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리본 - 내일을 살아갈 희망
박서진 엮음, 이윤재 그림 / 미르북컴퍼니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에게 '노란 리본'은 아픔으로 다가온다. 100여 일이 지나도록 전국 방방곡곡에 매달려 있는 노란 리본. 그 노란 리본은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이자 분노이고 가신 이들에 대한 애도의 뜻이기도 하다.

이 책의 표제작이기도 하고  노란 리본의 유래가 된 아름다운 희망의 이야기를 첫 이야기로 읽는다. 4년 동안 뉴욕의 감옥에 수감되어 있던 빙고는 석방된 후에 아내를 만나러 버스를 타고 간다. 시무룩한 빙고에게서 그의 사연을 들은 버스 승객들은 빙고 만큼이나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그건 빙고가 아내를 만나러 가는 길인데, '만약 나를 다시 받아 줄 것이라면, 우리가 살던 브런즈윅의 입구에 있는 커다란 떡갈나무에 노란 리본을 하나 묶어 두라'고 했기 때문이다. 빙고는 마을 입구의 떡갈나무에 노란 리본이 달려 있지 않다면 아내가 자신을 받아 주지 않는 걸로 알고 그냥 그곳을 버스를 타고 지나치리라는 것이니....

버스 안의 모든 사람들은 브런즈윅이 가까워지자 셀렘과 긴장감으로 가슴을 졸인다. 물론 빙고의 마음은 두근 두근...

그런데, 그곳에 도착하니 떡갈나무에는 온통 노란색 리본으로 덮여 있으니 이 보다 더 감동적인 순간이 있을까.

"노란 리본은 희망입니다. 노란 리본은 믿음입니다. 노란 리본은 기다림입니다. 노란 리본은 사랑입니다. 빙가 맞이한 노란 리본의 기적이 우리에게도 찾아 오기를 바라고 바라 봅니다. " (p. 19)

그런데 우리에게는 그런 희망도, 믿음도, 기다림도, 기적도 찾아 오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더 슬픔에 빠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박서진'이 쓴 <노란 리본>은 작가가 직접 쓴 이야기는 아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한 30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그 이야기들 중에는 이미 다른 책들을 통해서 잘 알려진 이야기들도 다수 있다. 또한 실제 인물과 사건을 참고로 하여 약간 각색을 한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이야기들은 영화 보다 더 영화같고, 소설 보다 더 소설같은 이야기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 주목을 해야 한다.

몇 편을 소개하자면, 북유럽의 대표적인 화가인 '알브레히트 뒤러'의 <기도하는 손>이란 작품에 얽힌 이야기이다. 이 그림 속의 모델인 한스는 힘든 노동으로 굵어진 손가락  뻐마디가 오그라져서 잘 펴지지도 않을 정도의 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친구인 뒤러를 위해서 노동의 힘듦도 잊고 매일 매일 뒤러를 위해서 기도를 했다. 뒤러의 <기도하는 손>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이 된 것은 바로 자신을 위해서 기도하던 친구의 손이기 때문이 아닐까.

프랜차이즈 KFC 의 상징인 백발의 할아버지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당시 67살의 노인인 '커넬'은 치킨 요리 프랜차이즈 계약을 하기 위해서 1010번의 도전 끝에 KFC 1호점 계약을 성공시킨다. 그후 '커넬'은 11가지 비밀 양념 치킨 조리법으로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KFC를 성공시겨서 세계 80여 개국에 13,300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나이가 늙었다고 1,010 번이나 계약 거절을 당했지만 지금은 KFC 로고의 온화한 미소의 할아버지로 자리매김을 하였으니, 그는 '실패와 좌절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최고의 자산'이라는 생각을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얼마전 '미르북컴퍼니'의 <필로미나의 기적>을 읽었는데, 그 이야기도 이 책 속에 있다. 아일랜드 18살 미혼모가 수녀원에서 아이를 낳고 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 아들인 앤터니를 다른 나라로 입약을 보내게 된 이야기이다. 그들은 비록 살아서 만날 수는 없었지만 엄마와 아들이 그리워하고 만나기 위해서 노력했기에 50년만에 아들의 무덤을 찾게 된다는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2008년 중국 쓰좐성 대지진 때에 엄마는 죽고 그 옆에서 담요에 쌓인 아기가 발견되는데, 엄마가 남긴 휴대전화 화면의 문자가 공개된 적이 있다.

" 샤오야, 사랑스런 우리 아기, 만약 네게 살게 된다면 이것만 기억해 주렴.... 엄마는 너를 영원히 사랑해 ..." (p. 125)

어머니의 가없는 사랑을 이 이야기를 통해서 새삼 가슴에 담아 본다.

이렇게 감동적인 이야기는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도 나타난다. 노숙자 할아버지가 우연히 만나게 된 떠돌이 개를 보살펴 주게 되고, 누렁개는 죽을 뻔한 할아버지를 밤새 지켜 주었다는 이야기.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가 친구의 아들 줄리안을 위해서 작곡한 'Hey Jude' 에 얽힌 감동적인 사연. 그래서 이 노래는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되지 않았을까.

마지막으로 소개할 이야기는 영국의 사진작가 '자나 브리스키'가 인도의 캘커타에 있는 홍등가의 아이들에게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줌으로써 홍등가의 여자로 살아야 하는 대물림의 운명을 밝은 미래를 가질 수 있는 아이들로 바꾸어 놓았다는 이야기이다.

" 아이들은 술 마시고 노래하는 사람들, 홍등가에 사는 가족들, 창녀가 막 낳은 아이의 모습같이 거리의 솔직한 모습도 찍었지만, 무너진 벽에 피어난 들꽃, 지친 사람들이 간혹 떠올리는 미소 등 자나 조차 미처 몰랐던 그 거리의 놀라운 아름다움을 포착하여 가져오곤 했습니다. 개구장이처럼 거리를 뛰어다니며 애물단지 취급받던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사진, 간절히 원하는 한 장을 찍기 위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사진을 통해 점점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진 찍는 것은 곧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성찰하게 도와주었고, 아이들이 도저히 꿈꾸지 못했던 미래를 찾게 했습니다. " (p. p. 275~276)

이 책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한 작품, 한 작품 모두 감동적이다. 조숙아로 태어났기에 생명이 위태로웠던 쌍둥이 아이 이야기에서 아흔 살이 훨씬 넘은 잉꼬 부부에 이르기까지 가슴 속에 작은 울림으로 다가오는 이야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사람의 이야기, 병마와 싸우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 꿈이 껶여서 태어났지만 작은 실마리로 인하여 밝은 미래를 향해 가는 사람의 이야기....

그래서 이 책은 처음 책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감동으로 다가온다.

지금 이 순간,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의 노란 리본, 사랑의 노란 리본, 믿음의 노란 리본이 가슴 위에 꽂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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