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PD의 여행수다 - 세계로 가는 여행 뒷담화
탁재형 외 지음 / 김영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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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팟 캐스트 < 탁 PD의 여행수다>에서 방송된 내용을 책으로 엮은 책이다. 이 방송의 진행자인 탁재형 PD는 <도전! 지구 탐험대>를 비롯하여 해외 관련 다큐멘터리를 여러 편 제작하였고, 전명진은 공동 진행자인데, <KBS 1박2일>팀과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아름다운 풍광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준 사진작가이다. 여기에 김태영은 방송 엔지니어, PD로 참여하였다.

탁재형, 전명진, 김태영 - 여행이라면 그 누구 보다도 많은 곳을 다녔고, 많은 것을 보았고, 방송에 담아왔던 3사람이 모여서 여행에 관한 수다를 떤다. 그리고 각 여행 마다 guest가 참여하여 신나는 여행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여행 이야기를 방송 대본 그대로 책으로 옮겨 놓았다.

처음에는 이런 구성이 좀 낯설었지만 몇 장을 읽다 보니 더 정겹게 느껴진다. 숨기지 않고,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그 상황에 따라서 흥미롭게 이야기하니, 여행자의 민낯을 대하는 듯하다.

방송 되었던 내용 중에서 ' 내 인생에서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은 나라'들이 소개되고, 그 나라에서도 여행자가 많이 찾는 곳 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에서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수다를 떤다. 남자들의 수다도 여자 못지 않게 시끌 시끌하다. 물론 들리지는 않지만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니...

 

이 책에 소개된 10곳의 여행지, 10가지 여행법을 알아 보자.

브라질 :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놀지어다.

인도 : 충격과 공포에 대응하는 방법

제주 : 세계 어디에도 없는 곳

페루 : 나만의 풍경으로 기억되는 여행

호주 :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

영국 : 여행할 것인가 vs 머물 것인가

파키스탄 : 부디 지속 가능한 평화가 그들에게 찾아 오기를

이탈리아 : 폼생폼사, 그 당당한 멋에 빠지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 제대로 고생 = 제대로 여행

뉴질랜드 : 즐기려는 자, D.I.Y를 익혀라.

10곳의 여행지, 어떤가?

2014년 월드컵이 열려서 세계인의 주목을 끌었던 브라질에서는 세계 3대 축제 중의 하나인 '히우 지 자네이루 카니발'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모든 게 자유롭고 오픈 마인드를 가진 브라질인이라서 가능한 열광적인 카니발

" 브라질은 슬픈 역사를 많이 지녔지만, 자연이라든가 거기서 파생되는 문화들이 남미 다른 나라들과는 확연히 달라요. 언어  뿐만 아니라요. 같은 라틴 아메리카 안에서도 독보적인 매력을 갖고 있는, 강렬한 색채와 공기가 있는, 그래서 언제든지 다시 가고 싶은 곳 입니다. " (p. p. 57~58)

인도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시스템, 모든 상식이 부정당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도 충격과 신선함이 다가오는 나라이다. 갠지즈 강이 바라나시를 휘감아 도는 모습을 보면서 여행자는 인도를 느낀다.

" 힌두교권이 굉장히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과 헤어짐을 기릴 줄 안다는 거예요." (p. 97)

제주 여행은 모터 사이클로 떠나니, 거기에 여행의 특별함이 있다. 여행은 낯섦과 마주치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

<꽃 보다 할배>, <꽃 보다 누나>에 이어서 아무 준비도 없이 납치하듯 비행기에 태워서 여행지에 떨어뜨려 놓았던 <꽃 보다 청춘>

아무 준비도 없이, 마음 맞는 사람들과 떠난 여행, 그곳에서 세 남자는 경이로운 모습을 보게 되고, 그들은 중년 남자들의 눈물을 떨구게 하였던 페루, 그리고 마추픽추.

<꽃 보다 청춘>을 보면서 '과연 마추픽추를 내가 일생에 한 번 갈 수는 있을까? ' 내 자신에게 물어 보았던 그곳에서도 <탁 PD의 여행 수다>는 계속된다.

전혀 이질적인 것들이 어우러져서 만들어낸 조화로움. 그건 바로 페루의 모습이다.

파키스탄에서 탈레반을 만나다? 아프가니스탄과 근접한 파키스탄을 간다고 하니 '왜 그렇게 위험한 곳을 가느냐?'는 반응이 나왔지만 그래도 유별남 작가는 그곳으로 떠났다.

" (...)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만큼만 생각한다고, 파키스탄이 뉴스에 많이 나오긴 하지만 실제로는 너무 평화롭고 아름답고 또 좋은 사람들이 많은 곳이에요" (p.332)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그의 말이 틀렸음을 그대로 증명해 준다. 탈레반은 아니고, 무시무시한 강도를 만나게 된다. 모든 것을 털리고, 겨우 목숨만을 건지게 된 사연. 그 충격은 오래도록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그런데, 그는 그런 와중에도 강도를 당한 다음날, 아프가니스탄의 나사르바흐 난민촌에서 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부상을 당한 아이들을 만난다. 그때 유별남은 고통받고 신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찍으려는 마음을 갖게 되고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파키스탄이 그에게 준 아픔은 뒤로 하고, 그는 이곳의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게 되는데, 그 시작은 몽당연필을 모아서 그들에게 보내 주는 것이었다. 

여행 관련 서적을 많이 읽어 보았지만 <탁 PD의 여행 수다>는 특별하다. 구성에서 부터 서로의 대화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는 점도 특별하다. 그리고 책 속에서 사람 사는 이야기, 특별한 여행법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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