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 동유럽>은 1권과 2권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1권은 폴란드와 불가리아를, 2권은 헝가리와 루마니아를
소개한다.
1권의 경우는 일명 '번짐 시리즈'라고 했던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와 <사랑이 번지는 곳 불가리아>를 합쳐 놓은
책이다.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와 <사랑이 번지는 곳 불가리아>는 백승선, 변혜정 공저로 출간된 책인데, 얼마전에
절판이 되었으나 나는 이 시리즈를 거의 다 가지고 있기에 이 2권의 책도 소장하고 있다. 그래서 읽다가 내용을 살펴보니 2권의 책을 한 권의
책으로 담기 위해서 내용이 줄어든 부분들이 있었다.
" 낯선 곳의 풍광을 찍는 일은 행복하다.
낯선 곳에서 글을 쓰는 일도 행복하다.
그 행복한 경험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된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폴란드에서의 여행은 크라쿠프, 바르샤바, 토룬,
아우슈비츠

불가리아에서의 여행은 소피아, 릴라수도원, 플로브디프,
벨라코토르노보
크라쿠프는 약 10 여년 전에 비엘리치카에 있는 소금광산을 가기 위해서 들렀던 도시인데, 지금은 폴란드의 수도가 바르샤바이지만 11세기에서
16세기말까지 약 550년 동안 폴란드 왕국의 수도였던 곳이기에 중세도시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중앙광장을 비롯한 바벨성이 유명하다.

바벨성은 비스와 강가에 위치한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의 다양한 양식이 혼합된 건축물이다. 제 2차 세계대전 발발후에
크라쿠프에는 유대인들을 따로 살게 했던 게토가 있었다. 이곳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오열 종대로 늘어서 있는 의자들. 무자비한 학살에 희생된
유대인들을 기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조형물이다.

우리에게 낯선 암염, 비엘리치카에 있는 소금광산은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더욱 신기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지하 135 m 아래에
위치한 예배당, 그리고 광부들이 조각한 조각상과 부조물들은 경이롭다.

폴란드는 아픔이 많은 나라이다. 바르샤바의 경우에는 제 2차 세계대전에 의해서 도시의 85%가 완파되었고, 인구의 60%인 65만 명이
죽었다고 한다. 특히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15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잔혹한 현장을 보는 것은 일생에 있어서 가장 먹먹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에 폴란드 여행을
상기시키는 일은 항상 가슴 한 부분이 무겁기만 하다.
" 슬픔 이상의 슬픔을 간직한 곳
어떤 것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아픔이 서려 있는 곳.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이곳에 서서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자유'에 감사하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폴란드는 쇼팽, 코페르니쿠스, 퀴리부인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한데, 특히 토룬은 지동설의 코페르니쿠스가 탄생한 곳이다. 이곳에는
고딕에서 르네상스에 이르는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눈길을 끈다.

다음 나라인 불가리아는 장미가 연상되는 나라이다. 불가리아의 수도인 소피아는 고대 그리스어로 '지혜'를 뜻하는데 이 도시를 녹색의 도시라
한다.
" 오늘도, 새로운 꿈을 꾸며 설렘과 두려움으로 여장을 꾸리는 당신, 당신은 진정한
여행자다." (책 속의 글 중에서)
유럽여행 중에 그들의 문화, 예술의 건축물을 접하는 것은 흔한 일이고, 유럽인들의 재치있는 소품들을 이용한 건축물 장식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경우는 흔하지만, 이곳에서 만나게 되는 건물의 굴뚝과 굴뚝 사이에 걸려 있는 오선지는 정말 특이한 발상이다. 이 오선지의 음율이
베토벤의 <합창>의 앞 소절이라니....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그들의 마음이 엿보인다.
불가리아의 소피아대학에는 한국어학과가 있다. 불가리아에서도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있는가 보다.
릴라수도원은 불가리아 르네상스시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곳으로 10세기에 세워진 발칸반도 최대의 수도원이다. 이곳도 오스만 터키의 지배를
받았던 지역이니 수도원의 건축에서 이슬람 건축양식의 모습이 찾을 수 있다.

" 4년만에 사랑이 번지고, 선율이 번지는 그곳의 이야기를 다시
전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삶'의 이야기와 아름다운 풍광이 당신에게 번지기를 원합니다." (책
뒷표지글 중에서)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와 <사랑이번지는 곳 불가리아>이 2권의 책이 <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 동유럽
1>로 재탄생하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번짐'시리즈의 수채화 풍경를 너무도 좋아해서 이 책을 읽게 되기도 하기에...


이 책의 저자인 '백승선'의 여행은 " 초침이 아닌, 분침도 아닌 시침의 속도로 걷는
여행" (책 속의 즐 중에서)이라는 생각을 하게 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