기를
통해서 현대의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공자를 단편적으로 보기 보다는 거시적으로 조명하기도 하고 미시적으로 조명하기도 하면서 공자의 모든 면을 살펴본다.

책 속의 내용들 중에는 그동안 여러 책들을 통해서 알게 되었던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지만, 그런 가르침이 나오게 된 배경까지는 몰랐었던
경우가 많은데, 그런 점들을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공자의 가르침은 스승인 공자와 제자가 문답식으로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나오기에 읽는 재미도 있고, 그로 인한 깨달음도 더
커진다.
'성공을 얻기 위해 인생을 잃지 않는다.' (p.
57)

子曰, "나는 이제 늙어서 더는 나를 쓰려는 사람이 없는 것 같구나. 하지만 너희는
포부를 펼칠 기회가 많으니 좀 묻고 싶구나, 만일 기회가 된다면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싶으냐? " (p.
60)
증점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 저의 포부는 꽃피는 따뜻한 봄날이 오면 대여섯 명쯤 되는 어른과 예닐곱쯤 되는 아이를
데리고 기수에서 목욕도 하고 무우대에 올라 바람도 쐬고 노래도 부르다 집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
(p.61)
증점이 말을 마치자 모두들 비웃지만, 공자는 증점의 포부를 칭찬한다.
" 자공아,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이 세상을 사는 데는 일뿐 아니라 생활도 있는
법이니라. 너는 늘 멀리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까지 다니기를 좋아하지. 그것은 언제나 하늘에 떠 있는 아름다운 별을 쫓기 대문이니라. 하지만
별을 좇으면서도 길가의 꽃 역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 (p. 63)
자공은 스승이 고루한 서생인 줄만 알았는데, 이 대화를 통해서 스승이 감정이 풍부한 사람임을 깨닫게
된다.
이 가르침에서 우리는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을 생각하게 된다. 인생의 성공을 위해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질주하다 보면 가족도,
친구도, 현재의 삶도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현재는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기에 현재에 해야 할 일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성공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공자의 가르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내 주변을
되돌아 보게 된다. 산책길에 봄이면 풀꽃이 피어나고, 여름이면 신록이 싱그럽고, 가을이면 단풍이 휘날리고, 겨울이면 하얀 은세계가 되는 우리의
주변을 살펴 볼 수 있는 그런 여유를 느끼면서 사는 그런 날들...
공자의 정명사상인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합니다. "
이 내용을 읽다가 오래전에 도덕시간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정명사상을 설명했던 그 시절이 생각나서 혼자 빙그레 웃음을 짓게 되었다.
공부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키우는 것이다.
"지식은 죽은 것이지만, 지혜는 살아 있습니다. 지혜는 지식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 (p.91)
우리는 지식을 축적하지 말고, 지혜를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삶의 지혜를...

안회사형이 죽은 후에 공자는 그의 누추한 집을 찾아가게 된다. 안회는 열국을 돌아다닐 때에 갑자기 없어져서 죽은 줄 알았는데, 닷새만에
나타나기도 했기에 그의 죽음을 대하면서 그 생각을 떠올리기도 한다.
안회의 아버지인 안로는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아비의 무능함을 한탄하며, 공자에게 장례를 치르기 위해서 그의 가마를 팔기를 간청하지만,
거잘한다.
" 안회야, 살아생전에 나를 아버지처럼 여겼는데도 네 장례를 이토록 초라하게 치르는구나.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를 보내주는 일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아니냐. 그러니 편히 가거라. " (p.
342)

공자는 문화대혁명시대에 타도의 대상이 되면서 사후에 혹독한 곤경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이제 중국인들은 공자의 사상에 담긴 참 뜻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정말 재미있게 꾸며져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꼭 읽어보고 공자의 삶을 통해 지혜를 얻었으면 한다. 나는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닌 지혜를 가진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