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니맨 - 생에 한 번, 반드시 떠나야 할 여행이 있다
파비안 직스투스 쾨르너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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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8살에 200 유로를 들고 세계 여행을 떠나다.' 이 문장만으로는 황당한 젊은이의 무모한 도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에도 20대~ 30대에 해당한 연령의 젊은이들이 자신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여러 달 동안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쓴 여행기가 넘쳐 나는 마당에 이런 여행기는 '또 하나의 그렇고 그런 여행기구나'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리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여행의 주인공인 ' 파비안 직스투스 쾨르너'의 여행기를 읽어보면 이건 단순한 여행기라기 보다는 자신의 인생에서 자신이 세계 방방곡곡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으며, 어떤 인물로 거듭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인생 체험기라고 할 수 있다.

'파비안 직스투스 쾨르니'는 독일 청년으로 실내건축학을 전공하였다. 그는 여행을 떠나는 목적을 중세 시대의 수련여행과 동일시 한다.

유럽에서는 중세에 기술교육을 마친 수련공들이 자신의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서 세계 여행을 떠났다. 그 이외에도 17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초에는 유럽 상류층에서 자녀들을 '그랜드 투어'라고 해서 유럽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문화적 식견을 넓히고, 폭넓은 지식을 체험하는 장으로 마련해 주었다.

그에 관한 책으로는 <송동훈의 그랜드 투어 -서유럽편 / 송동훈 ㅣ 김영사 ㅣ 2007>, <송동훈의 그랜드 투어 - 동유럽편/ 송동훈 ㅣ 김영사 ㅣ 2010>, <송동훈의 그랜드 투어 - 지중해편 / 송동훈 ㅣ 김영사 ㅣ2013>이 있다.

또한 세계적인 문호인 '헤르만 헤세', '괴테' 등은 자신의 여행에 관한 체험을 글로 남기기도 했고, '안데르센'이나 '헤밍웨이' 등도 여행을 즐긴 작가들이다.

파비안은 중세 시대의 수련여행을 체험하기라도 하듯, 세계 여행을 떠나는데 10가지 계명을 만든다

하나, 세계의 다섯 대륙에 발자국을 찍는다.
둘, 여행지에서 일을 하고 돈을 번다.
셋, 잠잘 곳과 먹을 것 말고는 바라지 않는다.
넷, 최대한 긍정적인 나그네가 된다.
다섯, 목적지는 길이 정한다.
여섯, 최소한의 도구만 갖고 떠난다.
일곱, 여행지에서의 모든 일을 빠짐없이 기록한다.
여덟, 한군데에 너무 오래 머물지 않는다.
아홉, 집에서 300km 이내의 장소는 피한다.
열, 2년이라는 여행 기간을 지킨다.

여행은 세계 5개 대륙의 땅을 전부 밟아야 하는데, 가는 곳 마다 그곳에서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물론 그가 얼마나 실내건축학에 조예가 깊은지는 알 수 없으나, 유럽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그래도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 해도, 아프리카나 아시아에서 유럽인으로서 전공과 관련된 일자리를 구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을 듯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전공과 관련되어 할 수 있는 건축보조, 사진촬영, 디지인에 관련된 직종에서 몇 개월씩 전공을 살리는 일을 한다.

첫 여행지는 2010년 1월~3월까지 상하이, 그리고 마지막 여행지는 2012년 2월 ~ 4월 메데인 그리고 2012년 6월에 베를린으로 돌아간다.

" 나는 비록 배낭 하나 짊어지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떠돌이에 불과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더욱 누군가에게 선물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 (p. 66)

" 내가 어디에 가고 어디서 살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일을 겪고,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도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 있었는가, 이것 뿐이다. 친구가 없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끔찍한 공허의 시작이다. 변함없이 중요한 단 하나는 바로 사람이다. 곁에 있는 사람이다. " (p. 124)

흔히 여행하면 '그냥 여행자'가 되기 쉬운데, 그는 '일하는 여행자'였다. 그가 여행을 하면서 한 일은 자신의 역량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쇼핑센터의 건축 보조일, 디자인 워크의 홍보대사, 사진강사, 정원설계, 공익광고 영상 제작, 국립미술관의 홍보 디자이너 등이었으니, 그가 말한 수련여행을 충실하게 수행한 여행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세계 속에서 만난 사람들이 함께 일을 했기 때문에 더욱 친숙해질 수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수련여행을 하는 동안에 자신 보다 훨씬 아래의 계단에 있는 사람들을 목격하게 된다.

우리도 경제 사정이 좋지 못한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만나게 되는 그 나라의 사람들을 보면서 지금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깨닫게 되는데, 그와 마찬가지로 파비안도 그런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위치에서 불평불만, 절망, 의욕상실이란 말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사치스런 행동인가를 깨닫게 된다.

수련여행을 통해서 그가 얻은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 오늘은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니, 이것만으로도 그는 인생에서 가장 큰 가르침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 이 여행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 중에서 가장 우선 순위를 꼽으라면, '넌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떤 삶이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무한한 좌표 위에서 반드시 고정불변의 그래프를 그려놓고 그 직선만을 따라가며 사는 인생은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다. " (p.319)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읽었던 여행기와는 전혀 이야기가 담겨 있음을 기쁘게 생각했다. 쏟아져 나오는 여행기 중에는 여행지에 대한 정보만을 쏟아 놓는 여행기가 대부분인데, 이런 정보는 여행 가이드 책을 보면 될 것이고, 좀 더 깊이 있는 여행기를 원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파비안의 수련여행이라면 그의 말처럼 " 생에 한 번, 반드시 떠나야 할 여행이  있다" 는 말에 공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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