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의 은밀한 시간 한림아동문학선
김종렬 지음, 신은숙 그림 / 한림출판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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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동화가 주는 감동은 어른들의 소설 보다 깔끔하고 신선하며 감동이 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주는 동화책이다.

사람들!! 고양이나 개를 키우게 되면 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쁠 때는 귀여워하다가 어떤 사정이 생기면 나몰라라 길거리로 내몰지 말아야 한다.

길 위의 천덕꾸러기 길고양이와 개들, 그들을 버린 것은 사람이지만 유기동물들은 자신을 버린 주인을 원만하지 않고 끝까지 그리워한다.

도시의 뒷골목을 떠돌아 다니는 개와 고양이, 이들을 거리로 내몰고 더러운  쓰레기를 뒤지게 만든 것은 누구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이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하게 책 속에서 노래가 흘러 나온다. 경쾌한 음율의 가사를 읽다보면 저절로 리듬을 타고 흥얼거리게 된다.

" 오늘은 달 없는 밤~ 은밀한 시간이 시작되지이~ 고양이가 노래하고 ~ 개들이 춤추는 시가~안 "

개와 고양이들은 다함께 노래를 부른다.

"싸움과 다툼이 사라지고~ 슬픔과 눈물도 사라지네~"

노래처럼 '달이 없는 밤', 1년에 단 한 번 달이 없는 밤이 되면 아주 긴 요리사 모자를  쓴 셰프가 세발 자전거를 타고 나타나서 레스토랑으로 들어간다.

그 레스토랑의 이름은 '개와 고양이의 은밀한 시간'. 물론, 1년에 딱 하루 이날 밤에만 간판으로 이렇게 바뀐다.

셰프의 등장과 함께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고양이와 개의 무리. 차가운 거리에서 굶주리던 고양이와 개들의 축제가 시작된다.

셰프는 고양이와 개들에게 새콤차와 달콤빵을 만들어서 나눠 먹도록 해주는데....

우연히 신문배달소년인 '새벽을 달리는 아이'는 옥탑방에서 도망치는 고양이 바바라를  따라 오다가 이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이 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손님인 '새벽을 달리는 아이'

그 소년은 여기에서 유기동물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특히 재개발로 인하여 이사를 가게 된 주인이 떠나면서 버리고 간 늙은 개 베베의 사연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주인은 이사를 가면서 베베를 목줄로 묶어 놓고 갔는데, 베베는 그 자리에서 주인을 기다리다가 죽었으니...

" 그곳엔 언제나 베베가 있었어, 인간들이 버리고 떠난 집을 지키며, 숨을 거둘  때까지도 자기를 버린 인간이 돌아올거라 믿으며, 어리석게도...." (...)

" 베베는 신의를 지켰어. 주인이 돌아오리라 끝까지 믿었어. 그건 결코 어리석은 것이 아니야!" (p.89)

이 파티의 셰프는 유난히도 긴 셰프 모자를 쓰고 있는데, 해마다 그 모자는 점점 더 길어진다. 왜 그럴까?

그 모자는 세상을 떠난 불쌍한 개와 고양이를 기억하기 때문에 그 기억의 대상이 많아질수록 모자는 점점 더 길어지는 것이다.

1년에 한 번 달이 없는 밤에 셰프와 고양이와 개들이 만나는 것도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한 것 보다는 황량한 거리에서 죽어간 고양이와 개를 기리기 위함이니....

이 이야기는 이런 애틋하면서도 가슴 푸근한 이야기와 함께 개와 고양이가 좀도둑을 일망타진하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 아무도 모르는 셰프~ 어디서 온 걸까~ 셰프! , 은밀한 시간이 시작되는 날~ , 달 없는 깊은 밤이 시작되는 나알~~ . 자전거를 타고~ 세 ~ 발~ 자전거! , 언덕길을 넘어~ 영차영차~ 여엉~ 차, (...) 셰프가 우리를 찾아 오는 날~, 개와 고양이만 아는 그 시가안~. 대체 ~ 셰프는 누굴까? (...) "  

이 이야기는 유기동물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무거운 주제의 동화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흥얼흥얼 어깨춤이 나올 정도로 재미있는 노랫말들이 나온다.

그래서 뮤지컬로 공연을 하면 멋지겠다는 생각을 들면서 아니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작은 공연을 가져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와 함께 사는 동물들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항상 가지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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